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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귓속말' 세트장부터 남다른 이유가 있었다.
'귓속말'에서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곳 중 하나가 거대로펌 '태백'의 사무실이다. 신영주(이보영 분), 이동준(이상윤 분), 강정일(권율 분), 최수연(박세영 분), 최일환(김갑수 분), 강유택(김홍파 분) 등 주요 인물들의 권력싸움이 벌어지는 장소가 '태백'이다. '태백'이야 말로 극중 권력의 정점을 상징한다. 이에 '귓속말' 제작진은 태백 사무실 세트에 심혈을 기울였다.
'태백' 세트장에서 눈에 띄는 첫 번째는 박물관에 온 듯 착각을 일으키는 인테리어다. 대형 병마조각들이 길게 줄지어 배치된 것. 제작진에 따르면 이는 진시황릉의 병마용갱을 모티브로 디자인, 제작됐다고 한다. 진시황은 중국 최초 중앙집권적 통일제국 진나라를 세운 황제. 강력한 부국강병책을 내세웠던 진시황은, 역사적으로 '강력한 권력'을 상징하는 인물로 기억된다. 극중 법, 권력, 부를 주무르는 '태백'의 막강한 힘을 상징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세트장이다.
이처럼 '귓속말' 제작진은 추악함과 막강함을 동시에 지닌 권력을 표현하기 위해 여러 측면에서 공을 들였다. 단순히 눈을 끌기 위함이 아닌, 비유와 상징에도 심혈을 기울인 '귓속말' 제작진의 고민이 드라마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귓속말'이 "작은 것도 놓쳐선 안될 드라마"로 평가 받는 이유다. 앞으로의 '귓속말'에서는 또 어떤 제작진의 고민이 빛을 발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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