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줌人] "군함도, 짚고 넘어갈 문제"…5천만 국민 울린 류승완표 '핵직구'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7-06-15 12:42


류승완 감독과 배우 황정민, 김수안, 소지섭, 이정현, 송중기가 15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에서 열린 영화 '군함도'의 제작보고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400여 명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이 가세했고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용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7.06.15/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군함도', 한일 관계를 떠나 짚고 넘어가야 하며,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400여 명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 '군함도'(류승완 감독, 외유내강 제작).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열린 '군함도' 제작보고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딸 소희를 위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 악단장 이강옥 역의 황정민, 종로 일대를 평정한 경성 최고의 주먹 최칠성 역의 소지섭, 임무를 받고 군함도에 잠입한 독립군 박무영 역의 송중기, 갖은 고초를 겪은 강인한 조선 여인 말년 역의 이정현, 이강옥의 목숨보다 소중한 딸 이소희 역의 김수안, 류승완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특권계층의 부패를 날카로운 시각으로 담아낸 '부당거래'(10)로 청룡영화상 감독상을 수상한 류승완 감독. 이후 '베를린'(13)으로 716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첩보 액션 영화의 흥행 신기록을 세웠고 시대를 관통하는 이야기와 유쾌하고 짜릿한 재미로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베테랑'(15)을 통해 1341만 관객을 동원하며 명실상부 충무로 '흥행킹'으로 등극했다.

이러한 류승완 감독이 올여름 전작보다 더 스펙터클한 볼거리와 더 진한 울림을 전하는 이야기로 관객을 찾을 전망. 수많은 조선인들이 강제 징용을 당했던 군함도의 숨겨진 역사를 모티브해 새롭게 재창조한 '군함도'. 살 수도, 죽을 수도 없던 지옥섬 군함도에서 조선인 모두가 오로지 생존에 대한 강한 의지로 탈출을 시도하는 과정을 스크린에 펼쳐낸다. 특히 '군함도'에서는 숨겨진 역사를 기반으로 각각의 사연을 가진 조선인들의 이야기는 물론 이를 뒷받침하는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연, 김수안 등 충무로 최고의 '연기킹'이 대거 가세하면서 블록버스터 작품의 방점을 찍었다. 이들을 통해 극강의 쾌감, 카타르시스를 만끽할 수 있을 것.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지만 특히 '군함도'를 대하는 류승완 감독의 태도가 상당히 뭉클하게 다가왔다. 류승완 감독은 "'베테랑' 작업을 시작하기 전 공동 기획한 제작진이 군함도 사진을 보여줬다. 처음 사진을 보면서 '이게 사람이 사는 곳이야?'라며 놀랐다. 기괴함에 압도됐고 섬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군함도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군함도의 항공사진 한 장으로부터 '군함도'가 시작됐다. 그 안의 사람들에 대한 궁금증이 계속 생겼고 그러부터 이 이야기가 시작됐다. 섬의 디테일, 시대적 배경, 공간 설정은 최대한 사실에 가깝게 묘사하려고 노력했고 그 안의 인물, 벌어지는 구체적인 사건과 상황은 만들어진 이야기다.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지만 실제 사실을 기반으로 한 창작된 이야기라는 것이 정확한 '군함도'의 표현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군함도의 실제 현장을 보고 나니 어떻게든 그 현장을 재현하고 싶더라. 실제 군함도에서 내가 받은 느낌이 배우들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전부 가짜가 될 것 같았다. 사실 소중한 배우를 블루스크린 앞에서 연기를 시킨다는 게 못할 짓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군함도'는 우리 한국 영화가 만들 수 있는 최대치를 모두 도전했다. 나온 결과를 보니 나름 자부할만한 결과물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다른 것은 몰라도 백그라운드 끝에 얼굴도 잘 안보이는 보조출연자들 조차도 몰입해 연기했고 그들의 연기를 자부한다. 실제로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모두가 다 징용된 분들의 마음으로 연기했다. 이 영화만큼은 내가 힘들었다고 말을 못하겠다. 그렇게 말하는 게 예의가 아닌 것 같고 단지 최선을 다했다. 단 한번도 싫은 내색 안하고 함께해준 모두에게 존경을 표한다"며 함께한 스태프, 배우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것은 물론 작품의 의미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여름 최고의 기대작답게 이날 제작보고회에서는 국내 매체뿐만 아니라 외신들의 참석률 또한 상당했다. '군함도'는 충무로를 비롯해 해외에서도 눈독들이고 있는 기대작 중 하나. 지난 2월 열린 유러피안 필름 마켓에서 판매를 시작한 '군함도'는 지난달 열린 칸영화제 필름 마켓까지 북미, 프랑스, 이탈리아, 러시아, 터키, 일본, 홍콩,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전 세계 113개국에 선판매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이런 전 세계의 관심 때문인지 '군함도'는 일본 극우 성향의 언론인 산케이신문으로부터 견제를 받기도 한 것. 앞서 산케이신문은 '군함도'가 첫 런칭 예고편을 공개하자 '하시마섬의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등재를 반대하는 운동의 일환'이라며 '군함도'에 대해 비하 보도를 내보냈다. '군함도'의 제작진, 배우들, 그리고 대한민국은 산케이신문의 보도에 분개하며 공분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런 이슈 때문인지 '군함도' 제작보고회에는 일본의 서일본신문, 아사히, 후지TV의 참석도 있었다. '한류스타' 소지섭, 송중기때문이기도 하지만 군함도의 진실을 기반한 '군함도'는 그만큼 일본을 긴장하게 만드는 문제작이기도 했던 것.


