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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주춤했던 한국영화를 일으켜 세울 '구원투수'가 탄생했다. 스크린을 씹어 삼킨 한석규와 김래원의 피와 땀, 그리고 눈물이 서려있는 '프리즌'. 근래에 보기 드문 악인 열전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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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 변신을 시도한 한석규는 "순서로보면 '프리즌'을 먼저 촬영했다. '프리즌'을 지난해 이맘때 촬영했고 그해 가을부터 '낭만닥터 김사부'를 시작했다"며 "본능적으로 '프리즌' 시나리오를 봤을 때 구현해내기가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인물이 결코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직업이 이렇다보니 '한번 해보자' 싶었다. 늘 안주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프리즌'의 모든 동료들과 함께 작업을 해 나가다 보니 다른 동료들이 많이 채워줄 것 같았고 결국 '나만 잘하자'가 됐다. 영화를 보면서도 아쉽다. 물론 내 연기는 늘 아쉽다. 다음에도 아쉬운 점을 보강해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고 소신을 밝혔다.
한석규는 '프리즌'에 함께한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연기할 때 상대역이 많을 수록 어렵다고 생각한다. 혼자 연기할 때는 내가 하는 액션만 필요하기 때문에 생갭다 쉽다. 그런데 상대역이 많으면 리액션을 많이 해야해 더 집중해야 한다"며 "배우가 가장 즐거울 때는 여럿과 함께 호흡을 주고받는 순간이다. 이런 동료들과 다른 작품에서 또 다시 만났을 때 느껴지는 연륜이 참 좋다. 이들과 언젠가 또 다시 만나 합을 맞춰 봤으면 좋겠다"며 동료들에 대한 애틋함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한석규는 "배우를 하면서 힘들 때, 혹은 스스로에게 구차한 변명이 생길 때가 있다.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라는 생각이 들 때 괴로워진다. 스스로 검열하는 분위기가 못견디게 힘들다. 우리들이 하는 이야기는 가짜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가짜를 통해서 진짜의 정곡을 찌를 수 있는게 우리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으로 지금까지 발버둥쳤다. 평생 그런 무대를 과연 몇 번이나 만날지 기대되고 늘 그러길 원하고 있다. 하여튼 한국영화를 많이 응원해주길 바란다"고 자신만의 연기 철학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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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규와 첫 호흡을 맞춘 김래원 또한 색다른 변신으로 눈길을 끈다. 일명 '여심 스나이퍼'로 활약한 그가 '프리즌'에서는 특유의 깡다구 넘치는 성격으로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키는 전직 꼴통 형사로 180도 변신한 것. 영화 '강남 1970'(15, 유하 감독)에 이어 2년 만에 관객을 찾은 김래원은 '강남 1970' 보다 더욱 강렬한 모습으로 '프리즌'을 이끈다.
김래원은 "한석규 선배와 친분 덕분에 소통하는 데 수월했다. 한석규 선배가 동등하게 대해줘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프리즌'에서 화려한 맨몸 액션을 펼친 에피소드도 만만치 않았다. 김래원은 "처음 교도소에 들어가서 패거리에게 구타당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거꾸로 매달려야 했고 그 장면이 가장 힘들었다. 거꾸로 매달리는데 목이 부러지는 줄 알았다"며 "운동장에서도 액션 신이 많았는데 일단 액션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교도소란 무기를 사용할 수 없는 공간이라 제약이 많았다. 보통 액션은 무기와 도구를 이용해 하는 액션이 상당하지 않나? 그런데 교도소 안에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맨손으로 액션을 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다다. 그럼에도 비교적 만족스럽게 나와 다행이다"고 한숨을 돌리기도 했다.
한편, '프리즌'은 한석규, 김래원, 정웅인, 조재윤, 신성록이 가세했고 '남쪽으로 튀어' '마이웨이' '마당을 나온 암탉' 등을 집필한 나현 감독의 첫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2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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