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월계수' 구재이, #모델#차도녀#악녀 세 편견을 깨다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3-17 13:48 | 최종수정 2017-03-17 13:50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구재이가 KBS2 주말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구재이는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미사 어패럴의 맏딸이자 이동진(이동건)의 전처 민효주 역을 맡았다.

민효주는 도도하고 자존심도 센 탓에 여린 속내를 감추고 사는 캐릭터였다. 권력욕이 강해 남편 이동진을 성공을 위한 도구 정도로 대우하지만, 결국 그가 이혼 요구를 받아들이자 무너져내린다. 어떻게든 이동진을 되찾고자 홍기표(지승현)까지 찾아가지만 이미 끝난 사이라는 말만 듣고 상처받는다. 이러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건 구재이 본인에게도 꽤 어려운 숙제였다. 자신의 성격과 정반대인 캐릭터의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는 게 쉬운 작업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저는 쿨한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처음에 효주를 이해하기가 어려웠어요. 왜 그렇게 집착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나중에 연실(조윤희)이가 사무실에 도시락을 싸와서 마주치는 신이 있었는데 그 신이 정말 슬펐어요. 두 사람한테 효주는 투명인간처럼 존재감이 없는 거잖아요. 이렇게 자존심 센 여자라면 동진이 연실에게 그렇게 사랑스러운 눈빛을 보내는 걸 보면서 가만히 있었을까 싶었어요. 왜 그걸 보고 있는지 효주가 너무 안쓰러워서 마음이 찢어졌어요."


사실 구재이는 이제까지 줄곧 차도녀, 혹은 악녀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모델 출신이라는 이미지 때문인지, 서구적인 얼굴과 몸매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계속해서 비슷한 캐릭터를 맡는다는 건 배우에게는 꽤 갑갑한 일이다.

"원래 연기에 대한 자신이 없었어요. 연기자라는 진로도 늦게 선택한 편이거든요. 연기는 정말 어렵고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감히 연기를 할 수 있을지 자신감이 없었죠. 그런데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을 하면서 연기가 재밌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도전 의식이 생기더라고요. 모델스러운 이미지로 보신다는 게 장벽이긴 하지만 그것도 제가 깨야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다양한 것에 도전하고 부딪혀봐야 할 것 같아요."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그래서 구재이에게 아주 특별한 작품이다. 8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출연진들과 함께 호흡하며 자신의 틀을 깰 수 있었기 때문이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정말 특별한 작품이에요. 회사 신입사원이 된 느낌이었어요. 8개월이 짧은 시간이 아니니까요. 이렇게 오래 한 작품을 한 건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연기가 더 좋아진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구재이는 분위기메이커로서 활약해준 차인표 현우 라미란 오현경, 그리고 연기 조언을 아끼지 않은 박준금에 대한 고마움도 드러냈다.

"선배님들이 현장 분위기 자체를 너무 편하게 해주시고 으›X으›X 할 수 있게 많이 도와주셨어요. 경험이 많지 않은 신인 입장에서는 현장에 가는 것도, 선배들과 같이 연기하는 것도 즐거웠죠. 제일 기억에 남는 신이 박준금 선배님과 화해하는 장면이었어요. 제사 때 친엄마 유언을 듣고 가까워지는 그 신이요. 두 사람 모두 감정신이었는데 선배님이 '이 대사에서 소리를 질러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셨어요. 그대로 했더니 연기하기가 편하더라고요. 나중에 감사 문자도 보냈어요."

그래도 아쉬움은 남기 마련이다.

"제가 많이 성장했다고 느껴요. 많이 배웠고 연기가 재밌어지고 이렇게 역할을 생각해내는구나 하는 걸 알게 됐어요. 저 혼자 효주에 대해 생각하고 나 혼자만의 소설을 써보기도 하고 그런 재미가 있더라고요. 이래서 사람들이 연기를 하는구나 하는 걸 알게 해줬어요. 그래도 아쉬움이 커요. 제가 더 연기를 잘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어요. 더 세게 할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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