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줌人]자폐증 청년→감정없는 검사…'천의 얼굴' 조승우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7-06-17 13:46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천의 얼굴이 따로 없다.

지난 10월 첫 방송을 시작한 tvN 주말드라마 '비밀의 숲'(연출 안길호, 극본 이수연)는 '도깨비' 종영 이후 오랫동안 이어지던 tvN 시청률 잔혹사를 마침내 끊어냈다. '비밀의 숲'이 단 방송 3회 만에 시청자의 마음을 빼앗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주인공 황시목 역을 맡은 조승우의 미친 연기력 때문이다.

조승우의 시작은 첫 방송부 압도적이었다. 드라마 분량의 대부분을 혼자 이끌어가면서도 살해된 사람의 시체를 발견한 순간부터 사건을 하나하나 파헤쳐가는 과정을 빈틈없이 메웠다. 특히 본인을 살인 용의자로 가정하고 직접 살인 행위를 재현해가며 사건을 재구성하는 과정은 소름마저 끼치게 했다.
황시목은 뇌수술로 감정을 잃어버린 인물로 자칫하면 무미건조하고 매력 없이 보일 수도 있을 법한 캐릭터다. 하지만 조승우는 일정한 목소리 톤과 표정을 유지하며 캐릭터의 성격을 잘 살리면서도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기존 드라마에서 전혀 본 적 없었던 새로운 캐릭터를 완성했다.

조승우는 앞서 출연한 영화 '내부자들'(우민호 감독, 2015)과 SBS 드라마 '신의 선물-14일'(2014)에서는 차가운 황시목과 달리 불꽃처럼 뜨거운 캐릭터를 연기한 바 있다. 특히 '내부자들'에서는 그가 연기한 우장훈은 '비밀의 숲'의 황시목과 같은 검사. 하지만 목적 달성을 위해 사람을 이용하거나 폭력을 쓰는 것도 서슴지 않는 능청스러우면서도 와일드한, 황시목과는 180도 다른 캐릭터였다.

조승우의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은 그의 필모그래피만 봐도 알 수 있다. 조승우는 '내부자들'에 앞서 개봉한 영화 '암살'(최동훈 감독, 2015)에서는 의열단 김원봉 역으로 특별출연해 짧은 분량에도 엄청난 존재감을 내뿜었다. 특히 지난 2016년 개봉한 '타짜'(최동훈 감독)에서는 도박꾼 고니 역을 맡아 김혜수, 백윤식, 유해진, 김윤석 등 쟁쟁한 선배들을 압도할, 그야말로 미친 연기력을 보여줬다. 당시 조승우의 나이는 26살이었다.
강렬하고 센 캐릭터만 소화하는 것도 아니다. 조승우는 영화 '클래식'(곽재용 감독, 2003)에서는 절절한 멜로 연기로 관객의 눈물을 쏟게 했다. 특히 극중 눈이 멀어버렸음에도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눈이 보이는 척 연기하는 장면에서의 연기는 '클래식' 최고의 장면으로 꼽힌다. '클래식' 이후 출연한 영화 '말아톤'(정윤철 감독, 2005)에서는 5살 지능을 가진 20살 자폐증 청년 윤초원 역을 맡아 완벽한 연기를 펼치며 평단과 관객의 극찬을 받았고 그해 열린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휩쓸었다.

sml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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