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최강희 "2013년 겪은 극심한 우을증, 해외봉사로 회복"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7-06-02 06:56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밝고 사랑스럽게만 보이던 최강희. 그녀가 과거 자신을 괴롭혔던 우울함과 아픔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지난 달 25일 종영한 KBS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연출 김진우·유영은, 극본 이성민)에서 생활밀착형 주부 탐정 유설옥 역을 맡은 최강희. 그는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카페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추리의 여왕'과 관련된 에피소드와 드라마 종영소감을 전했다.

이날 '추리의 여왕'을 통해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었다는 최강희는 불과 몇 년 전 우울증을 앓았다는 사실을 솔직히 고백해 기자를 놀라게 했다.

"2013년에 굉장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사실 원래 나라는 사람이 굉장히 비관적이다. 그래서 데뷔 초 오디션을 보러 다니면 왜 이렇게 어둡냐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연기를 시작하고 배우 생활을 하면서도 그나마 많이 밝아진 거였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하는 말에 굉장히 휘둘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내뱉는 말에 굉장히 신경을 쓰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말하는 내 모습을 진짜 나라고 받아들이게 됐다. 누가 나보고 천재라고 하면 진짜 천재가 된 것 같았고 누가 '너 가위질 못 한다'고 하면 잘하던 가위질도 못하게 되는 정도였다. 그렇게 살던 와중에 대중이 내게 기대하는 것들은 계속 높아졌고 대중이 생각하는 최강희의 모습은 계속 커지는데 내가 점차 따라가지 못하게 됐다. 그 갭이 점점 커졌고 그 공간을 채우지 못해 점점 장애가 오기 시작했다."
점점 우울증이 오기 시작한 최강희는 연기도 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연기는커녕 점점 집안에 자신을 고립시켜 나갔다고 담담히 설명했다. "작품을 하면서 충분히 내 매력을 발휘 했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배우들과 비교해 보니 나는 왜 이렇게 밖에 못할까 싶었다. 그러다보니 카메라 울렁증도 생겼고 사람들도 피하게 됐고 집 밖으로 나가지도 않게 됐다. 그러다 보니 측근들은 나라는 사람에 대해 오해하기 시작했고 나를 바라보는 모든 눈빛들이 차갑게만 느껴졌다. 잠들기 전 내일이 오는 게 두려울 정도였다."

기약 없는 우울증에 시달리던 최강희는 종교를 통해서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교회를 나가고 괜찮아 지기 시작했다.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말도 있지 않나.(웃음) 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됐고 나를 귀하게 여기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매일 새벽 예배에 나가기 시작했는데 굉장히 몸도 마음도 건강한 사람들이 많이 온다. 그런 분들을 만나는 것도 도움이 됐다."

종교와 기도를 통해서 점점 집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던 최강희. 하지만 다시 연기를 하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한참을 마음을 다잡지 못했던 그는 해외 봉사 활동을 하면서 다시 열심히 연기해야할 이유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마음이 나아졌지만 다시 촬영장으로 돌아가고 싶진 않았다. 그러다가 월드비전을 통해 우간다에 가게 됐는데 거기서 많은 아이들을 만나게 됐다. 과거의 나처럼 자신이 가능성이 없다고 믿는 아이들, 미래가 없연합다고 생각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밝은 미래를 선물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쭉 월드비전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혜자 선생님이 내게 '다른 사람을 돕고 싶으면 훌륭한 배우가 되라. 다른 사람이 내 말에 귀를 기울이게 하려면 훌륭한 사람이 돼라. 더욱 훌륭한 배우가 돼 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면 된다'라고 말해줬다. 갑자기 확 동기 부여가 됐고 마음을 다잡게 됐다. 마음에 불이 확 켜지는 느낌이었다."
어둠의 터널을 지나 새로운 시작을 알린 최강희는 안좋은 생각을 먼저 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행복하고 즐거운 생각만 하게 됐다며 밝게 웃었다. "내 연기와 밝은 작품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희망이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는 그의 미소에서 진심이 묻어났다.

한편, 생활밀착형 추리퀸 설옥과 하드보일드 열혈형사 완승이 미궁에 빠진 사건을 풀어내면서 범죄로 상처 입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휴먼 추리드라마다. 지난 달 25일 종영했으며 후속작 '7일의 왕비'가 5월 31일부터 방송 중이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플라이업 엔터테인먼트, 월드비전 제공, '추리의 여왕' 스틸

현장정보 끝판왕 '마감직전 토토', 웹 서비스 확대출시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