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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배우 송강호가 '툭 던진' 한마디 한마디가 깊은 감동과 울림을 전했다.
송강호는 지난 2013년 故 노무현 전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영화 '변호인'에 출연한 후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손석희 앵커가 이를 언급하자, 그는 "개인적으로는 당황스럽고 안타깝다. '변호인' 제작사나 투자사 분들이 곤란을 겪거나 어느 정도 불이익을 당한 것은 사실이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블랙리스트란게 은밀하게 작동하는 것이다. 드러나는 증거나 확실한 증인이 있는 게 아니라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가장 무섭다고 생각한 것은 소문 만으로도 효력이 발생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제가 어떤 작품을 선택할 때 갱을 읽고 '정부가 싫어할 이야기인가'라는 자기검열을 하게 된다. 수많은 예술가 분들의 순수한 예술적 판단을 해야할 때 그런 우려가 끼어든다는 것이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송강호는 영화 '택시운전사' 속 대사를 전하며 "'아빠가 손님을 두고 왔다'는 대사가 있다"며 "이 말은 택시운전사의 직업윤리를 이야기하는 것도 같지만 그보다 인간의 도리를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택시운전사'는 '인간은 도대체 무엇으로 사는가'의 시선으로 1980년 광주를 보지 않나 하는 면에서 (당시를 그린) 다른 작품과 차별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송강호는 지난 1월 열린 올해의영화상에서 '밀정'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뒤 "흔히 영화 한 편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냐고 하지만 나는 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소감을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수상소감이라 거창하게 말한 것이다"라면서도 "얼마 전 광화문에서 작은 촛불이 모여 큰 마음을 이루는 것을 보기도 하고 참여도 했다. 영화 한 편은 어찌보면 보잘 것 없는 것 같지만 영화들이 모이고 한걸음씩 나아가다보면 언젠가는 우리가 이야기하는 희망, 원하는 삶의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였다"는 마음을 전했다.
"연기, 그냥 툭 해라"는 조언을 한다는 송강호는 이날도 대중들에게 자신의 연기 소신과 철학을 이렇게 툭 던졌다. 하지만 가슴 속 깊은 울림과 진동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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