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4차원? 강짱? 이젠 그 어떤 수식어로 불리고 싶진 않아요."
지난 달 25일 종영한 KBS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연출 김진우·유영은, 극본 이성민)에서 생활밀착형 주부 탐정 유설옥 역을 맡은 최강희. 그는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카페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추리의 여왕'과 관련된 에피소드와 드라마 종영소감을 전했다.
이날 최강희는 '강블리' '강짱' 등 자신을 지칭하는 수식어가 오히려 자신에게 독이 됐었다고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나는 점점 나이를 들고 흐르고 변하는데 '강짱' '강블리' 수식어를 계속 붙들게 되고 과거에 집착하게 됐다. 지금의 나를 사랑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그러지 못했다. 대중이 나에게 원하는 모습이 있는데 나는 자꾸 그런 기대치를 채우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한마디로 자존감이 부족했다."
최강희를 칭하는 대표적인 수식어 중 하나인 '4차원'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그 수식어도 내가 붙인 적은 없다. 누군가가 내게 붙여준 호칭인데, 그런 들으면 뭔가 있어보이고 싶었고 특별해 보이고 싶었고 멋있어 보이고 싶었던 것 같다. 허세 같은 게 없는 스타일인데도 자꾸 그런 호칭에 갇히게 됐고 그 호칭을 붙여준 사람들, 내가 아닌 타인의 말에 신경쓰고 휘둘렸다.
패셔니스타라는 말도 그랬다. 원래 옷이 몇 벌 없다. 옷은 최대한 조금만 가지고 있자는 주의고 구두도 한 켤레 밖에 없다. 그런데 누가 패셔니스타라는 말을 하면 그 말 안에 갇히게 됐고 옷을 입을 때마다 굉장히 골치가 아프기도 했다."
과거와 타인의 말에 휘둘렸던 어두웠던 시간을 지나 종교와 해외봉사를 통해 진정한 자신을 찾게 됐다는 최강희. 그는 "이제 스스로 내 좋은 점을 보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 힘든 일이 있어도 거리를 두고 한 발자국 뒤에서 보면 별거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며 웃었다.
이어 이제는 새롭게 불리고 싶은 수식어가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없다"고 시원하게 대답했다. "불리고 싶은 말은 예전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다. 다만 나를 친숙하게 생각해주는 대중의 반응이 좋은 뿐이다. 4차원 같은 수식어는 사실 현실과 동 떨어진, 친숙한 느낌이 아니지 않냐. 그렇게 불릴 땐 친밀한 느낌의 배우가 아니었다. 그런데 '추리의 여왕'을 하고 완승이(권상우)가 날 '아줌마!'라고 불러준 뒤로 대중과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수위 아저씨도 건물 엔지니어분들도 사인을 해달라고 하는데, 한결 친근해진 느낌이다. 그 느낌이 참 좋다."
한편, 생활밀착형 추리퀸 설옥과 하드보일드 열혈형사 완승이 미궁에 빠진 사건을 풀어내면서 범죄로 상처 입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휴먼 추리드라마다. 지난 달 25일 종영했으며 후속작 '7일의 왕비'가 5월 31일부터 방송 중이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플라이업 엔터테인먼트, '추리의 여왕'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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