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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사임당, 빛의 일기' 이영애가 진화하는 사임당 캐릭터의 진면목을 발휘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이영애 사임당의 첫 등장은 가족들과 한양살이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용인 이씨(이경진 분)에게 수진방 집 한 채를 물려받아 꿈을 품고 한양으로 향했지만 사고뭉치 남편 이원수(윤다훈 분) 덕분에 흉가에서 짐을 풀며 혹독한 한양 신고식을 치르게 됐다. 부모님께 물려받은 기와집은 사라지고 남편마저 곁에 없었지만 사임당은 눈앞에 닥친 현실을 인정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두려워하는 아이들을 다독이고, 가지고 있던 재산과 소중한 물건들을 팔아 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나갔다. 아이들에게 "낙심하지 말아야 한다. 이 또한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어떤 뜻일 수 있다"고 조언하며 가지고 있는 재주로 집을 단장해나가기 시작했다. 우연히 재회한 이겸(송승헌 분)에게 "나는 내 삶을 선택하며 살아왔다"고 말했듯, 갑작스럽게 찾아든 문제도 의연하게 해결해나갔다. 아이들을 차분하게 설득하고 한 번 정한 방향이 있다면 굳건하게 이끌어나가는 사임당 표 교육이 잘 드러난 장면. 천재소녀에서 강인한 어머니로 변모한 성인 사임당의 변화는 그렇게 시청자들을 홀렸다.
유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워킹맘, 따뜻한 배려의 리더십의 양류지소 수장 되다
천재 화가 사임당, 당대 최고의 화원임을 증명하는 어진화사 등극
사임당의 특별한 자녀교육 덕분에 각각의 재능을 가진 인물로 성장해나갔다. 특히 매창(신수연 분)은 당돌한 성격부터 그림 실력까지 사임당과 꼭 닮아있었다. 어머니처럼 맑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좋은 그림을 그리고자 했던 매창은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도화서 화원 시험장에서 쫓겨나고야 말았다. 여자라서 상소도 못 쓰고, 금강산도 가지 못 하는 현실을 답답해하던 어린 사임당과 마찬가지로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꿈도 꿀 수 없는 시대를 살아가던 매창의 좌절을 위로했지만 공감하기도 했다. 사임당은 딸 매창에게 희망을 선사하기 위해 어진화사 공모에 도전했다. 탁월한 실력으로 어진화사 장원에 선발됐지만 현실의 벽은 여전했다. 도화서 화원들이 담당해왔을 뿐 아니라 여성으로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어진화사가 된 사임당을 향해 상소가 빗발쳤고, 조정 대신들의 반대도 거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임당은 보란 듯이 유생들을 지나 입궁했다. "터럭 한 올이라도 잘못 그리면 죄를 물을 수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중종(최종환 분)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그저 자신의 그림을 그릴 뿐이었다. 최고의 예술가이자 딸에게 희망의 증거가 되고자 했던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사임당' 제작관계자는 "현모양처로 박제된 사임당이 아닌 새로운 모습을 그리고자 했다. 강인하고 따뜻한 어머니,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워킹맘, 당대 최고였던 예술가의 면모까지 다각도로 조명해왔다"며 "최종장을 향해 달려 나가며 딸에게 더 좋은 세상을 꿈꿀 수 있는 희망을 주기 위한 사임당의 모습이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갈 것. 기대해달라"고 설명했다.
한편, 극적으로 중종의 어진화사가 된 사임당이 숱한 반대와 방해공작에도 성공적으로 어진을 수행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양으로 컴백한 민치형(최철호 분)과 휘음당(오윤아 분)은 왜의 장수와 약조한 병선도감을 입수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한양에 다시 모여든 악연 주인공들의 사연이 빠른 속도로 전개되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사임당' 23회는 오는 12일(수) 밤 10시 SBS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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