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칸(프랑스)= 조지영 기자] 꼿꼿하던 영화인들마저 홀려버린 봉준호의 러브 스토리. SF 어드벤처 '옥자'(봉준호 감독, 케이트 스트리트 픽처 컴퍼니·루이스 픽처스·플랜 B 엔터테인먼트 제작)가 2300명으로부터 뜨거운 환호와 5분여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그간의 논란을 말끔히 씻어냈다.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으로 초청된 '옥자'는 19일(현지시각) 오후 7시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공식 상영회를 가졌다. 이날 오전 기자 시사회, 공식 기자회견에 이어 진행된 '옥자'의 하이라이트 행사로 봉준호 감독을 주축으로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스티븐 연, 릴리 콜린스, 안서현, 변희봉이 참석해 공식 상영회의 레드카펫을 밟았다.
올해 칸영화제 최고의 이슈작인 봉준호 감독의 '옥자'. 이를 보기 위해 한 시간 전부터 많은 영화인과 리한나를 비롯한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뤼미에르 극장을 찾았다. 이들은 화려한 드레스와 슈트로 레드카펫을 장식했고 모두 '옥자'에 대한 기대치로 들떠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칸영화제의 오후 6시 30분께 등장한 심사위원들. 앞서 심사위원장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은 "큰 스크린의 영화가 아니면 황금종려상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옥자'를 겨냥한 발언으로 논란을 샀는데 이를 의식했는지 시종일관 미소를 띠었고 함께한 배우 제시카 차스테인·박찬욱 감독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유도했다.
이후 상영이 임박해진 6시 50분께 뤼미에르 극장에 나타난 '옥자'의 주역들. 이들의 등장과 동시에 팬들은 열광했고 곳곳에서 봉준호 감독의 이름을 부르며 뜨거운 열기를 과시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이 칸영화제 측에 부탁한 대로 그들의 등장과 함께 정재일 감독과 브라스 밴드 잠보 아구세비 오케스트라가 협업한 '옥자'의 삽입곡이 흘러나와 분위기를 달궜다. 봉준호 감독과 틸다 스윈튼은 음악과 분위기에 취해 몸을 흔들기도 했고 레드카펫 포토콜에서는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안서현, 릴리 콜린스,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변희봉, 스티븐 연, 데본 보스틱, 그리고 봉준호 감독까지 모든 출연진이 팔짱을 끼며 포즈를 취해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남다른 팀워크를 발휘한 '옥자'.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의 환대를 받으며 6시 56분께 극장 안으로 입장했고 미리 입장한 2300여명의 관객은 배우들과 봉준호 감독이 자리에 착석할 때까지인 약 1분간 박수를 치며 예우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상영이 시작된 '옥자'는 먼저 진행된 기자 시사회 때보다 비교적 차분한 관객의 반응이 펼쳐졌다. 제이크 질렌한과 폴 다노가 망가지는 장면에서 큰 웃음이 터졌고 엔딩께 폴 다노와 미자의 에피소드에서 감탄이 이어졌다.
영화 상영이 끝난 뒤 엔딩크레딧이 떠오르자 관객은 1분여간 박수를 쳤고 쿠키 영상이 끝난 뒤 배우들과 봉준호 감독에게 약 4분간 기립박수를 보냈다. 스크린에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의 얼굴이 잡히는 순간에는 입으로 휘슬을 불거나 환호성을 외치는 이들도 상당했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관객이 영화 상영 중 퇴장하지 않은 것은 물론 엔딩크레딧이 끝날 때까지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옥자'의 공식 상영회가 끝난 뒤 프랑스 배급사 로스트 필름스의 마크 오를리는 "봉준호 감독의 오랜 팬이다. 칸영화제에서 넷플릭스와 극장간 정치적 문제보다 봉준호 감독의 작품 자체에 집중하려고 했다. '옥자'는 감동적이고 판타스틱했다. 봉준호 감독의 전작들만큼 훌륭했다. 정치적인(Political) 영화지만 이 못지않게 엔터적인 요소도 들어있어 굉장히 만족스러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필름 마켓에 근무 중인 주디프 역시 '옥자'에 대해 "예전부터 봉준호 감독에 대해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의 영화를 본 건 처음이다. '옥자'는 좋은 영화였다. 음식에 있어서 우리의 책임을 묻는 스토리다. 어린 소녀와 동물 간의 관계를 잘 설정했다"고 밝혔다.
반면 두 사람과 달리 영화 프로듀서 데이비드는 "솔직히 봉준호 감독의 작품을 좋아했는데 이번 '옥자'는 기대에 못 미친다. 전반적으로 아쉬운 작품이었다. 영화적인 작품이라기보다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큰 영화였다. 대만에서 온 친구와 함께 봤는데 그 친구는 '옥자'를 두고 TV영화 같다고 했다. 그 말의 뜻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옥자'는 오는 28일 발표되는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후보 중 하나로 경쟁을 펼치며 오는 6월 28일, 한국시각으로는 29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최초 공개된다. 국내에서는 이례적으로 넷플릭스와 동시에 29일부터 극장에서 상영된다.
칸(프랑스)=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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