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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도전은 계속된다" 거미, 15년을 지킨 女가수의 책임감(종합)

박영웅 기자

기사입력 2017-06-05 14:43



[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거미가 변신을 택했다. 그간 폭발적인 가창력과 타고난 그루브감으로 독보적인 여성 보컬로 주목받은 거미는 이번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자신있게 선택했다. 자극은 줄이고 감성은 깊어졌다.

거미는 4일 오후 2시 서울 플랫폼 창동에서 정규 5집 '스트로크'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열고 새 음반을 소개했다. 싱글, 미니가 아닌 정규 앨범 형태로 컴백하는 건 9년 만이다. 새롭게 각오를 다진 만큼 다채로운 시도가 인상적이다.

거미 본인이 하고 싶은 음악을 여러 동료 뮤지션들과의 협업으로 완성했기에, 앨범 타이틀은 '스트로크'라 붙였다. 스트로크는 외부 협업을 통해 얻어지는 새로운 자극을 뜻한다. 그간 그루브한 소울 발라드를 주로 선보였던 거미는 이번에 힙합, 팝 알앤비, 포크 등 장르의 폭을 넓힌 시도는 물론 콜라보레이션으로 새로운 음악색을 입었다.

이날 거미는 타이틀곡 '아이아이요(I I YO)'를 소개하며 "내가 꿈을 꾸면서 나오는 흥얼거림이다"라며 "전체적인 앨범이 힙합과 소울에 중점을 두고 있다. 힙합적인 느낌이 있는 팝 발라드"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늘 이별 노래만 자주 해왔기 때문에 이제는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거미의 변신을 위해 기꺼이 손을 뻗은 뮤지션들의 라인업도 화려하다. 타이틀곡 '아이아이요(I I YO)' 뮤직비디오에는 소속사 동료인 JYJ 김재중이 출연했으며, 여성 래퍼 치타는 힙합곡 '그만 말해', 대세 보컬리스트 수란은 리드미컬한 사운드의 곡 '키스 이건 팁'의 멜로디를 붙였다. 또 매드클라운은 '룸 서비스'란 곡의 노랫말을 담당했으며 절친 휘성은 정통 R&B 발라드곡 '러빙 유'(Loving U)를 선물했다. 독특한 콜라보가 거미만의 새 장르를 완성했다.

거미는 래퍼 치타와의 호흡에 대해 "여자끼리 강한 힙합곡을 해보고 싶은 로망이 있었다. 거기에 맞는 트랙이 나왔고, 작곡에 참여했다. 치타랑 하길 잘한 것 같다. 정말 멋있는 힙합곡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연인인 배우 조정석도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

신곡 '나갈까'는 조정석과 거미가 공동 작곡에 참여했고 조정석이 기타 연주한 노래다. 이와 관련, 거미는 "워낙 음악적으로 재능이 뛰어나고 관심이 많은 분이라 상의도 많이 하고 모니터링도 많이 해준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작업하게 됐다"며 "계획된 작업은 아니었지만 앨범에 잘 어울려 수록했다"고 소개했다.


이 곡은 평범한 일상에 대한 얘기이기도 하다. 거미는 "나이가 들면서 내가 위로받는 음악이 뭔지 생각해봤다. 정말 평범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노래했다"라면서 "늘 이별하고 힘든 게 아니니 이별 얘기하는 게 지치기도 했다. 많은 분들과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노래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번 앨범에는 총괄 프로듀서에 길이 참여했다. 거미의 진정성에 포커스를 맞추고 여러 감정을 끌어올린 길은 앞서 공개한 '남자의 정석'을 통해 올드스쿨 힙합곡을 선보였다. 거미의 청량한 보컬, 독특한 음색의 하림이 코러스를 얹었으며, 실력파 래퍼인 리듬파워의 보이비(Boi.B)의 랩 피처링을 맡아 가요 팬들의 화제를 모은 곡이다.

거미에게 이번 정규앨범의 의미는 남다르다. 그는 "나도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는지 몰랐다. 미니앨범 만들 때도 늘 정규를 고민했었다. 국내 대중음악 시장 흐름이 너무 빨라지는 것 같다"며 "솔직히 말해서 곡이 아깝기도 했다. 많은 분들이 듣지 못하고 사라진다는게 아쉬웠다. 그래서 섣불리 발표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약 15년간 오래 활동한 가수로서 내 색깔이 담긴 앨범을 내지 않는다는 건 아닌 것 같았다. 의무감으로 용기를 냈다"고 설명했다.

거미는 그간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가요계 대표 알앤비 보컬리스트로서 존재감을 되짚고 도전한다는 데에 이번 앨범에 의미를 부여했다. 앨범에 담긴 수록곡을 모두 스스로 지휘하며 일관성 있게 새 음악을 구성했다. 2003년 데뷔한 거미가 15년 내공을 쏟은 음반으로 새로운 변화를 위한 첫 걸음을 다시 내딛었다.

"여가수로서 많은 책임을 느낍니다. 사실 안정적으로 발라드만 할 수도 있지만 도전은 계속 할 겁니다. 포부를 담은 이 앨범으로 여가수가 이런 저런 장르를 끌어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hero1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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