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리뷰]'톱스타→다큐 영재'…이민호, DMZ 야인이 되다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17-04-04 06:52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배우 이민호가 톱스타에서 다큐 영재로 다시 태어났다.

이민호는 3일 방송된 MBC 개국특집 다큐 'DMZ-더 와일드(이하 DMZ)'에 출연했다. 이민호는 단순한 나레이터가 아닌 700일간 촬영 스태프들과 DMZ에서 함께 했다.

이날 'DMZ' 방송은 오는 6월 5일부터 방송될 3부작 다큐의 프리뷰였다. 첫 다큐 촬영에 나선 이민호의 심경이 담긴 제작진과의 인터뷰에 방송 상당 분량이 할애됐고, "우린 ~와 같은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았다"라며 향후 방송 내용들이 예고됐다.

초보 프리젠터 이민호는 DMZ의 야생에 가까운 자연 앞에서 신기해하는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멧돼지와 5미터 거리에서 눈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고라니와 동물들을 이리저리 관찰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산란기에 들어간 괭이갈매기 무리 속에서 촬영하던 중 새똥을 맞는 굴욕도 당했다. 그는 "갈매기 소리에 정신병 걸릴 것 같았다"고 고통스러워하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 이민호는 야생에 물든 '야인'이 됐다. 그는 "제일 처음 든 생각은 '이걸 왜 한다고 했지?였다"면서 미소를 보였다. 수염을 깎기는 커녕 자기전에 물로 얼굴을 씻을 수 있기만 해도 다행일 정도의 고행길이었다. 이민호는 "한반도에서 만난 최악의 촬영지"라고 표현했다. 영하 20도의 추위에 떨다가 먹는 따끈한 라면 한 그릇은 성찬이었다.

촬영을 위해 1000m에 달하는 가파른 산길도 오르내렸다. 이민호는 "우리 장병들은 이 곳을 하루에도 수십차례 오르내린다"고 되새겼지만, 현실에서는 "허벅지가 찢어질 것 같다"며 괴로움을 토로했다. 그는 "평생 타볼 산을 다 탔다"면서 '화장실 어떻게 했냐'는 말에 "주변 바다에서 해결했다"고 답하는 등 완연한 자연인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이민호는 DMZ에 대해 "평화로움보다 무서움이 느껴지는 곳"이라고 표현했다. DMZ의 최상위 포식자가 된 멧돼지가 동족 포식을 하는 모습에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제가 살면서 본 그 어떤 것보다 잔인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고라니의 시체를 살피고 뱀을 만지며 톱스타가 아닌 다큐 프리젠터로 거듭났다.

DMZ에는 푸르른 자연만 있는 게 아니었다. 곳곳에 지뢰 조심 이정표가 놓여있고, 철창이 사람과 자연을 격리시키고 있었다. 이민호는 "DMZ 안에서 색다른 경험 그리고 새로운 걸 접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가장 많이 접한 건 지뢰였다"고 씁쓸하게 토로했다. 그는 "굉장히 평화로운데 무언가 엄청난 일이 벌어질 것 같은 느낌이다. 서울에서 1-2시간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인데, 놀라기도 하고 죄책감도 들었다. 한반도가 전시 국가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이민호는 나레이션을 통해 "매순간 경이로움과 마주했다"며 DMZ에 대한 경외감을 드러내는 한편 "정말 많은 분들이 생태계의 날것을 보여주기 위해 고생했다.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홍보도 잊지 않았다.

'DMZ-더와일드'는 반백년 넘게 인간의 출입을 허하지 않은 DMZ의 야생을 전하는 자연 다큐멘터리다. '아마존의눈물', '남극의눈물'의 제작진이 나섰다. 이민호는 출연료 한푼 받지 않은 재능기부의 형식으로 촬영에 임했다. 'DMZ' 본편 3부작은 오는 6월 5일 첫방송 된다.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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