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오랜만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김민희의 선택은 수트였다.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마침내 세상 밖으로 나왔다. 13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시사회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 두 사람이 참석했다. 외신 사진이나 파파라치 컷을 통해 간간이 소식을 들려줬지만, 지난해 6월 불륜설이 처음 보도된 후 국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처음이었다. 오랜만에 등장인 만큼 또 나름의 결단을 내리고 나타난 만큼 김민희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세간의 관심이 쏠린 것도 당연했다.
모델 출신 배우이자 늘 변치 않는 감각의 패셔니스타 타이틀을 지키고 있던 김민희는 수트 패션을 택했다. 자연스러운 라인이 돋보이는 오버 사이즈 수트 재킷에 같은 어두운 톤의 팬츠를 매치했다. 카라가 없는 재킷은 우아했고, 메탈릭한 라인 포인트가 들어간 팬츠는 트렌디했다. 이너로는 순백의 블라우스를 택했다. 깔끔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멋이 돋보이는 매력적인 스타일. 브랜드 역시 평소 즐겨 입던 프랑스 명품 브랜드 르메르(Lemaire)의 컬렉션 아이템이다.
김민희는 최근 중요한 공식석상에서 화려하고 지극히 페미닌한 스타일을 선보여왔다. 영화 '아가씨'로 칸 국제영화제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을 때나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베를린의 레드카펫을 밟았을 때 모두 그랬다. 특유의 흰 피부를 돋보이게 하는 화사한 컬러는 물론 러플 장식이 달린 러블리한 드레스룩, 아니면 시스루 레이스 디테일의 고혹적인 블랙 드레스로 아름다움을 뽐냈었다.
그러던 김민희는 어느 순간부터 차분해진 스타일을 선호했다. 과감한 컬러보단 블랙, 장식이 달린 디테일보단 미니멀하고 포멀한 아이템이 눈에 띄는 스타일이었다. 특히 베를린 국제영화제 당시 '밤의 해변에서 혼자' 수상 직후 기자회견에서는 블랙 시스루 드레스 위에 홍상수 감독의 잿빛 재킷을 걸쳤고, '베를린의 여왕' 이라는 타이틀과 홍상수와의 스캔들과 어우러져 이 스타일은 많은 화제를 낳았다.
그리고 오랜만에 서게 된 공식석상에서의 선택은 수트. 우선 김민희의 이번 선택은 트렌드를 따른 것으로 보인다. 패션계 전반에 성별 경계가 허물어지는 젠더리스와 매니시 바람이 불면서, 국내외 많은 여배우가 공식 석상을 통해 수트를 선보이고 있다. 이는 당당함의 표현이면서 멋스러운 무드를 내기에 좋기 때문이다. 또 성숙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늘 트렌드를 앞서가던 김민희이기에 세계적인 여배우의 위치로 올라선 이때, 더욱 성숙하고 포멀한 분위기로 스타일의 변화를 꾀했을 수 있다. 자리가 자리이니만큼 과하게 튀는 것을 피했을 가능성도 있다. 따가운 눈총을 피하기 위해 과하게 화려하거나 튀는 아이템들은 지양하고 포멀하고 점잖은 스타일을 보여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 블라우스 또한 색감이 있거나 화려한 소매 커프스가 달린 것으로 선택하지 않고, 깔끔한 화이트에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고른 데서 알 수 있다.
홍상수 감독은 평소 셔츠와 코트, 스웨트 셔츠 등의 아이템으로 클래식하면서도 깔끔한 무드의 스타일을 즐겨왔다. 이날 그의 선택은 김민희와 같은 짙은 블루 톤과 미니멀한 실루엣의 맥코트. 마치 감독과 배우로서, 혹은 그들의 입으로 직접 밝힌 "사랑하는 사이"로서 의도했든 의도치 않았든 비슷한 무드를 풍기고 있다.
한편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유부남과 사랑에 빠진 여배우의 이야기로 오는 2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김민희는 이후 홍 감독의 21번째 장편영화이자 4번째 호흡을 맞춘 신작 촬영을 이어갈 계획이다.
gina1004@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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