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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K팝스타' 열한살 두 남자의 위대한 반란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17-04-10 06:49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어린이들 수준이 역대 최고예요. 이 친구들 중에 우승자가 나올 수도 있어요."

양현석 심사위원은 자신의 말이 현실이 될 거라고 예상했을까. 대한민국 오디션 사상 최연소 우승자가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무서운 소년들' 보이프렌드(박현진-김종섭)다.

9일 방송된 SBS 'K팝스타6-더 라스트 찬스' 마지막 회의 최종 승자는 '11세 듀오' 보이프렌드였다. 이날 방송에서 보이프렌드는 걸그룹 퀸즈(크리샤츄-김소희-김혜림)를 꺾고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사실 'K팝스타6'가 시작되기 전, 이번 시즌의 주인공은 이들이 아니었다. 'K팝스타6'는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기획사 연습생'에게 문호를 개방했다. 에이스급 연습생, K팝스타 재수생, 이미 데뷔했던 프로가수까지 외모와 실력을 겸비한 인재들이 쏟아졌다.

'K팝스타6'의 선택은 옳았다. '프로듀스101' 출신 이수민과 마은진, 이미 가수로 데뷔했던 샤넌과 전민주, 빼어난 미모가 돋보인 연습생 크리샤츄와 김소희, 뛰어난 실력을 갖춘 고아라와 김혜림 등 막강한 실력자들은 이번 시즌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을 높이는 한편 무대의 완성도와 화려함을 더했다. "연습생과 아마추어를 동일 선상에서 경쟁시키는 건 불공평하다"는 불만은 일부에 그쳤다.

심사위원들은 예선 단계부터 'K팝스타 걸그룹'에 대한 욕심을 보였다. 예선 단계부터 걸그룹 지망생은 '연습생조'로 따로 분리됐고, 이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JYP와 YG는 오디션 도중 자사의 자존심을 건 걸그룹 대결까지 펼쳐가며 이슈몰이를 도왔다.

수펄스, 유유, 짜리몽땅, 마진가S 등 'K팝스타'에는 매시즌 높은 인기를 누린 걸그룹 도전자들이 있었다. 하지만 수펄스는 방송 도중 해체됐고, 나머지 걸그룹들 중 결승전에 오른 팀은 없다. 때문에 'K팝스타6'는 역대 최초로 걸그룹이 우승하는 시즌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오디션에서 솔로 보컬이 퍼포먼스 그룹에 대항할만한 경쟁력을 갖추기는 쉽지 않다. 하물며 마은진을 제외한 보컬리스트는 일반인인 반면, 걸그룹은 준프로 이상의 실력자들이었다. 걸그룹에 대적할 만한 출연자로 석지수 정도가 꼽혔지만, 실력에서 대등하더라도 팬덤의 차이가 컸다.


하지만 우승자로 등극한 것은 모두가 귀여워하면서도 언제 떨어지나 기다렸던 두 소년이었다. 박현진과 김종섭은 과거 변성기 전의 미성이나 귀여움, 잠재력으로 어필했던 어린이 참가자들과는 달랐다. 남자 아이돌 그룹 같은 화려한 무대 뿐만 아니라, 보는 이를 빠져들게 하는 랩이 있었다. 박진영 심사위원의 조언으로 노래를 연습하기 시작한 박현진의 보컬 또한 뛰어났다. 가능성 뿐 아니라 현재의 실력도 양현석 심사위원이 "결승까지 한번 가봅시다!"라고 외칠 만큼 돋보였다. 멋진 무대가 거듭되는 사이 탄탄한 팬덤도 쌓였다.


보이프렌드의 자신감은 결승전 무대에서 더욱 빛났다. 보이프렌드는 자유곡 미션에서 지드래곤의 '삐딱하게', 상대의 대표곡 미션에서 박진영의 '스윙베이비'를 선곡해 신나고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를 펼쳤다. 망설임도, 주저함도 없었다.

박진영과 양현석, 유희열 심사위원은 "이렇게 잘하는 친구들은 연습생 중에도 드물다. 왜 우린 이렇게 편곡 못했을까 생각했다", "커서 뭐가 될까. K팝스타의 미래가 될 거다", "흉내만 내도 잘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노래도, 춤도, 랩까지 리듬에 맞췄다. 충격적이다", "3-4분의 무대 안에 드라마를 담아냈다"며 침이 마르게 칭찬했다.

우승의 영광은 놀랍게도, 하지만 당연하게도 보이프렌드의 것이었다. 보이프렌드는 우승 직후에도 흥분하지 않았다. 박현진은 심사위원과 제작진, 가족들에게 침착하게 감사 인사를 건네며 "멋진 K팝스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젓한 각오를 전했다. 김종섭은 "무대에서 함께 해준 현진이에게 감사하다"며 돈독한 우애도 뽐냈다.

11살이라는 어린 나이, 아직 덜 자라 기럭지도 파워도 부족한 신체, 연습생조차 아닌 순수 아마추어.하지만 두 소년의 반란은 성공했다. 깜짝도 반짝도 아닌 완성도와 꾸준함에서 호평받은 우승이었기에 더욱 위대했다.

그리고 누가 알겠는가. 우리가 훗날 우리의 아들딸에게 "그날이 바로 그 유명한 K팝 스타의 첫 발자국이었다"고 회상하게 될지.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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