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김재욱이 악역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
김재욱은 OCN 드라마 '보이스'에서 희대의 사이코패스 모태구 역을 맡았다. 모태구는 12세 때 아버지가 경쟁사 사장을 죽이는 모습을 목격하고 사이코패스의 길을 걷게 됐다. 그의 부친은 아들에 대한 죄책감에 잘못을 덮어주기에 바빴고 덕분에 모태구의 사이코패스적 성향은 강화됐다. 그리고 자신의 심기를 거스르는 이들을 잔인하게 살해하기 시작했다.
무진혁(장혁)의 아내와 강권주(이하나)의 부친을 살해하고 심춘옥(이용녀) 판타지아 장마담(윤지민) 등도 차례로 해치웠다. 갈수록 모태구의 범행 수법은 대담하고 잔인해졌다. 처음엔 케틀벨로 피해자의 머리를 내려치는 형식을 취했지만 피해자의 시신을 벽에 매달거나 신체 일부를 적출하는 등 가학성을 띄기 시작했다. 그것도 모자라 범행 흉기에 붙은 피해자의 머리카락을 수집하는 기괴한 모습을 보여 시청자의 학을 떼게 했다.
결국 12일 방송된 마지막회에서 모태구는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수감된 정신병원에서 환자들에게 난도질 당해 숨을 거둔 것이다.
역대급으로 잔인한 사이코패스의 등장에 시청자는 신세계를 맛봤다. 기존 드라마에서 등장한 사이코패스, 혹은 소시오패스는 권력과 탐욕을 지키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일이 잦았다. 그런데 온전히 자신의 쾌락과 흥분을 위해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 모태구의 가학적 사이코패스적 행보는 이제까지 보기 드물었던 것이라 충격을 안겼다.
특히 이러한 모태구를 연기하는 김재욱의 연기가 인상깊었다. 무표정하고 냉혹한 살인마로 국한됐던 사이코패스의 이미지만 표현한 것이 아니라 살인 행위에서 희열을 느끼고, 새로운 살인 대상을 찾아내자 신기한 장난감을 만난 어린아이처럼 천진하게 즐거워하는 정신병자의 모습까지 보여주며 소름끼치는 섬뜩함을 선사했다. 그가 '커피프린스 1호점'의 훈남 배우였다는 것을 잊어버릴 정도로 강렬한 연기 변신이었다. 덕분에 시청자들 역시 '퇴폐미 가득한 악역', '역대급 사이코패스', '남규만을 넘은 악역'이라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악역 연기의 새로운 기준을 정립했다는 평이다.
'보이스'로 확실한 존재감을 어필한 김재욱이 다음에는 어떤 연기로 시청자의 마음을 훔칠지 벌써 기대가 쏠리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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