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박혜수가 뼈아픈 성장통을 앓았다.
박혜수는 tvN 월화극 '내성적인 보스'에서 채로운 역을 맡아 데뷔 후 첫 여주인공 도전에 나섰다. 방송 전까지의 분위기는 좋았다. JTBC '청춘시대'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뒤 바로 선택한 작품인 만큼 시청자도 큰 기대를 드러냈다. 여기에 MBC '일밤-복면가왕'에도 얼굴을 비추며 다재다능한 끼를 발산, 관심의 중심에 섰다. 그러나 방송 직후 평가는 곤두박질쳤다. 시청자는 어색한 발음과 발성, 연기톤 등을 문제 삼으며 맹공격에 나섰다. 데뷔와 동시에 호평만을 받았던 박혜수에게는 꽤나 쓰린 경험이었던 셈이다.
박혜수의 연기 내공이 부족했던 건 사실이긴 하다. 정말 연기력이 좋은 배우였다면 작품과 캐릭터의 결함을 모두 끌어안고, 빛 바랜 전개조차 멱살잡고 끌고갔을 것이다. 그러나 박혜수는 분명 이러한 내공까지 갖고있진 못했다.
다만 '내성적인 보스' 자체적인 문제까지 배우에게 전가하는 건 너무 과하다. '내성적인 보스'의 패인 중 하나는 공감되고 설득력 있는 캐릭터 설정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채로운 캐릭터만 봐도 그렇다. 초강력 친화력의 신입사원이라는 설정을 살리기 위해 초면에 남자 머리채를 잡고, 그를 추적해 사무실을 뒤집어 놓는 등 과한 행동을 요구했다. 이는 채로운의 밝고 외향적인 성격을 드러내기는 커녕 예의도 모르는 민폐 캐릭터로 전락시켰다. 이에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결국 '내성적인 보스'는 대본 및 촬영 분량 전면 수정이라는 초강수를 두기까지 했다.
대본 수정 이후 박혜수의 연기는 안정을 찾아갔다. 상큼 발랄한 매력으로 설레는 러브라인을 그려내는 한편 연우진과의 코믹 케미로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언니와의 사연이 공개될 때마다 애절한 감성 연기를 선보여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에 후반으로 접어들수록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는 호평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제로 베이스로 떨어진 캐릭터 호감도와 기대감을 끌어올리기란 힘겨운 사투였다.
어쨌든 박혜수는 눈물겹게 첫 주연작을 마무리했다. 열일한 배우 입장에서는 억울할수도 있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주저앉을 필요는 없다. 아직 어린 만큼 가능성은 충분하기에 패인을 잘 분석해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는다면 백마디 호평보다 더 귀한 가치가 되기 때문이다. 박혜수의 미래를 응원하는 이유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현장정보 끝판왕 '마감직전 토토', 웹 서비스 확대출시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