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연기돌'이 아니라 '배우'라 불릴 만 하다.
지난 달 30일 인기리에 종영한 KBS '김과장'(연출 이재훈·최윤석, 극본 박재범)에서 독선과 아집으로 똘똘 뭉친 검사 출신 TQ그룹 재무이사 서율을 연기한 이준호. 그는 자신의 이익과 자리를 지키기 위해 사사건건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김성룡(남궁민)을 끌어내리려 하는 악역 서율을 완벽하게 연기했다.
거만한 표정과 말투로 독설을 내뱉는 사악한 인물이지만 음식을 손에서 놓지 않는 '먹보'라는 독특한 설정의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살려냈을 뿐 아니라 '연기 귀신' 남궁민 앞에서도 밀리지 않는 존재감과 연기를 선보이는 이준호에게는 자연스럽게 시청자의 극찬이 뒤따랐다.
'김과장' 출연에 앞서 이준호는 영화 '감시자들'(조의석·김병서 감독)을 시작으로 '스물'(이병헌 감독) '협녀: 칼의 기억'(박흥식 감독), 드라마 tvN '기억'(연출 박찬홍, 극본 김지우) 등에서 자연스러운 연기력을 보여주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과장'의 캐스팅이 공개됐을 때 서율 이사 역에 낙점된 이준호를 향한 대중의 시선을 호의적이지만은 않았다.
아이돌 그룹의 멤버, 즉 본업이 '연기'가 아닌 '가수'인 '연기돌'이 작품의 매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악역을 연기하는 것에 대한 우려에서였다. 하지만 준호는 '먹쏘'(먹보+싸이코패스)라는 세상에 둘도 없는 악역을 그 어떤 캐릭터 보다 매력적으로 소화하며 그간의 우려에 어퍼컷을 날렸다.
이준호와 함께 호흡을 맞춘 남궁민과 남상미 역시 드라마 종영 기념으로 진행된 인터뷰 자리에서 그의 연기력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남궁민과 남상미 역시 이준호가 본업이 가수인 '아이돌 연기자' 이상의 연기력을 선보였다며 입을 모았다.
남궁민은 지난 11일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사실 가수 출신 연기자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진 않았다"고 솔직하게 밝히며 준호의 뛰어난 연기력 덕분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편견까지 깨졌다고 말했다.
"정말 깜짝 놀랐다. 사실 잘 알지 못하는 배우들이 많아서 촬영에 들어가기 전 걱정을 했던 게 사실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 이전에 준호의 연기를 본 적도 없었다. 가수 출신 연기자에 대해 나쁘게 생각하고 있었던 건 아니지만 긍정적으로 보지도 않았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준호의 연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정말 정말 연기를 잘했다. 무엇보다 노력하고 열심히 하는 자세가 참 좋았다. 준호 덕에 편견 없이 사람을 보게 됐고 아주 즐겁게 함께 연기 할 수 있었다"
남상미 역시 12일 인터뷰에서 이준호를 언급하며 '배우들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깡이 있다'고 평가했다.
"준호 씨 연기를 보면 '아이돌 가수'라는 느낌을 전혀 받을 수 없었다. 그냥 배우 그 자체였다. 사실 배우들에게만 보여 지는 특유의 깡 같은 게 있는데, 그 친구에게는 바로 그 깡이 있었다. 본래 연기를 쭉 해왔던 배우들이 가지고 있는 남다른 포스가 있었다. 연기하는 것만 봐도 얼마나 준비를 철저히 했는지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느껴졌다."
한편, '김과장'은 도에 대한 천부적인 촉을 가진 '삥땅 전문 경리과장' 김성룡이 더 큰 한탕을 위해 TQ그룹에 필사적으로 입사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부정과 불합리와 싸우며, 무너져가는 회사를 살리는 오피스 코미디 드라마. 지난 달 30일 종영했으며 후속으로 '추리의 여왕'이 방송 중이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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