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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지상파 스타 토크쇼가 줄줄이 막을 내린지 오래, '라디오스타'의 10주년이 눈길을 끈다..
수많은 스타 토크쇼들이 문을 닫는 가운데 '라디오스타'만이 건재함을 과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라디오스타'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게스트 의존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그날 그날 출연자의 인지도나 배경에 따라 화제성에는 영향이 있지만, 무명의 출연진들이 출연해도 웃음을 이끌어내고 도리어 이들의 이름을 알리는 것이 '라디오스타'다.
'라디오스타'는 출연 했다하면 포털 실시간 인기 검색어 상위권에 오를 정도로 수많은 원석을 발굴했다. 4MC가 만들어내는 프로그램 특유의 자유롭고 솔직한 분위기는 게스트들의 진실된 모습을 이끌어낸다. '중고 신인'이 '라디오스타'로 빛을 보기도 하고 '예능 늦둥이'가 탄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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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비결은 바로 '라디오스타'만의 B급 정서에 있다. 스스로를 '고품격 음악방송'으로 칭하는 것과 달리, 이 프로그램에는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함이 있다. 게스트들의 진정성 어린 고백으로 감동을 전하는 토크쇼들과는 결이 다르다. 어떤 실수나 아픈 사연도 이 자리에서만큼은 '그럴 수도 있지'라는 분위기 속에 솔직하지만 무겁지 않게 전달된다.
MC들은 게스트의 이야기에 눈물을 흘리거나 진지한 충고를 하지 않는다. 정제되지 않은 언어 폭격과 무한 깐족거림, 돌직구 저격으로 게스트를 자극한다. 울컥한 게스트가 되려 조심스러움을 벗고 진심을 꺼내놓기도 하고, 가슴 속 짐이었던 고백을 털어놓기도 한다. 그것이 10년을 한결같이 유지해 온 '라디오스타'만의 방식이다.
어떤 멘트로 시각화하는 CG는 그런 '라디오스타'에서 스쳐 지나가는 말 한마디를 놓치지 않고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1등 공신이다. 게스트들도 CG로 살려주길 기대하며 멘트를 할 때도 있고, 심지어 MC들은 공개적으로 CG로 잘 표현해달라 요구하기도 한다.
이런 것들이 '라디오스타'가 시청자들에게 피로감 대신 꾸준히 신선함을 안길 수 있는 힘이다. 게스트의 색에 물드는 토크쇼가 아닌 자신만의 색에 게스트의 색을 조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토크쇼이기에 10년을 넘게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한편, 31일 방송될 '라디오스타'는 '라스 10년! 슈얼~ 와이 낫!' 특집으로, 방송3사 장수 예능인 박소현-김준호-김종민-하하가 출연한다. 이와 함께 군 입대를 앞두고 마지막 인사를 했던 규현이 10주년 방송에 깜짝 참여해 눈길을 끈다.
ran61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