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코드] '차가운 금속, 화사한 깃털처럼' 피 바이 파나쉬 차선영 디자이너

이종현 기자

기사입력 2017-03-31 13:06


사진=파나쉬

[스포츠조선 엔터스타일팀 이종현기자] 권위 있는 공모전과 단체로부터 수상을 휩쓴 쥬얼리 디자이너가가 있다. 바로 쥬얼리 브랜드 파나쉬와 피 바이 파나쉬를 이끌고 있는 차선영 디자이너다.


사진=대영 박물관에 소장된 차선영 디자이너의 작품, THE MEDAL 2005 magazine

사진=스와로브스키 120주년 헤리티지 전시와 협업한 작품, 파나쉬
차선영 디자이너는 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유럽에서 한국까지 다양한 수상 경력을 보유한 유관의 여왕이다. 영국 세인트 마틴 재학 중 만든 메달이 2위에 입상해 대영박물관에 소장되기도, 스왈로브스키의 'Street Styles-Modren Tribes' Project에서도 3위를 수상해 수차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차선영 디자이너의 이런 이례적인 행보와 작품 세계가 드라마화 되기도 했다. 2014년 방송된 한지혜 윤계상 주연의 KBS2 드라마 '태양은 가득히'는 차선영 디자이너를 모티브로 한 드라마였다.

수준 높은 작품 퀄리티와 세간의 호평까지 사로잡은 차선영 디자이너는 2017년 또 한 번 무게감 있는 이력을 추가한다. 바로 피 바이 파나쉬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가 진행하는 패션 코드의 창의 브랜드로 선정된 것. 호랑이에 날개를 단 것 처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차선영 디자이너와 피 바이 파나쉬. 차선영 디자이너를 2017 F/W 패션 코드의 창의 브랜드관에서 만나보았다.


사진=2017 F/W 패션코드 창의 브랜드관, 셀럽스픽

사진=2017 F/W 패션코드 창의 브랜드관, 셀럽스픽
- 피 바이 파나쉬(P by Panache), 브랜드의 뜻이 뭔가?

기사들이 쓰는 투구 위에 달린 깃털을 파나쉬라고 한다. 눈에 띄게 하는 장식이다. 또한 아름답다는 뜻의 형용사기도 하다.

- 상당히 생소한 단어다. 이 단어를 브랜드 명으로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투구는 금속으로 만들어지지 않나. 메탈의 차갑고, 단단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 위에 파나쉬, 깃털 장식은 유연하고 아름답고 여성스럽다. 이런 대조가 쥬얼리랑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금속을 이용해 작품을 만들지만 여자들을 위하고, 로맨틱하고, 부드럽고 아름답지 않나.


- 두 단어 사이의 대조가 포인트 였다.

그렇다. 그래서 우리 브랜드에는 꽃, 나비 처럼 일반적인 쥬얼리의 모티브들이 없다. 너무 여성스러운 이미지 보단 금속과 깃털의 대조처럼 중성적이면서도 저희만의 색깔을 보여주려고 한다. 그래서 구조적이고 입체적인 디자인들, 그리고 네거티브 스페이스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사진=파나쉬(깃털 장식)과 투구, 위키피디아

사진=파나쉬 2017 F/W 커브 컬렉션 룩북, 파나쉬
- 그런 유니크한 색깔이 높은 평가를 받는 것 같다. 창의 브랜드로 선정도 되었다.

피 바이 파나쉬는 2009년 런칭했는데 작년 창의 브랜드로 선정됐다. 처음 지원한 거였는데 운이 좋았다.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지만 그만큼 되기 어렵다는 걸 모든 디자이너들이 알고 있더라. 한 시즌 지나고 두 번째 시즌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만큼의 효과, 베네핏을 실감하고 있다.

- 창의 브랜드의 어떤 점이 도움이 되나.

일단 지금 참여하고 있는 패션 코드처럼 바이어를 직접 만날 수 있고, 어레인지 해주는 게 좋은 것 같다.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부분이다. 해외 트레이드쇼에서 바이어들을 만나는데 그 바이어들이 패션 코드로 인해 한국을 방문하면서 그 흐름이 자연스레 이어지는게 좋았다. 두 번째는 심사가 아주 엄격하고, 또 생각지 못한 부분에 대해 각 전문가 분들께서 조언을 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됐다.

