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로 본 영화①] 김민희, 연기로 사생활 논란 불식시킬까

배선영 기자

기사입력 2017-03-15 09:20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스틸

[스포츠조선 배선영 기자]김민희를 배우로서 최고의 자리에 도달시켜 준 영화는 다름 아닌 13일 국내 언론에 공개된 '밤의 해변에서 혼자'다. 김민희가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이후 감독 홍상수와 두 번째로 작업한 이 영화는 지난 2월 개최된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여자연기자상을 수상하게 된 작품이다. 국내 여배우가 베를린에서 이런 낭보를 들려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에 대대적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으나, 동시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린 것도 사실이다. 이는 바로 감독 홍상수와의 불륜설 때문이다.

지난해 영화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홍상수 김민희의 불륜 보도 이후, 두 사람은 국내 공식 석상을 자제했다. 그러나 베를린에서의 쾌거 이후, 첫 국내 공식 석상인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시사회에 두 사람이 모두 참석했다. 국내 50여 개 매체가 몰릴 정도로 이날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고, 그 열기를 더욱 뜨겁게 만든 것은 "진솔하게 사랑하는 사이"라며 관계를 인정한 두 사람이었다.

결국, 이날의 관심은 김민희가 두 사람의 관계를 인정하기 직전 한 말 "영화로만 관심과 집중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생겼다. 무엇보다 기뻤던 것은 영화가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는 순간이 많았는데, 좋은 평들이 쏟아져 나왔을 때 기분이 좋았다"와는 달리, (국내에서는 파격이라는 말로 설명이 가능한) 두 사람의 사생활 인정으로 흘러갈 밖이었다.

이런 상황을 몰랐을리 없는 두 사람이 고민 끝에 공식 석상에 나와 관계를 인정하는 정공법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계는 작품과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결국 두 사람을 그 자리에 서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베를린 은곰상의 영예를 안게 만든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속 김민희는 유부남 감독과의 불륜 이후 갈등하는 배우 영희를 연기한다. 영희는 화장기 없는 얼굴로 담담하고 씩씩하게 자신과 자신의 욕망을 이야기하지만, 때로는 스트레스에 지쳐 히스테릭하기도 하고, "너 참 매력적이야"라는 상대의 칭찬에는 해사하고 순수하게 웃기도 한다. 그 모습에는 김민희 특유의 세상에 무감한 듯한 나른함과 함께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받은 영화 '아가씨' 속 히데코의 그것처럼 조금은 야릇한 모습까지 갖고 있다. 이런 영희의 심리적 분열은 은근한 힘으로 관객을 집중하게 만든다.


사진=베를린 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김민희는 여전히 홍상수 식이라 설명할 수 있는 혼란과 유머로 빚어진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것에 성공했다. 몇몇 장면에서는 김민희 연기의 힘이 홍상수 식 서사의 매력을 뛰어넘었다는 인상도 준다. 평단과 관객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았던 '아가씨' 이후 또 한 번 그녀는 배우로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다.

결국 이날의 파격적인 인정과 두 사람의 관계를 떠올리게 만드는 영화의 소재 탓에 사생활에 대한 세간의 입방아는 멈추지 않겠지만, 그들을 용감하게 만든 것은 결국 김민희의 연기였다.

한편, 영화 속 주변 인물들 다수가 영희의 복잡한 심리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면서 그녀를 보호하고 아낀다는 점에서 어쩌면 이 영화는 홍 감독에 김민희에 대한 지긋한 찬가로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홍 감독의 찬가는 영화 밖 김민희의 보폭을 줄였을지 모르나 적어도 영화 속 '배우' 김민희를 더 유연하고 자유롭게 춤출 수 있게 만든 것만큼은 분명한 것 같다.


sypo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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