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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박열' 이준익X이제훈이 만든 또 하나의 광기 수작 탄생 (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7-06-13 16:56


이준익 감독이 13일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박열'의 언론시사회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영화 '박열'은 1923년 도쿄, 6천 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최고 불량 청년 박열(이제훈)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최희서)의 실화를 담았다.
동대문=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7.06.13/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영화 '왕의 남자'(05) 사도'(15) '동주'(16)에 이어 '박열'까지, '시대극 킹' 이준익 감독과 '연기 킹' 배우 이제훈이 불덩이처럼 뜨거웠던 역사를 스크린에 펼쳐냈다. 말 안 듣는 조선인 중 가장 말 안 듣는 조선인이었던, 역사상 가장 버릇없는 피고인 박열. 이준익 감독과 이제훈이 만든 또 하나의 미(美)친, 광(光)기의 수작이 탄생했다.

1923년 도쿄, 6000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최고 불량 청년 박열(이제훈)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최희서)의 믿기 힘든 실화를 그린 영화 '박열'(이준익 감독, 박열문화산업전문유한회사 제작). 13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박열'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일본을 뒤흔든 조선 최고의 불량 청년 박열 역의 이제훈, 박열 신념의 동지이자 연인 가네코 후미코 역의 최희서, 그리고 이준익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스스로를 '불령선인'이라 칭하며 불령사를 조직해 항일운동을 펼치던 청년 박열. '박열'은 일본 황태자 폭탄 암살 계획을 자백한 후 대역 사건으로 기소돼 일본에서는 조선인 최초의 대역 죄인으로, 조선에서는 영웅으로 불린 인물을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사실적이고 충격적이게 또한 강렬하게 풀어내는데 성공했다.

'왕의 남자' '사도' '동주'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인물을 그리는 탁월한 연출력으로 정평이 난 이준익 감독은 '박열'을 통해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미친 수작을 만드는데 성공했고, '파수꾼'(11, 윤성현 감독) '건축학개론'(12, 이용주 감독)으로 충무로 블루칩으로 떠오른 이제훈이 광기의 열연을 펼치며 새로운 시대극을 완성했다. 여기에 이제훈 못지 않은 존재감을 드러낸, 이준익 감독의 새로운 뮤즈 최희서 역시 눈길을 사로잡는다.


먼저 이준익 감독은 26억원이라는 저예산 제작비로 '박열'을 촬영한 것에 대해 "적은 예산으로 영화를 찍는게 이 영화의 목표다. 실존 인물을 최대한 고증을 거쳐 찍기 위해서, 진심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화려한 볼거리는 과도한 제작비는 의미를 퇴색한다. 최소한의 조건으로 영화를 촬영해야만 그 영화에 깊숙히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진심을 전했다.

이어 "제국주의의 모순에 대해 가장 현실적으로 비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서적 캐릭터 변화를 제외하곤 실제 나온 모든 인물의 고증, 일본의 내각과 총리, 날짜, 재판까지 고증했다. 조선총독부 사이토 마코토 총독의 말까지 고증하려고 했다. 아사히 신문과 산케이 신문을 통해 고증하면서 쫓아가다 보니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가 주도한 재판이었다. 대사도 실제 인물이 했던 대사를 넣었다"고 설명했다.

이준익 감독은 계속해서 시대극을 만드는 것에 대해 "근현대 인물을 영화화하는게 굉장히 조심스럽다. 왜곡과 날조를 배제하면서 성실하게 영화를 그린는 과정은 정말 어렵다. 후손들이 살아있고 그분들에게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유공자들에 대한 관심도 필요한데 사건에만 집중되는게 아닌가라는 아쉬움도 있다. 인물에 빠지는게 아니라 그 인물을 통해 그 시대를 보여주고 싶고 그게 가장 좋은 표현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제훈은 "부끄럽지만 박열에 대해 사실 잘 몰랐다. 이 이야기를 제안 받은 이후 인물에 대해 탐구하게 됐는데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삶과 박열의 삶은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과 인간 사이에 있는 자유의 평등은 인간이 사는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부분에 있어서 박열은 그 상황과 시대를 경험하면서 울분과 아픔이 있을텐데 그걸 단순히 개인적인 욕망의 해소가 아닌 고국에 있는 조선의 희망이 되고 싶지 않았나라는 마음이 들었다. 나 역시 연기를 하면서 관객이 공감하길 바랐는데 그런 의미가 나와 맞닿아있었던 것 같다. 그 부분이 내가 박열이란 인물을 연기했을 때 온전히 투영되길 바랐다. 이 작품을 보면서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는 것인가?' '우리는 어떻게 존재하고 있나?' 다시금 돌아보고 이런 인물이 있기에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게 아닌가 느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사실 이 작품을 제안 받고 굉장히 설랬다. 이준익 감독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기뻤다. 하지만 막상 시나리오를 받으니 이 인물에 대한 걱정과 부담감이 밀려왔다. 굉장히 연기하기 어려운 인물이었다. 단순하게 광기를 표현한다기 보다는 그 전에 이 영화에 대한 본질과 가치를 생각하게 됐다. 관객이 봤을 때 박열이 그 시대에 보여주고 싶은게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됐다. 모자르지도 넘치지도 않게 나를 잡아야 했고 매 신 신중하게 연기해야 했다. 그게 관객에게 온전히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누그리고 다스리는 연습을 했던 것 같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최희서는 "이준익 감독이 시나리오를 주면서 주인공이 누가 좋겠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때 바로 떠오른 인물이 이제훈이었다. 개인적인 취향인 것 같지만 '파수꾼'이나 '고지전'에서 봤던, 날카로운 눈빛 혹은 안에 불덩이가 있는 것 같은 이미지가 있었다. 박열을 떠올렸을 때 이제훈이 완벽할 것 같았다. 실제로 오늘 두 번째로 영화를 봤는에 유치장에서 눈빛이나 엔딩에서 보여주는 눈빛은 이제훈이 아닌 박열은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 호흡은 팬이기도 했지만 나 스스로 많이 부족할 것 같아 긴장했다. 박열을 연기할 때는 냉철했지만 카메라 밖에서는 선배로서 조언도 많이 해주고 도와줬다. 연기뿐만이 아니라 태도도 본받고 싶은 선배였다"고 추켜세웠다.

한편 '박열'은 이제훈, 최희서, 김인우, 권율, 민진웅 등이 가세했고 '동주' '사도' '소원'의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8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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