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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배우 이민호가 톱스타에서 다큐 영재로 다시 태어났다.
초보 프리젠터 이민호는 DMZ의 야생에 가까운 자연 앞에서 신기해하는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멧돼지와 5미터 거리에서 눈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고라니와 동물들을 이리저리 관찰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산란기에 들어간 괭이갈매기 무리 속에서 촬영하던 중 새똥을 맞는 굴욕도 당했다. 그는 "갈매기 소리에 정신병 걸릴 것 같았다"고 고통스러워하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 이민호는 야생에 물든 '야인'이 됐다. 그는 "제일 처음 든 생각은 '이걸 왜 한다고 했지?였다"면서 미소를 보였다. 수염을 깎기는 커녕 자기전에 물로 얼굴을 씻을 수 있기만 해도 다행일 정도의 고행길이었다. 이민호는 "한반도에서 만난 최악의 촬영지"라고 표현했다. 영하 20도의 추위에 떨다가 먹는 따끈한 라면 한 그릇은 성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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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에는 푸르른 자연만 있는 게 아니었다. 곳곳에 지뢰 조심 이정표가 놓여있고, 철창이 사람과 자연을 격리시키고 있었다. 이민호는 "DMZ 안에서 색다른 경험 그리고 새로운 걸 접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가장 많이 접한 건 지뢰였다"고 씁쓸하게 토로했다. 그는 "굉장히 평화로운데 무언가 엄청난 일이 벌어질 것 같은 느낌이다. 서울에서 1-2시간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인데, 놀라기도 하고 죄책감도 들었다. 한반도가 전시 국가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이민호는 나레이션을 통해 "매순간 경이로움과 마주했다"며 DMZ에 대한 경외감을 드러내는 한편 "정말 많은 분들이 생태계의 날것을 보여주기 위해 고생했다.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홍보도 잊지 않았다.
'DMZ-더와일드'는 반백년 넘게 인간의 출입을 허하지 않은 DMZ의 야생을 전하는 자연 다큐멘터리다. '아마존의눈물', '남극의눈물'의 제작진이 나섰다. 이민호는 출연료 한푼 받지 않은 재능기부의 형식으로 촬영에 임했다. 'DMZ' 본편 3부작은 오는 6월 5일 첫방송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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