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지상파드라마 중간광고 시대, '수입원vs극흐름' 딜레마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5-12 15:23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MBC 수목극 '군주-가면의 주인(이하 군주)'와 SBS 수목극 '수상한 파트너'의 연속 편성을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군주'는 10일 첫 방송부터 70분 분량의 드라마를 2회로 나누어 방송하고 그 사이 중간광고를 내보냈다. 일반적인 지상파 드라마가 70분 분량의 내용을 통으로 내보내는데 비해 '군주'는 30~35분 분량의 1회와 2회를 방송하고 그 사이 광고를 삽입하는 형태다. 이를 두고 시청자들은 불만을 드러냈다. 종편이나 케이블 드라마라면 감안하고 드라마를 시청하겠지만 지상파 미니시리즈가 이런 형태를 취한 것은 처음이고, 드라마를 연결해서 보기 위해서는 중간에 등장하는 광고를 꼭 봐야하는 탓에 몰입이 깨진다는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이는 '군주'와 함께 스타트를 끊은 '수상한 파트너'도 마찬가지다. '수상한 파트너' 또한 30~35분 분량의 2회를 하루에 연속 방송하는 형태를 띄고 있다.

이러한 '군주'와 '수상한 파트너'의 편성 전략은 방송가의 딜레마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단 시청자들의 시청 형태 변화를 따라가려는 방송사의 노력으로 풀이할 수 있다. 최근 1030 시청자들은 TV로 본방송을 보는 경우가 거의 없다. 대신 모바일을 비롯한 다양한 플랫폼으로 드라마를 시청한다. 이러한 시청자들의 콘텐츠 소비 형태 변화로 시청률 데이터 분석 기법도 달라져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올 정도다. 그리고 이처럼 변화하는 시청자의 소비 욕구에 따라 편성에도 변화를 줬다는 것이 MBC의 공식 입장이다.

MBC 드라마국 관계자는 "최근 시청자들의 시청 형태가 많이 변화하고 있다. 모바일 등 여러 플랫폼을 통해 작품을 감상하는데 이전의 6~70분 분량의 드라마를 통째로 시청하기에는 무리가 있던 게 사실이다. 이번 '군주'는 그러한 시청 형태 변화에 어떻게 적응할지 고민을 거듭하다 시도한 편성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군주'는 중간광고, 혹은 프리미엄 CM을 넣은 작품이 아니다. 미국이나 일본 드라마 등을 보면 대부분 흐름이 짧다. '군주' 또한 그와 같이 짧은 분량의 작품을 2회 연속 편성한 작품이다. 그래서 분량도 정확하게 나누고 시작과 끝을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세가지색 판타지' 때도 했던 것이다. 다만 미니시리즈가 '군주'가 처음일 뿐이다. 수익성을 노린 편성이라기보다는 시청 형태 변화에 맞추기 위한 시도"라며 "'군주'가 첫 시도이기 때문에 모든 드라마 편성 변경을 논의하기엔 이르다. 다만 '군주' 후속작인 '죽어야 사는 남자' 등은 연속 편성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익성을 고려한 변칙 편성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군주'에 등장하는 광고는 '프리미엄CM'과 같은 형태를 띈다. 이 프리미엄CM은 일반 광고의 2배 이상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다음회를 연달아 보기 위해서는 광고를 꼭 봐야하는 만큼 시청자 주목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과거와 달리 광고 완판 드라마가 줄어들고 광고 판매 수익 감소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어쩔 수 없이 짜낸 편법이라는 의견이다. 한 관계자는 "'군주'의 경우 처음부터 연속 편성을 얘기했던 작품이 아닌 걸로 알고 있다. 그래서 회를 나누는데도 그만큼 문제가 있었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좋지 않을 게 뻔한데 이런 편성을 고집한 건 수익성을 노린 게 아니겠냐"고 귀띔했다.

문제는 이러한 변칙 편성이 '군주'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SBS '엽기적인 그녀' 또한 연속 편성 정책을 따를 예정이고 MBC 수목극도 같은 시도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KBS의 경우엔 법에 저촉되는 행위는 아닐지라도 공영 방송으로서의 무게가 있기 때문에 아직 이러한 편성 형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 시청 형태의 변화에 맞춘 도전이든, 경제적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짜낸 타개책이든 시청자 입장에서 중간 광고는 달갑지 않은 게 사실이다. 과연 방송사들이 이러한 딜레마를 어떻게 이겨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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