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손현주 "데뷔 초 '2주짜리'로 불리던 나, 악착같이 버텼다"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7-03-16 11:58


배우 손현주가 15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보통사람'의 언론시사회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보통사람'은 1980년대, 보통의 삶을 살아가던 강력계 형사 성진이 나라가 주목하는 연쇄 살인사건에 휘말리며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왕십리=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7.03.15/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손현주(52)가 데뷔 28년차를 맞은 것에 "악착같이 버틴 결과다"고 말했다.

휴먼 영화 '보통사람'(김봉한 감독, 트리니티엔터테인먼트 제작)에서 가족과 함께 평범한 행복을 누리고 싶었던 강력계 형사 강성진을 연기한 손현주. 그는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1989년 연극배우로 첫 단추를 끼운 손현주. 그는 1990년 극단 미추의 단원으로 입단해 마당극으로 본격 연기 생활을 펼쳤고 1991년 KBS 14기 공채 탤런트에 발탁돼 행보를 넓혔다. 1990년 KBS1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1992년 KBS2 '형', 1995년 SBS '모래시계', 1996년 KBS@ '첫사랑', 1996년 MBC '서울 하늘 아래', 1998년 KBS2 '거짓말'·SBS '미우나 고우나', 2000년 SBS '도둑의 딸', 2001년 KBS2 '학교4', 2001년 MBC '결혼의 법칙', 2003년 MBC '앞집 여자', 2005년 SBS '돌아온 싱글'·KBS2 '장밋빛 인생', 2006년 MBC '여우야 뭐하니', 2007년 MBC '히트'·SBS '조강지처 클럽', 2009년 KBS2 '솔약국집 아들들', 2010년 SBS '이웃집 웬수', 2012년 SBS '추적자 THE CHASER', 2013년 SBS '황금의 제국', 2014년 SBS '쓰리 데이즈' 등 주옥같은 수많은 명작 드라마를 탄생시켰다.

특히 손현주는 '장밋빛 인생'에서 반성문 역으로 '국민 밉상'으로 등극, '2005년 KBS 연기대상' 남자 우수상을 수상했다. 당시 손현주는 주야장천 아내 속만 썩이는 바람난 남편을 연기했는데, 고(故) 최진실과 극강의 호흡을 선보여 인기를 모았다. 또한 그는 '솔약국집 아들들'에서 송진풍 역으로 '국민배우' 반열에 등극, '2009 KBS 연기대상'에서 남자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전성기를 맞았고 이후 '추적자 THE CHASER'의 백홍석 역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 '2012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았다.

그야말로 국내 최고의 믿고 보는 명품 배우, 연기 신(神)으로 등극한 손현주. 충무로 행보도 화려했다. 1996년 영화 '피아노 맨'(유상욱 감독)으로 스크린에 입성한 그는 이후 '기막힌 사내들'(98, 장진 감독) '킬러들의 수다'(01, 장진 감독) '맹부삼천지교'(04, 김지영 감독) '라이어'(04, 김경형 감독) '투 가이즈'(04, 박현수 감독) '이대로, 죽을 순 없다'(05, 이영은 감독) '연리지'(06, 김성중 감독) '펀치 레이디'(07, 강효진 감독) '더 게임'(08, 윤인호 감독)을 거친 손현주는 '은밀하게 위대하게'(13, 장철수 감독)를 통해 695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후 첫 원톱 주연작인 '숨바꼭질'(13, 허정 감독)로 560만 관객을 동원하며 티켓파워를 과시한 손현주는 '악의 연대기'(15, 백운학 감독)를 통해 219만명, '더 폰'(15, 김봉주 감독)으로 159만명을 연달아 끌어모으며 명실상부 충무로 최고의 '스릴러 킹'으로 거듭났다. 관객으로부터 '장르가 곧 손현주'라는 수식어를 얻게 된 손현주. 이러한 그가 오랜만에 '보통사람'으로 휴먼 장르에 도전, 올봄 극장가를 뭉클한 감동으로 이끌 전망이다.

