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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개그콘서트'가 900회를 앞두고 있다. 이를 반등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까.
하지만 2015년에 접어들면서 하락 일로를 걷기 시작, 급기야 최저 시청률 이 9%로 떨어지며 두자릿수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2016년에는 8%, 최근에는 7.8%(4월16일)까지 떨어졌다. 화제성도 함께 하락하면서 꾸준히 제조되던 유행어도 요즘은 자취를 감췄다. 위기라는 말이 몇 해 동안 따라다닌다.
900회 특집은 그런 '개그콘서트'의 저력을 드러내고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입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현재 김준호, 김대희, 김병만, 이수근, 남궁민 등을 비롯해 특별한 손님들을 섭외하는 등 야심찬 준비를 하고 있다.
'개그콘서트'를 떠나 각자의 영역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김병만과 이수근도 오랜만에 코미디 무대에 올라 후배들을 응원할 예정이다. 대표적인 장수 코너 '달인'으로 새로운 개그 영역을 개척했고, 이수근 또한 '고음 불가'·'공포의 외인구단' 등으로 전성기의 한 축을 담당했다.
김종민, 정준영, 데프콘은 김준호와 '1박2일' 멤버로서의 인연으로 출연하게 됐다. 더불어 과거 '개그콘서트'의 인기를 견인했던 신봉선, 장동민도 출연을 확정지어 풍성한 웃음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특집에는 '개그콘서트' 출신 개그맨들 뿐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인기리에 막을 내린 KBS 2TV '김과장'의 주역 남궁민은 '뮤직뱅크' 진행 당시 인연을 맺은 KBS 이황선 CP와 의리를 지키기 위해 깜짝 출연을 예고했다. 악역과 코믹 연기를 오가며 극과 극의 연기 스펙트럼을 뽐내고 있는 남궁민이기에 황금같은 연기력을 발휘해 어떤 웃음을 안길지 기대를 자극한다.
그런가하면 2007년 400회와 2009년 10주년 특집에 게스트로 출연해 축하했던 유재석도 출연을 알려 관심이 쏠린다. 평소 개그맨 후배들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는 유재석은 앞서 10주년 특집에서 정형돈, 노홍철과 함께 '고음불가'를 선보이며 시청자를 즐겁게 한 바 있다.
위기라는 말은 어쩌면 인기 예능에게만 허락된 훈장 같은 것이기도 하다. '개그콘서트'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부침을 겪어 왔다. '위기'라는 표현 최근에는 어수선한 시국에 발맞춰 풍자개그를 앞세워 시청자의 답답한 속을 위로하기도 했다. 새 코너를 통해 꾸준히 변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개그콘서트 900회 특집'에서는 특별MC로 출연한 이수지와 유민상이 '개그콘서트 19년 역사를 빛낸 레전드 코너19'를 발표했다. '사바나의 아침'부터 '갈갈이 패밀리', '마빡이', '두분 토론', '용감한 녀석들', '세.젤.예'에 이르기까지 시청자들을 웃겼던 코너들이 소개됐다.
이와 함께 20번째 레전드 코너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인 개그맨들의 모습이 그려지면 '개그콘서트'의 비상을 기대케 했다. 공개 코미디의 자존심인 '개그콘서트'가 900회를 통해 다시 한 번 전성기의 활로를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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