일본 아사히 신문의 한 기자는 "이 영화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다. 류승완 감독은 '군함도'에 대해 사실을 기반해 만든 작품이라고 했는데 얼마나 많은 사실적 내용을 담은 것인가? 또 한일 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을 던졌고 이에 류승완 감독은 "이 영화는 공법이 있는 것이 아니다. 몇%가 사실이라고 수치화할 수 없지만 실제 국민 총동원령이 내려진 이후 많은 조선인들이 자신의 의도와 달리 징집됐고 자신들이 원치 않은 방식으로 노동했다. 이것에 대한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남아있는 기록, 생존인들로부터 증언을 받았다"며 조목조목 설명했다.

또한 "영화 속 배경 중 기반이 되는 내용은 사실이다. 실제로 집단 탈출을 시도한 적은 있었지만 성공하지 않았다고 하더라. 그리고 중국 노동자들도 있고 2차 대전 말기에는 미군 포로들도 있었다고 한다. 그런 부분은 영화에서 다뤄지지 않는다. 이곳에 등장한 메인 인물과 사연은 '가능할 법한 이야기일 것 같다'로 만들어진 인물이다. 우리 영화는 다큐멘터리 장르가 아니다. 우리 이야기는 서스펜스, 영화적 쾌감이 더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고 선을 그었다.

영화가 개봉한 뒤 한일관계의 후폭풍을 묻는 질문에는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일본 감독들도 많고 일본 음식도 좋아한다. 나와 절친한 친구 중 일본인도 있다. 하지만 짚고 넘어갈 것은 넘어가고 해결할 것은 해결해야하지 않겠나? 이치와 도리에 맞게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한다. 우리 영화가 공개되면 이런 우려가 불식될 것 같다. 우리는 민족주의에 의존하거나 소위말해 '감성팔이' '국뽕영화'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보편적인 태도와 마음의 이야기다. 어려움이 처해 있다면 같은 조선인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 인류를 돕지 않나? 우리는 일본 지진 때도 생수를 보내는 나라다. '전쟁이 인간을 얼마나 괴물로 만들 수 있나'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고 일본 매체 나아가 일본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예상치 못한 류승완 감독의 사이다 발언. 5천만 국민의 마음을 울리는 돌직구, 아니 핵직구였다.

한편, '군함도'는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이 가세했고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7월 개봉 예정이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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