'보통사람'에서 다리 아픈 아들, 말 못하는 아내, 비루한 현실에서 깡과 근성으로 버티는 형사 강성진을 연기한 손현주. 두말하면 입 아픈 탄탄한 연기력과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보통사람'을 이끄는 그는 이번 작품에서 소시민의 페이소스를 자아내는 명품 연기로 눈길을 끈다.

손현주는 "알고보면 소시민 역을 많이 했다. 극단 생활하다 방송으로 옮기면서 조·단역도 많이 했다. 존재감이 있었을 때부터는 역할에 대한 일정 주기가 있었던 것 같다. 초반에는 처가살이하면서 장모한테 구박받는 역할을 약 2년간 했다. 처가살이가 끝난 후에는 슬슬 바람을 피우는 역할을 해왔다. 주기적으로 2년씩 하게된 것 같다. 또 '솔약국집 아들들'에서 큰 형을 연기했다. 주로 내가 맡았던 역할은 변변치 않은 역할들이었다. 소소한 가정, 힘 없는 아버지, 근근이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을 연기했다. 연기하면서 느낀 게 평범한 역할이 참 대단한 것 같다. 평범하게 살기 위해 지금 열심히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해보면 80년대는 부족하긴 했지만 사회적으로 중산층이 많았다. 오죽했으면 드라마 제목도 '우리집은 중산층'이라는 게 있을까. 요즘은 피라미드처럼 뾰족한 상태라 다들 힘들어 하는 것 같다. 방송 초기에 비해 분위기도 많이 바뀌었고 요즘은 옛날이 그립기도 하다"고 곱씹었다.


그는 "드라마를 처음 할 때 단역을 많이 하면서 소시민의 연기를 배운 것 같다. 연기 잘하는 선배들을 많이 봤고 또 방송 데뷔 초에는 연기 잘하는 선배들의 대본, 방송 전 콘티를 가져가서 비교 하면서 연기를 익혔다. 장난스럽게 했던 것이 쌓여서 내공이 생긴 것 같다. 그런 지점들이 나에게 도움이 많이 됐다"며 "방송 처음부터 큰 역을 맡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굳은살을 키워준 감독들에게 감사하다"고 답했다.

이어 "사실 데뷔 초에는 손현주로 불리기 보다는 '야~' '어이~'로 불릴 때가 많았다. '어떻게 하면 방송에서 살아남을까?' 고민을 많이 했던 때다. 그때 내게 방송국은 놀이터였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배역이 바뀌는 일도 많았다. 힘들다는 생각은 안 했다. 모든 역할이 힘들었지만 그땐 그것도 재미있었다. 늘 내 인생은 죽기 살기로 할 수밖에 없었다. 이상하게 내가 드라마를 할 때는 위태롭게 '짤린다' '2주짜리'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추적자 THE CHASER' 역시 4번정도 라인업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오랜시간 내공을 쌓고 쌓아 지금의 손현주가 만들어지게 됐다는 것. 그는 "주연을 맡은지 몇 년 안됐다. 주연이라기보다는 자리매김 할 때가 얼마 안된 것 같다"고 겸손을 보였다. '장르가 곧 손현주'라는 극찬에 대해서 손현주는 "악착같이 살아왔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칭찬이었던 것 같다. 연극으로 시작해 방송, 영화를 했는데 나 외에도 그런 배우들이 좀 있다. 그 사람들을 보면 모두 악착같이 살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연기를 잘하며 살아남은 배우들을 보면 악착같이 살아서 현재가 있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이런 배우들이 경제적으로 풍족했다면 지금의 자리까지 못 왔을 것이다. 다들 짤리지 않기 위해 죽기 살기로 했다. 나도 내일은 없다라는 생각으로 한 신 한 신, 한 컷트 한 컷트를 만났다"고 진심을 전했다.

한편, '보통사람'은 1980년대, 보통의 삶을 살아가던 강력계 형사 성진이 나라가 주목하는 연쇄 살인사건에 휘말리며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손현주, 장혁, 김상호, 조달환, 라미란, 정만식, 지승현 등이 가세했고 '히어로'의 김봉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3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오퍼스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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