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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시된 게임들이 출시 일주일도 채 안돼 보안 체계가 파훼되면서 해당 게임들의 보안 체계인 데누보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패키지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 중에는 정품을 구입하는 유저들이 많지만 일부 유저들은 게임이 출시되면 불법 복제를 통해 게임을 즐기고 있다. 이 같은 불법 복제를 방지하기 위해 게임사들은 '디지털 저작권 관리(Digital Rights Management, 이하 DRM)' 기술을 도입했지만 불법 복제를 막기는 어려웠다. 게임사들이 불법 복제에 대해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 등장한 새로운 보안 체계는 오스트리아 보안 솔루션 업체 데누보 소프트웨어 솔루션스(Denuvo Software Solutions GmbH)가 선보인 데누보다.
데누보는 게임을 보호하는 DRM을 보호하는 보안 체계로 기존 보안 체계보다 복잡한 암호화를 도입한 복제 방지 기술이다. 게임이라는 보물을 담은 금고가 DRM이라면 금고를 잠그는 자물쇠가 데누보인 것이다. 데누보는 스퀘어 에닉스의 '저스트 코즈 3', '라이즈 오브 더 툼 레이더', 유비소프트의 '파 크라이 프라이멀' 등의 게임들에 도입되었고 불법 복제를 주도하는 해외 크래킹 그룹들은 복잡한 구조를 가진 데누보를 적용한 게임들의 크래킹에 잠정적으로 손을 떼게 되었다.
해외 유명 크래킹 그룹들이 데누보의 크래킹을 포기하는 수준에 이르자 게임사와 정품 구입 유저들은 데누보 덕분에 불법 복제 게임들이 더 이상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오랜 기간 이어져 온 불법 복제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 믿었다.
기존 32비트 버전 데누보가 완전히 크래킹 되어버린 상황에서 64비트 버전 '뉴 데누보'가 새롭게 도입되었지만 이를 사용한 EA의 '배틀필드 1', '매스 이펙트: 안드로메다', 유비소프트의 '와치독 2', 반다이 남코의 '니어: 오토마타' 등의 게임들이 2017년 6월을 기점으로 모두 크래킹되면서 철옹성 같았던 데누보에 대한 신뢰도는 점점 떨어져 갔다.
여기에 데누보의 개발사 데누보 소프트웨어 솔루션이 러시아 개발자의 보안 자료를 무단으로 도용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불법 복제를 막는 데누보가 불법 복제된 자료를 사용한다"는 비판을 받았고 이후 '철권 7'마저 크래킹되면서 데누보는 몰락의 위기를 맞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PC/콘솔 시장의 성장에 따라 불법 복제 방지 기술도 발전하여 DRM과 이를 보호하는 데누보가 등장하여 불법 복제 게임들이 줄어들 것이라 예상했으나 최근 데누보가 적용된 게임들이 대다수 크래킹되었다"며 "현재 데누보는 32비트, 64비트 버전 모두 파훼되었고 러시아 개발자의 보안 자료를 몰래 사용하는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완전히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