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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바른 청년' 서출구가 bnt 화보 촬영에서 거침없이 반전 매력을 뽐냈다.
"처음에는 랩을 너무 못해서 무시를 많이 받았다. 손자병법 같은 책을 읽으면서 열심히 연습했다. 2012년도 '프리스타일데이' 랩 배틀에서 우승한 후 자신감이 붙었다. 사실 상대방을 디스 하는 랩은 제 스타일이 아니다. 성격이 소탈하고 유쾌한 편이라 거칠고 무거운 힙합은 나랑 안 맞다. 그래서 배틀 랩을 하고 나면 마음이 황폐해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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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방황 시절 어머니랑 말다툼을 하던 중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바닥에 머리를 찍기도 했다. 심하게 방황을 해서 심리 상담 치료도 받았다. 방황하며 겪은 감정은 현재 가사를 쓸 때 도움이 된다. 직접 겪어본 만큼 다양한 감정선과 이야기를 다룰 수 있더라"고 말했다.
만 16세 어린 청년 서출구에게 꿈은 없었다. 그저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과 훗날 가정을 꾸렸을 때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 그랬던 서출구가 처음으로 품은 꿈은 국제 변리사였다. "수학과 영어를 잘한다. 두 가지를 동시에 살릴 수 있는 직업으로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다가 국제 변리사에 관심이 생겼다. 돈도 많이 벌 수 있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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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꿈은 오래가지 못했다. 군 입대를 위해 대학교에 휴학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중퇴로 처리됐다. 그는 제대 후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아서 더욱 랩에 집착했다.
어느덧 프리스타일 랩 최강자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서출구. 그가 대중에게 인지도를 쌓기 시작한 건 Mnet '쇼미더머니4' 이후다. 그는 "지금 '쇼미더머니'는 방향성이 좋게 평가되고 있지만 처음에는 래퍼들 사이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진정한 힙합이 아니고 변질됐다고 여겼다. 그래서 출연했을 때 생각이 많았고 결국 완벽하게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전했다.
서출구의 친근한 매력이 돋보인 JTBC '고등래퍼'에 대해 물었다. "처음 심사위원 자리를 제안받았을 때 부담스러웠다. 제작진이 저를 섭외한 이유는 학생 래퍼들이 프리스타일을 좋아하고, 제가 그 분야에서 아이콘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쇼미더머니'를 통해 음악성도 보여준 것 같다고 하더라.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출연을 결심했다"고 답했다.
그는 랩을 평가할 때 '느낌'을 중요시 여겼다. "목소리 톤, 발음을 들으면 본인이 하고자 하는 걸 이해하고 있는지, 어설프게 흉내 내고 있는 건 아닌지 느껴진다. 그래서 이런 느낌적인 부분을 주의 깊게 봤다. 현직 래퍼 중 가장 느낌을 잘 살리는 가수는 씨잼과 빈지노다. 유명 래퍼들은 인기 있는 이유가 있다. 각자 가지고 있는 느낌이 매우 다르지만 누구보다 자신의 감정과 그루브를 잘 이해하고 이끌어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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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물었다. "6년 동안 준비한 앨범을 올해 가을에 발매할 예정이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볼빨간사춘기와 함께 작업을 해보고 싶다. 힙합에서 표현하지 힘든 부분이 인디 음악에서 잘 표현되는 것 같다. 저는 인디 음악을 좋아한다"고 답했다.
더불어 음악 외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강연이라는 표현은 거창하지만 사람들과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는 자리도 가지고 싶고 사업도 해보고 싶다 하하. 제가 잘 할 수 있는 대화 주제는 자기개발, 연애다. 연애는 나름 잘 하는 것 같다. 보수적인 면이 있지만 여자에게 맞춰주는 타입이다. 가장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은 MBC '무한도전'이다"고 전했다.
ly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