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GD 'USB 앨범'이 던진 화두 "음반 아니다" VS "콘텐츠 혁명"

박영웅 기자

기사입력 2017-06-15 10:07



[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지드래곤의 USB 앨범이 음반시장의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오는 19일 발표되는 지드래곤의 새 미니앨범 '권지용'을 음반으로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상반된 해석은 논란이 될 전망이다.

현재 가온차트를 후원하는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음콘협)은 USB로 제작된 지드래곤의 새 앨범을 음반으로 간주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는 '음반은 음이 유형물에 고정된 것'으로 정의하는 현행 저작권법에 따른 결정이다.

지드래곤의 '권지용' USB 앨범을 실행시키면 특정 인터넷 사이트로 이동해 케이스의 일련번호를 입력하면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다운로드 받도록 돼 있다. 특정 페이지 안에서 신곡 음원, 영상, 독점 이미지 등을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다. USB는 이번에 지드래곤이 음악 뿐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직접 기획, 선택한 방식이다.

가온차트 측은 15일 스포츠조선에 "USB가 씨디나 테이프처럼 음악의 저장매체로서 유통된다면 음반에 해당되겠지만, 링크 사이트가 열리고 음원 다운로드가 가능한 이 형태는 음반으로 보기 힘들다고 판단했다"면서 "물론 지드래곤의 이번 시도는 음반시장에 있어 의미있는 시도가 분명하다. 하지만 현행 저작권법에 따른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간 여러 가수들이 USB나 카드 형태로 음악 어플을 재생시키는 키노 앨범 등 다양한 유통방식을 진행한 적이 있지만, 국내외 대중음악시장에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지드래곤이 USB 앨범 형태를 택하면서 파급력을 더욱 거셀 전망이다.

USB 음반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시대의 변화를 따르지 못하는 구조적인 문제라 지적하는 시선도 상당하다. CD플레이어로 음악을 재생하는 팬들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음반은 현재 소장가치를 더 인정하는 굿즈상품에 해당한다. USB 앨범은 음악을 담는 형태를 CD로 제한하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를 수록, 제공하겠다는 개방 확장성에 따른 선택이다. 또 페이지를 따로 개설해 고퀄리티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드래곤의 USB 앨범에는 고화질의 뮤직비디오는 물론 메이킹 필름 등을 추가로 제공한다. 특히 향후 USB로 연결된 페이지는 콘텐츠의 지속적인 업데이트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히 CD처럼 일정한 음원을 소비하는 게 아닌, 페이지에 접속하면 콘텐츠가 계속 업데이트되는 식이다.

급변하는 가요계 시장에서 지드래곤의 USB음반은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음콘협은 이에 따른 변화에도 대응할 뜻을 밝혔다. 음콘협 측은 "지드래곤이 이번에 의미있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생각한다. 물론 현재는 현행법 하에 기준을 제한했지만, 향후에는 문화계, 음반계가 활발한 논의를 거쳐 정책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지드래곤의 새 앨범 '권지용'이 가온차트의 앨범 판매량 차트에 오를 수 없게 되면서 방송사의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SBS '인기가요'와 MBC '쇼! 음악중심'은 가온차트의 음반 판매량을 순위 산정의 주요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USB 앨범에 대한 기준과 해석이 어떻게 변화할 지 지켜볼 일이다.

hero1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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