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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옥자' 유일한 해결책, '극장 先개봉' 가능할까?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7-06-05 17:14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전 세계 유일 한국에서만 극장과 넷플릭스 서비스를 동시에 선보이는 SF 어드벤처 영화 '옥자'(봉준호 감독, 케이트 스트리트 픽처 컴퍼니·루이스 픽처스·플랜 B 엔터테인먼트 제작). 하지만 멀티플렉스가 극장 개봉과 넷플릭스 동시 개봉을 반대하고 나서 난항을 겪고 있다. 유일한 해결책은 극장 개봉을 앞당기는 방법뿐. 개봉까지 25일 남은 상황, 관객은 극장에서 '옥자'를 관람할 수 있게 될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인 '옥자'는 이례적으로 한국에서만 오는 29일 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와 극장 개봉을 동시에 진행하겠다고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북미 기준 28일 스트리밍 오픈과 동시에 국내 극장 또한 동시에 관을 열어 온라인과 오프라인 관객에게 동시에 선보이는 새로운 방식이다. 이런 넷플릭스의 파격적인 결단에는 계약 체결 당시 봉준호 감독의 '한국에서만큼은 스크린 상영을 보장해 달라'는 조건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결과적으로 관객에게는 극장을 비롯해 다양한 플랫폼으로 영화를 볼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하지만 영화계, 좀 더 구체적으로 극장 측은 넷플릭스와 '옥자'의 행보에 대해 영화 산업 구조를 뒤흔드는 문제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최근 열린 제70회 칸국제영화제에 이어 국내에서도 극장 측의 반발로 논란이 일어난 것. 기존의 영화 산업 구조에서는 선(先) 극장 개봉 이후 홀드백(개봉 3주 후) 기간을 거쳐 IPTV 서비스를 진행해왔지만 '옥자'가 이런 관행을 깨고 극장과 스트리밍을 동시에 개봉하겠다 나섰으니 극장 측은 달갑지 않은 것이 당연하다. 다른 영화들과 형평성은 물론 불법 다운로드 등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비책은 현재까지 없는 상황에 '옥자'의 국내 극장 배급 대행을 맡은 NEW는 지난달 주요 극장 측에 '옥자'의 극장 상영 여부에 대한 회신을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를 가진 CGV는 지난 2일 오후 NEW에게 '옥자'의 극장-스트리밍 동시 개봉 여부에 대해 '불가'라는 최후통첩을 내리며 '옥자' 개봉을 거부했고 다른 멀티플렉스인 롯데엔터테인먼트와 메가박스 역시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이들 역시 극장과 넷플릭스 동시 상영에 대해 반기지 않는 반응을 보이며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

일단 CGV 측은 어떤 제안이든 극장과 스트리밍 동시 개봉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즉 극장 개봉일을 조금 앞당겨 스크린으로 선 개봉 후 이후 29일 넷플릭스로 스트리밍을 선보이면 모를까 29일에 맞춰 동시 개봉은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는 현재까지 이렇다 할 입장을 취하고 있지 않다.


넷플릭스의 홍보 담당자는 5일 오후 스포츠조선을 통해 "넷플릭스의 경우 '옥자'의 극장 배급이 결정되는 사안에 따라 입장 정리가 될 계획이다"며 "'옥자'의 한국 극장 동시 개봉 논란에 대대 취재진의 문의가 많이 왔는데, 현재까지 넷플릭스의 바람은 영화를 사랑하고 특히 봉준호 감독의 작품을 기대하는 많은 한국 팬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고 관객이 봉준호 감독의 신작인 '옥자'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극장 동시 개봉도 이러한 관객의 반응을 반영한 옵션 중 하나였다. 현재 넷플릭스는 극장 측의 상영 거부를 대비한 다양한 옵션을 고려 중이다"고 설명할 뿐이다.

넷플릭스는 개봉일 변경에 대한 논의 진척 상황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중. 업계에서는 유일한 해결책인 극장 개봉일 변경에 대해 다소 무리가 있는 주장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유인즉슨 넷플릭스는 전 세계를 상대로 '옥자'의 오픈 시기를 28일로 맞춰 홍보를 펼쳤기 때문. 한국에서 극장과 넷플릭스 서비스를 동시에 선보이는 것도 형평성 등 상당한 리스크를 감수한 것인데 돌연 개봉일을 바꾸면 다른 국가들의 기존 가입자들로부터 항의를 받을 수 있는 노릇이다. 그리고 대게 금요일 신작을 선보이는 미국 방식과 달리 한국 개봉에 맞춰 목요일 개봉을 한 것 또한 넷플릭스의 변화 중 하나인데 이보다 더 앞선 개봉일 변경은 힘들다는 게 내부 반응이다.


그렇다면 '옥자'의 극장 개봉 방식은 어떻게 흘러갈까. 사실상 '옥자'는 국내 극장에서는 멀티플렉스가 아닌 소규모 아트관을 통한 개봉만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또한 초반 극장과 스트리밍 동시 개봉을 메인 마케팅으로 내걸었지만 극장 개봉이 시원치 않게 된 이상 넷플릭스 스트리밍에 마케팅 초점을 맞춰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관객들 반응 역시 '옥자'에 대한 인식이 이번 개봉 논란을 통해 극장에서 넷플릭스로 시선이 이동하면서 자연스레 스트리밍 서비스 관람을 지지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한편,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슈퍼 돼지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미자(안서현)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안서현, 릴리 콜린스, 변희봉,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스티븐 연 등이 가세했고 '설국열차' '마더' '괴물'의 봉준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8일, 한국시각으로는 29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최초 공개되며 국내에서는 넷플릭스와 동시에 29일부터 극장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하지만 CGV가 동시 상영을 반대해 난항을 겪고 있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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