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들, 게임산업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7-05-07 19:50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미 지난 4~5일 실시된 사전 투표를 통해 26% 이상의 유권자가 참가할 정도로 이번 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 속에 진행되고 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유례없는 정치적 사건 이후 치러지는 대선이기에, 유력 후보만 5명에 이르고 그 어느 때보다 20~30대 젊은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대선 준비기간이 2개월 남짓에 불과했기에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이자 향후 4차 산업혁명의 원동력으로 꼽히고 있는 게임과 e스포츠 산업에 대한 정책은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 18대 대선에는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게임 전시회 '지스타'에 당시 박근혜, 문재인 후보가 차례로 현장을 방문해 게임팬들에게 지지를 호소했지만 이번에는 그런 기회가 없었다. 어쨌든 젊은층의 가장 큰 관심사이기에 유력 대선주자들은 당 내외에 포진한 자문 그룹의 도움 등을 받으며 각자의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게임산업 진흥에 대해 가장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 후보는 디지털경제 초청 포럼 등을 통해 "게임을 마약처럼 보는 부정적인 인식과 편견부터 없애야 한다. 한국이 게임과 e스포츠에서 최강국이었지만 각종 규제로 인해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규제만 푼다고 해도 게임산업은 다시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아들이 어렸을 적 게임을 했던 경험으로 영상 디자인 직업을 하게 됐다며 게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됐다는 사례도 얘기했다. 또 정부 주도의 창의적 인재 육성과 더불어 법에 명시된 것만 금지하고 모든 것을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를 ICT산업부터 우선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에는 대선 전략기획위원장을 하고 있는 전병헌 한국e스포츠협회장, 그리고 게임사 웹젠 이사회 의장 출신의 김병관 의원이 대표적인 조력자로 나서고 있다. 이재홍 한국게임학회장, 최요철 차세대융합콘텐츠산업협회장 등 게임업계 관련 전문가들, 그리고 디지털 콘텐츠 업계 전문가들의 모임인 디지털콘텐츠상생위원회는 이달 초 문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상황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자신의 주특기를 살려 4차 산업혁명을 강조하면서 게임산업에 대한 간접적인 정책을 밝히고 있다. 소프트웨어 교육을 현재 초등학교에서 중고생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을 통해 게임 개발자 양성을 설명하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 공약은 게임업계에 만연한 초과근무에 대한 환경 개선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에선 게임산업 진흥을 위해 적극적으로 각종 법안을 발의하고 있는 이동섭 의원실에서 다양한 게임 정책을 조력하고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ICT 업무를 모아 일원화하는 '디지털혁신부' 창설을 약속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게임 관련 업무 등을 한데 모아 다른 산업과의 융복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문 후보와 마찬가지로 각종 규제를 철폐하는 '네거티브 규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를 위해 인재양성에 힘쓰겠다는 의지도 내보이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공약집을 통해 문화콘텐츠를 한꺼번에 관장하고 있는 한국콘텐츠진흥원 중심 체제가 아니라 게임을 비롯한 각종 분야별 진흥원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콘진원 창설 이전 게임산업 진흥을 전담했던 '한국게임산업진흥원'의 부활인 셈이다. 이는 문 후보나 안 후보측 캠프에서도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심 후보는 지난달 대통령 선거 출정식을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실시하면서, 잦은 야근으로 인해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 디지털단지를 '오징어잡이배'로 비유하며 장시간 노동에 대한 반대 입장을 확실히 밝혔다.

한편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게임산업에 대한 별다른 언급이나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 따라서 이전 정부가 추진해온 정책을 대부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게임산업에 대한 후보별 구체적인 정책 공약이 적어 아쉽지만 그래도 그 어느 대선 때보다 관심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만큼 한국 게임산업의 위상이 높아졌으면서도,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위기의식도 느끼는 것 같다"며 "후보별 정책과 공약을 잘 비교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현장정보 끝판왕 '마감직전 토토', 웹 서비스 확대출시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