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새 수목극 '7일의 왕비'가 첫 선을 보였다.
'7일의 왕비'는 단 7일, 조선 역사상 가장 짧은 시간 동안 왕비 자리에 앉았다 폐비된 비운의 여인 단경왕후 신씨를 둘러싼 중종과 연산의 러브스토리를 그린 로맨스 사극이다. 그래서 방송 전까지는 단경왕후 신씨 역의 박민영과 중종 역의 연우진이 어떤 로맨스를 보여줄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7일의 왕비'의 주인공은 연산 역의 이동건이었다.
첫 방송에서는 진성대군 이역(백승환)의 존재에 불안감을 느끼는 연산군 이융(이동건)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융은 "진성대군이 성인이 되면 왕위를 물려주라"는 선왕의 유지에 분노했다. 그리고 이역을 찾아가 자신보다 궁에 먼저 도착하면 살려주겠지만 실패하면 목을 치겠다고 선언했다. 이역은 말을 타고 달리던 중 신채경(박시은)을 마주치는 바람에 이융의 미션에 실패했다. 이융은 이역의 목에 칼을 겨눴지만 자순대비(도지원)의 만류로 칼을 거뒀다. 하지만 그토록 경계했던 이역이 다치자 직접 약을 갖고 찾아오며 이복 동생에 대한 애증을 드러냈다.
이러한 연산의 복잡한 심경을 그려내는 이동건의 연기는 합격점을 받을 만 했다. 눈썹을 치켜 올리며 섬뜩한 표정을 짓는 신은 보는 이들까지 긴장하게 만들었으며 혈연과 왕권 사이에서 흔들리고 고뇌하는 감정선도 섬세하게 그려냈다.
사실 이동건의 사극 도전에 대해서는 기대감이 그리 크지 않았다. 그동안 '파리의 연인' '슈퍼대디 열'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등에서 로맨틱 연기를 주로 선보였던 탓에 이미지가 한쪽으로 굳어지기도 했고, '7일의 왕비'는 이동건이 데뷔 19년 만에 선보이는 첫 사극이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컸다.
그러나 이동건은 절대 군주로서의 카리스마와 외로움, 분노와 사랑 등 복잡한 감정선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다크 섹시 연산'을 탄생시켰다. 연산의 이야기는 이미 대한민국 드라마에서 지겹도록 봐왔던 소재이지만 그래도 이동건의 연산에 기대가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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