'그것이 알고싶다' 인천 여아 살인 사건 진실…'캐릭터 커뮤니티'가 연결고리?

조윤선 기자

기사입력 2017-06-18 09:30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그것이 알고싶다' 인천 여아 살인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17일 밤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인천 여아 살인 사건의 진실'에 대해 다뤘다.

지난 3월 인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하교하던 초등학생이 살해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초등학생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 유기한 피의자는 17살밖에 되지 않은 같은 동네에 사는 김 양(가명)이었다. 김 양은 "계획된 범행이 아닌 환청에 의한 것"이라는 등 범행의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피의자가 범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함구했고, 실제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 기록이 있어 이 사건은 정신 질환자의 우발적 범행처럼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하지만 범행 직후 김양의 기이한 행적에 관심이 쏠렸고, 이와 함께 공범으로 '박양'이 언급됐다. 김양은 매우 빠른 시간 동안 범행을 끝낸 뒤 옷을 갈아입고, 서울에서 친구 박양을 만나 피해자의 시신 일부가 든 종이 가방을 건네준 것. 박양은 선물인 줄 알고 3시간 동안 들고 다녔고, 이후 집에 가서 열어본 뒤 깜짝 놀라서 버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양은 카페에서 박양이 직접 확인했다고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박양은 강력하게 살인 방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모든 시신 일부를 다 똑같은 장소에 갖다 은닉을 해야 합리적인 선택인데 그중의 일부를 끄집어내서 굳이 공범한테 갖다 준 데는 공범이 사실은 받을 준비가 돼 있다는 확신이 있어서 시신 일부를 버리지 않고 본인이 보관하고 포장한 거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후 두 사람이 차례로 재판에 출석했고, 처음으로 알려진 두 사람의 통화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사건 전날부터 당일 새벽까지 4차례에 걸쳐 총 2시간 10분 동안 통화한 두 사람. 당일 오전 김양은 엄마 옷으로 변장, 셀카 사진과 함께 "사냥하러 나간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박양은 "시신 일부를 나에게 선물로 달라"고 답했다. 또 김양은 범행 중에도 박양과 "손가락이 예쁘냐" 등의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범행을 저지른 후 통화에서 박양은 "침착해라. 알아서 처리해"라고 말했다. 박양은 메시지 일부를 인정했지만 "모두 장난인 줄 알았다"며 살인 방조 혐의를 부인했다.


학교에 다니지 않는 김양이 박양과는 어떻게 친해지게 됐을까? 김양은 그동안 캐릭터 커뮤니티에 빠져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캐릭터 커뮤니티란 온라인으로 그림을 그리는 툴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우리들끼리 만든 캐릭터들끼리 모여서 얘기 만들면 재밌겠다'며 채팅으로 역할극 하게 됐던 게 지금 SNS 커뮤니티에 가까운 모습. 시간의 제약이 없는 역할극을 하는 채팅이랑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특히 김양은 잔혹한 역할극이 가능한 시리어스 커뮤니티에 빠져있었다고. 한 커뮤니티에서 김양과 만났다는 한 제보자는 김양과 현실에서 만난 이유에 대해 "특별한 친구가 되어달라고 부탁해서 안 받아주면 사이가 어색해지니까 받아줬는데 며칠 뒤에 사귀어달라고 고백했다"고 밝혔다. 제보자는 김양이 SNS에서 자기를 남자라고 소개했는데 실제 만나서 당황했다고. 또 김양이 매일 전화를 걸고, 안 받으면 욕설 문자를 보내거나 울면서 미안하다고 전화를 했다고 전했다. 또 더 만나주지 않자 김양이 미안함과 그리움이 가득 담긴 장문의 편지를 보내놓고는 SNS에는 욕설을 올렸다는 것.


커뮤니티에 푹 빠져있던 김양이 지난 2월경 박양과 친해졌고, 3월에 접어들며 자주 만났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그것이 어떻게 보면 정신질환보다도 더 범죄와 직접적인 연관 관계가 있을 것이다고 볼 수 있다. 많은 경우에 범죄가 후천적으로 학습이 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박양의 가정환경에 대한 의문도 이어졌다. 해당 사건을 취재한 한 기자는 "박양의 나이, 성별과 범행과 관련된 부분에 관한 얘기를 들었을 뿐이지 가정환경이나 이런 부분에 수사 당국에서는 알려준 게 없다"고 주장했다.

박양은 첫 조사부터 변호사가 함께했고, 재판에는 무려 12명의 변호사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모두 국내 10대 로펌에 소속된 변호사로 부장판사 출신 2명, 부장 검사 출신 2명으로 이중 한 명은 사건 관할 지역인 인천지검에 근무한 이력도 있다. 이에 대해 김지미 변호사는 "변호사 12명이 들어갔다는 것은 일반적이지는 않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명만 선임할 때도 기천 만 원, 억 이상 들기도 하니까 네 명이 같이 들어가면 굉장히 많은 수임료가 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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