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신양남자쇼' 공지하지 않은 '몰카'는 시청자 기만이다

최보란 기자

기사입력 2017-04-07 09:50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악마의 편집'이 시청자들을 제대로 낚았다.

지난 6일 방송된 Mnet '신양남자쇼'에서는 1년9개월만에 새 앨범으로 컴백한 걸스데이가 완전체로 출연한 가운데, 녹화 중 재미로 했던 즉석복권에 혜리가 당첨되면서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이는 곧 바로 기사화 되면서 이슈가 됐고 소속사 측에서도 당첨 사실을 공식 확인하며 드라마틱한 상황은 더욱 큰 화제가 됐다.

그런데 뒤늦게 이것이 몰래카메라였으며 제작진은 비하인드 영상을 통해 진화에 나섰다. 비하인드 영상에 MC 양세형이 혜리에게 "사실은 우리가 준비한 몰래카메라"라고 밝히는 모습을 담아 소개했고, '신양남자쇼' 측은 "걸스데이 혜리 복권 당첨 몰래카메라와 관련하여 시청자 여러분들께 혼란을 드려 사과드립니다"고 밝혔다.

몰래카메라임을 모두가 녹화 당일 알았지만 '재미'를 위해 편집한 것이 큰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 일명 '악마의 편집'이었다. Mnet은 그간 극적인 효과를 위해 이 같은 편집을 자주 활용해 왔다. 이번주 방송 분량인 것처럼 예고됐다가 알고보면 한 주뒤로 미뤄지는 형식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앞당기는 식이다. 특히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결과가 바로 발표될 것처럼 했다가 미뤄지는 방식이 유명하다.

다만 프로그램 성격에 다름에도 이를 똑같이 적용하면서 문제가 됐다. 오디션 결과는 한 주 뒤에 밝혀진다고 해서 크게 문제가 오해를 살 만한 일이 없지만 이 경우는 달랐다. 보통 몰래카메라는 시청자에게 모든 상황을 사전에 알리고 당사자를 속이는 과정으로 재미를 주는 반면, 이번 몰카는 오로지 '당사자 속이기'에만 집중했다. 복권이 가짜라는 것을 시청자에게만 미리 공개했더라면, 이것이 실은 몰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는 혜리의 모습이 미뤄지더라도 문제가 없었다.

결국 이번 몰카는 혜리 뿐 만이 아닌 시청자마저 상대로 한 몰래카메라가 됐다는 함정에 빠졌다. 시청자들로서는 혜리가 실제 당첨이 된 것으로 오해할 소지가 다분했다. 편집자의 시선이 시청자를 대변하지 않고 현장에 머무르면서 이 같은 촌극을 낳게 됐다.

소속사의 대처도 아쉬움이 남는다. 이날 '신양남자쇼'는 생방송이 아닌 녹화 방송으로 이미 상황이 다 종료된 후였다. 멤버들과 현장 녹화에 있던 관계자들도 몰래카메라였음을 알고 있었을 것. 현장 상황을 한 번 확인만 했어도 이 같은 오해는 빚어지지 않았을텐데 커뮤니케이션을 놓치면서 혼란을 가중시켰다.

시청자와 공조할 때 비로소 몰카가 빛나는 것. 시청자와 함께 짜고 치는 '몰래카메라'와 시청자가 상황을 잘못 인지하는 '오해'는 엄연히 다르다.

ran613@sportschosun.com

현장정보 끝판왕 '마감직전 토토', 웹 서비스 확대출시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