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엽기녀' 첫 1위, '주원 매직' 시작되나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6-14 09:45 | 최종수정 2017-06-14 09:56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SBS 월화극 '엽기적인 그녀'가 처음으로 월화극 1위 자리를 차지했다.

13일 방송된 '엽기적인 그녀' 11,12회는 8.5%, 10.5%(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경쟁작인 KBS2 '쌈 마이웨이'는 9.8%, MBC '파수꾼' 15,16회는 7.2%, 8.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1,2부 평균 시청률까지 고려하면 아직 완벽하게 월화극 왕좌를 차지했다고 하기는 애매하지만, 어쨌든 단순한 회차 시청률로 봤을 때 '엽기적인 그녀'는 방송 이후 처음으로 1위 타이틀을 거머쥐는데 성공했다.

사실 '엽기적인 그녀'는 방송 시작과 동시에 도마 위에서 난도질 당했던 작품이다. 전지현 차태현 주연의 원작 영화에 대한 향수와 이미지가 워낙 강렬하게 남아있던 탓에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오마주, 내지는 패러디가 큰 감동을 주지 못했다.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도 호불호가 갈렸다. 무엇보다 사극에서 현대 말투를 쓰는 등 장르 정체성이 모호하고 디테일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혹평 받았다.

최근 드라마는 초반 4회 안에 시청자를 사로잡지 못하면 그대로 사장된다. 그러나 '엽기적인 그녀'는 꾸준했다. 꾸준히 9~10%대 시청률을 기록했고 혹평 속에서도 조금씩 팬층을 확보해나갔다. 이처럼 '엽기적인 그녀'가 '마의 4회'를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주원의 파워가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조선의 까도남 견우 역을 맡은 주원은 첫 사극 도전임에도 전혀 이질감 없는 연기로 극을 이끈다. 까칠하고 도도한 조선시대 뇌섹남(뇌가 섹시한 남자)의 면모를 뽐내다가도 혜명공주(오연서) 앞에만 서면 빈틈을 노출하는 의외의 허당미도 보여주며 코믹과 정극을 오간다. 무엇보다 오연서와의 러브라인이 인상적이다. 잔잔한 떨림과 서사는 부족할지언정, 철없는 왈가닥인 줄 알았던 혜명 공주에게서 의외의 순수함을 발견하고 그의 매력에 조금씩 빠져 드는 견우의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몰입을 돕고 있다.

12일 방송에서는 우산 로맨스로 시청자 심박수를 높이더니 13일 방송에서는 월명(강신효)의 계략에 속아 넘어가 휘종의 명을 어기고 궁을 빠져나온 혜명 공주를 구해내고, 밤새 그를 간호하는 듬직한 기사의 모습으로 로맨스물의 정수를 맛보게 했다.

최근 들어 개연성과 서사 등 드라마의 기본 구성 요소가 탄탄한 작품이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긴 하지만, 주연 배우에 대한 호감도도 흥행을 결정하는데 있어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그런 면에서 드라마 데뷔작인 '제빵왕 김탁구'를 시작으로 '각시탈' '굿닥터' '용팔이' 등 출연작마다 섬세한 감정 연기와 표현력으로 시청률 흥행 신화를 이어왔던 주원에 대한 시청자의 신뢰는 절대적이다. 연기적으로도 호감도 면에서도 하드캐리로 극을 이끌고 있는 주원이 또 한번 흥행 매직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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