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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음악 하는 데 크게 성장하는 전환점이자 변곡점이 되리라 생각한다."
-먼저 '그래미 어워드' 심사위원 위촉을 축하한다.
데뷔 20주년과 군 입대를 앞두고, 기적과도 같은 경사스러운 일이 생겼다. 가문의 영광이다. (웃음)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그래미 어워드'는 '음악계의 아카데미 시상식'이라 불리는 전 세계 뮤지션들의 꿈의 시상식이다. 이런 시상식 여러 부문의 수상자를 결정하는데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게 어깨가 무겁고 감개무량하다.
20년 동안 한 우물만 파온 걸 보상받은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너 다시 그때로 돌아갈래?'라고 물으면 '안 돌아가겠다. 그게 최선이었다'라고 답할 순간이 많다. 치열하게 산 것에 대한 보상 같다.
-곧 데뷔 20주년이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이렇게 좋은 커리어에 방점을 찍는다는 생각이 들어 감사하다. 감사라는 단어가 많이 생각나고 뭉클하다. 또 뜻깊은 순간을 앞두고 입대할 수 있어서 행복한 사람이다. 난 진짜 선택받은, 평생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 사람이구나 싶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나 순간이 있나.
아무래도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의 삶과 음악 인생 통틀어서 기억에 남는 아름다운 추억이다. 카네기홀도 기억에 남는다. 또 감사한 얘기를 하자면, '천 개의 바람이 되어'를 세월호 참사 추모곡으로 헌정하고, 대표곡이 되었다는 게 뜻깊은 일이다. 굉장히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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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이에 가는 것도 죄송하다. 뒤늦은 입대인데 많은 분들에게 회자 된다는 거 자체가 송구스럽다.
-대한민국의 남자이자, 음악인으로서 군대가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
많은 영향을 주고, 영감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12살에 데뷔했기 때문에 학교도 꾸준히 다닌 게 아니라 병행했고, 조직 생활도 해본 적이 없어서 굉장한 경험과 자산이 될 거 같다. 살아가는데, 음악 하는 데 크게 성장하는 전환점이자 변곡점이 되리라 생각한다.
-같은 날 절친 광희도 입소한다.
광희는 논산, 나는 파주다. 광희랑 동반입대를 신청한 것도 아닌데 같은 날 입대하게 됐다. 만나기로 했는데 서로 워낙 일이 바빠 전화통화도 힘든 게 애로사항이다.
-머리 자른 모습이 기대된다.
내 인생의 굴욕 흑역사로 남을까 봐 비공개 입소하고 싶었다. 머릿발이 사라질까 봐.(웃음)
-주변에선 어떤 조언을 해준던가.
군필자들은 생각했던 것보다 별거 아니라고 하기도 하고, 살면서 이런 경험도 할 수 있는 거라고 해주기도 한다. 조언도 감사하다. 그래도 내가 막상 가서 부딪혀 봐야 알 거 같다.
-평소 계획을 세우며 성실히 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좀 이르지만 혹시 제대 후 계획도 세웠나.
제대와 동시에 데뷔 20주년 송년 음악회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전국 투어는 못하겠지만, 데뷔 20주년을 그냥 넘기면 안 되니까. 대관 확정은 안 했지만,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 전당 등 늘 하던 곳에서 할 계획이다.
-지난 1일, 입대 전 마지막 콘서트에서 눈물을 흘렸다던데 많은 생각이 들었을 거 같다.
팬들이 먼저 우는 모습에 울컥해서 눈물이 났다. 군대 가는 생각에 운 건 아니다. 20년 동안 뜨거운 사랑을 받았고, 나름 최고의 자리에서 군대에 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축복인가.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데뷔 20년이라는 시간은 상상도 못했는데 정말 감사했다. 그 감사함에 대한 눈물이었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항상 베풀어주시고, 무한 지지와 애정에 감사드린다. 나의 국방 시계는 금방 가지 않겠지만, 사회에 계신 분들께 1년 9개월은 금방 간다.(웃음) 음악 들으면서 기다려 주시고, 내년 12월은 금세 오니 까. 멋지고 늠름한 모습으로 돌아와 언제나 그랬듯 노래 불러드리도록 하겠다.
supremez@sportschosun.com 사진 제공=디지엔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