- 피 바이 파나쉬만의 색깔에 대해 설명해 준다면.

대세를 따라가면서도 우리 만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고 싶다. 예를 들어 뒤에서 나오는 형태의 귀걸이가 요즘 트렌드지 않나. 커다란 링 귀걸이도 그렇고. 이런 트렌드를 따라가면서도 우리만의 색을 넣으려고 한다. 이번 커브 컬렉션의 비대칭적 요소, 오래된 거울 느낌의 빈티지한 스톤. 이런게 바로 우리만의 터치다.
사진=비대칭 커브 이어링, 피 바이 파나쉬

사진=더 쇼케이스랩 X 10 꼬르소꼬모 X 국립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파나쉬
- 트렌디하면서도 색깔을 잃지 않는 것. 정말 어려운 일이다. .

시간과 노력이 정말 많이 드는 일이다. 그런데 창의 브랜드로 선정되면서 시간과 돈, 어떤 자유 같은 것을 얻는 것 같다. 약간의 차이를 만들기 위해선 시간과 돈, 노력이 필요한데 지원을 받기 때문에 더 자유롭게 몰두할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이번 시즌 퀄리티가 좋아졌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 여유가 곧 작품의 퀄리티를 만들었다는 말이다.

잘 하는 디자이너와 더 잘 하는 디자이너의 차이는 정말 조금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더 잘 할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될 수 있는 기반이 생긴 것이다.

- 파인 쥬얼리 브랜드 파나쉬를 하다가 서브 브랜드 피 바이 파나쉬를 런칭하게 된 배경은?

영국에서 스와로브스키 컴페티션에서 큰 상을 탄 적이 있다. 그 때부터 스와로브스키 코리아와 1년에 한 번정도 스패셜 이벤트 때 쇼피스를 만들어왔다. 그런데 그쪽에서 스와로브스키 스톤을 사용하는 패션 쥬얼리를 런칭해보는 건 어떻냐고 제안했다. 항상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에 2009년에 시작하게 됐다.


사진=더 쇼케이스랩X클래식 앙상블 디토, 파나쉬

사진=파나쉬 2017 F/W 커브 컬렉션 룩북, 파나쉬
- 파인 쥬얼리와 패션 쥬얼리에 차이가 있다면?

패션 쥬얼리가 조금 더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는 게 있는 것 같다. 파인 쥬얼리는 다 내츄럴 스톤, 천연석을 쓰다보니 같은 스톤을 다음에 구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스톤의 볼륨, 상태에 따라 한계가 있는 편이다. 예를 들어 손바닥만한 다이아몬드를 쓴 작품을 만들고 싶어도 스톤이 존재하지 않을 수도, 또 고가여서 도전하기도 힘들다. 반면, 패션 쥬얼리는 정말 자유롭다. 자연적인 스톤도 너무 아름답지만 자연에 없는 이펙트, 색깔도 사용할 수 있다(하하).

- 표정을 보니 정말 즐거움이 느껴지는 것 같다.

쥬얼리는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지하게 대를 이어 물려준다던지, 약속의 증표로 간직한다던지. 이런 의미 있는 쥬얼리도 중요하고 아름답지만 패션 쥬얼리는 즐겁게 착용하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들이었으면 좋겠다. 귀걸이를 한 여자가 16% 더 예뻐보인다는 통계도 있지 않나?

- 마지막으로 패션, 쥬얼리 후배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시간이 들고 어렵더라고 자신만의 색깔을 찾는게 중요하다. 사실 당장 생존을 위해, 판매를 위해 있는 것을 따라하기도 하고 비슷한 걸 만들 때도 있지만 진지하게 고민해낸 자신만의 색깔, 있는 것을 변형한게 아니고, 없는 것을 창조해내는 것에 도전했으면 좋겠어요.

overman@sportschosun.com

현장정보 끝판왕 '마감직전 토토', 웹 서비스 확대출시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