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패션위크, 금한령 향한 시선 '타격있다' vs '전화위복'

이종현 기자

기사입력 2017-04-07 17:38


사진=서울패션위크

[스포츠조선 엔터스타일팀 이종현기자] 2017 FW 서울패션위크(이하 서울패션위크)가 막을 내린 가운데, 패션계 관심이 집중되었던 중국의 한한령 여파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지난 달 27일부터 1일까지 진행된 서울패션위크는 국내를 대표하는 패션 축제다. 올해는 40여개의 디자이너 브랜드 및 기업이 서울컬렉션 패션쇼를 진행했고 70여개 디자이너 브랜드 및 신진 디자이너가 전문 수주상담회인 제너레이션넥스트 서울과 미니패션쇼를 진행, 풍성한 내용으로 행사를 마무리 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임기 막바지에 다다른 정구호 총 감독이 줄곧 힘을 써온 해외 바이어 초청과 관련, 지난 해 중순부터 불거진 한중간 외교문제,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문제로 인한 금한령의 여파는 없었을까. 통상 서울패션위크에 참여하는 바이어 500여명 중 중국인 바이어가 60%를 차지할 정도였다. 과연 이번 시즌, 패션위크에서 만난 패션 관계자들은 금한령을 어떻게 체감하고 있을지 취재해 보았다.


사진=렌샹

사진=솔트엔터테인먼트
바이어 숫자, "확실히 줄었다."

많은 패션 브랜드, 협회, 에이전트 관계자들은 "한한령으로 인해 참석한 중국인 바이어 수가 줄었다"는 의견을 보였다. 패션 위크에 아무리 많은 관광객이 몰려도 실제 디자이너의 쇼를 보고 의상을 주문하는 바이어의 수가 감소하는 것은 디자이너나 브랜드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한 브랜드 관계자는 "참석하기로 했던 중국 바이어가 '우리 정부의 문제로 참석할 수 없게 됐다'고 불참 여부를 전해왔다"며 "실제 중국 편집숍, 백화점 등의 바이어들이 한한령 때문에 한국 방문에 제약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사진=서울패션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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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규모, "큰 영향 없다."

바이어 수는 줄었지만 수주 규모는 큰 타격이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패션 위크가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아 정확한 수주 금액은 집계되지 않았으나 브랜드와 에이전시, 협회는 '큰 감소나 변동이 있지는 않을 것' 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바잉 파워다. 한한령으로 한국을 방문하지 못한 바이어들은 상대적으로 사업과 거래 규모가 작은 바이어들일 가능성이 높다. 사업 규모가 크고 파워가 있는 바이어들은 돈, 정치력을 이용해서 어떻게든 한국을 방문하지만 영세한 바이어들은 한한령에 의한 제약을 해소할 수 있는 힘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패션 위크에 참가한 한 인터네셔널 세일즈 업체 관계자는 "중국 바이어들의 상당수가 불법적으로 의류를 수입해간다. 하지만 한한령으로 인해 통관, 세관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영세한 바이어들이 음성적으로 해왔던 바잉이 불가능해졌다"며 "그래도 규모가 크거나 파워가 있는 바이어들은 정식적으로 비용을 다 지불하거나, 아니면 중국 내 인맥을 이용해 물건을 계속 수입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서울패션위크

사진=서울패션위크
전망, "힘들지만 기회가 될 지도"


전체 거래 규모의 차이가 없다고 해도 절대적인 바이어 수의 감소는 패션 업계에 부정적인 요소다. 소규모 바이어 없이 큰 바이어 위주로 거래가 일어날 경우 결국 소수의 바이어에게 의존해 패션계 전체의 위기 대응력, 자생력을 해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당장은 문제가 없을 지라도 실제 상품이 중국으로 건너갈 때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브랜드 측과 바이어가 지금 수주 계약을 하더라도, 이번 F/W 시즌 의상이 제작되어 배송되는 시기는 가을 전, 7~8월이다. 실제 의상이 중국으로 배송될 되는 시점에 세관, 통관에서 제제를 당할 경우 더욱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 바이어들이 가지고 있던 고질적인 문제를 청산할 수 있는 기회로 보자는 목소리도 있었다. 앞서 말했듯 한한령으로 인해 한국을 찾지 못하는 바이어는 영세하고 또 음성적인 거래를 행해왔던 바이어다. 이런 음성적인 바이어들이 한한령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바잉 파워가 있으면서도 건전한 거래를 일으키는 바이어들을 통해 보다 성숙한 시장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거라는 것이다.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의 박연주 사무국장은 "중국의 향후 태도를 지켜봐야 겠지만 순기능적인 부분도 있는 것 같다"며 "한한령으로 인해 음성적인 거래를 해오던 영세 바이어들이 사라지고, 바잉 파워가 있는 제대로 된 바이어들과 관계를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overman@celpi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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