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김명민 "스스로 관대해지지 않으려 노력..가혹할 정도로 자책하는 편"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7-06-08 10:56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김명민(45)이 "실수를 용납하지 못하는, 스스로 가혹하는 스타일이다"고 말했다.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하루'(조선호 감독, 라인필름 제작)에서 딸의 죽음이 반복되는 남자 준영을 연기한 김명민. 그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하루'에서 홀로 딸 은정(조은형)을 키우는 동시에 전 세계를 돌며 의료봉사를 하는 의사 준영이지만 일 때문에 늘 딸은 늘 뒷전이어야만 했던 아버지로, 끊임없이 반복되는 딸의 죽음 속 애끓는 부성애와 지옥처럼 반복되는 하루를 끊기 위한 처절한 사투를 밀도 높은 감정선으로 표현해 감탄을 자아낸 김명민.

특히 지난해 6월 말, 평균 35도를 웃도는 불볕더위 속, 그야말로 찜통 아스팔트 위에서 3주간 촬영을 이어가야 했던 김명민은 아스팔트 복사열로 잠깐만 있어도 화상을 입을 정도로 뜨거웠던 무더위를 겪어야만 했는데 그 속에서도 지치지 않은 열정을 과시하며 명품 연기를 선보여 감탄을 자아낸다. '명본좌' '연기 신(神)' '연기 괴물'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절절한 부성애를 펼쳐낸 것.

김명민은 "평소 연기할 때 늘어지지 않으려고 한다. 늘 긴장하고 스스로 실수를 용납하지 못한다. 굉장히 가혹하게 나를 다그치는 편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과거에도 그랬다. 단역 시절 때는 가히 '설정왕'으로 불릴 정도로 내가 맡은 촬영에 설정을 생각해 온다. 드라마 촬영 전 안경을 쓰는 장면을 설정으로 잡아 현장에 갔는데 어쩌다보니 안경을 잃어 버렸다. 그때 스스로 자책을 많이 했고 분노했다. 내 자신이 너무 미워 화장실에 가서 내 뺨을 때리기도 했다. 어렸을 때부터 내 자신에게 관대하지 못했다. 예전부터 냉정해야 성공하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실수했을 때 나를 엄하게 탓하는 편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작품을 할 때도 딸을 잃을 슬픔을 어떻게 표현할지 모르겠더라. 50%가 안 채워지는 기분이었다.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감정 가는대로 해보고 싶어 동선 리허설 없이 시작했다. 간발의 차로 내 자식이 차에 치여 붕 떴다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순간 그런 생각이 불연듯 들더라. '내가 조금만 더 빨리 왔더라면'. 10여초 더 빨리 오지 못해 딸이 죽는걸 봐야 하는 내 자신이 너무 싫더라. 그래서 그때도 내 뺨을 스스로 때리는 연기를 하게 됐다. 아무래도 자식이 있어서 그런지 더 감정이 끌어올랐던 것 같다. 기본적으로 부성애가 있기 때문에 그런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루'는 매일 눈을 뜨면 딸이 사고를 당하기 2시간 전으로 돌아가는 남자가 어떻게 해도 바뀌지 않는 시간에 갇힌 또 다른 남자를 만나 그 하루에 얽힌 비밀을 추적해 나가는 작품이다. 김명민, 변요한, 신혜선, 조은형, 임지규 등이 가세했고 '더 웹툰: 예고살인' '홍길동의 후예' '원스 어폰 어 타임' 조감독 출신인 조선호 감독의 장편 연출 데뷔작이다. 오는 15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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