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연기돌' 열풍..'보이스' 예성 활용법이 유독 아쉬운 이유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7-03-11 10:28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보이스'의 예성 활용법, 이게 최선이었을까.

최근 아이돌 그룹 출신 연기자들이 드라마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고 있는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과 KBS2 수목드라마 '김과장'에서는 각각 소녀시대 권유리와 2PM 이준호가 활약하고 있다. '피고인'에서 권유리는 국선변호사 역을 맡아 극중 박정우(지성)의 조력자 역을 톡톡히 하고 있으며 '김과장'에서 이준호는 데뷔 이후 첫 악역을 맡아 연일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JTBC 역대 최고 시청률 돌파를 바라보고 있는 금토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에서는 제국의 아이들 출신 박형식이, KBS2 새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에서는 엠블랙 출신 이준이 극의 재미와 풍성함을 더해주고 있다.
이러한 활약은 안정적인 이들의 연기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이돌 출신 연기자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작품의 영리함에 있기도 하다. '피고인'은 그동안 발랄하고 유쾌한 이미지의 유리에게 단호한 캐릭터를 부여하면서 색다른 변화를 시도했다. 또한 '피고인'의 극중 전개에 어색함이 없을 정도의 분량과 대사를 적절히 배분함으로서 드라마의 재미는 물론 '배우 권유리'로서의 가치를 높여줬다. '김과장'에서는 이준호에게는 아이돌 출신 연기자에게 맡기기 어려운 악역을 부여함으로써 신선함을 줬다. 여기에 악역인 그에게 '먹보'라는 새로운 느낌을 주면서 이전에 본 적 없는 새로운 악역 캐릭터를 부여했다.

이렇듯 인기 드라마 속에서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의 활약이 강해질수록 '연기자 예성'을 영리하게 사용하지 못하는 OCN 오리지널 드라마 '보이스'가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극중 예성이 연기하는 오현호는 미국 해킹 올림픽 1위에 빛나는 골든타임팀 IT 담당 분석관으로 코드 제로 긴급 상황 발생 시 신고자의 신상이나 위치 등을 신속하게 조사해 단서를 제공하는 브레인. 극 초반 오현호는 클럽 안에서 범죄가 있을 것이라는 걸 미리 예견하고 사람들을 테러의 위험에서 구해내는 등 흥미로운 이야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오현호라는 캐릭터는 점차 의미 없이 소모되고 있다. 이야기의 중심이 악역 모태구(김재욱)와 형사 무진혁(장혁)에 전부 쏠리면서 골든타임팀의 에이스이자 브레인이라는 흥미로운 캐릭터인 오현호가 설 자리는 더욱 없어졌다. 게다가 극중 수차례 등장하는 샌드위치 PPL 장면에만 집중적으로 출연하면서 'PPL을 위한 출연자'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예성의 연기력이 좋기 때문에 이런 활용은 더욱 아쉽다. 지난 2015년 JTBC 드라마 '송곳'으로 처음 연기자로 데뷔한 예성은 당초 우려와 달리 대형슈퍼마켓 수산 파트 주임 황준철 역을 맡아 '아이돌' 이미지를 제대로 지운 바 있다. 유쾌한 코미디나 로맨틱한 장르의 드라마로 연기자 데뷔 신고식을 치루는 다른 아이돌과 다른 작품 선택과 작품 안에서 보여준 절절한 감정연기와 눈물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보이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베테랑 연기 선배인 장혁과 대치하는 장면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카리스마와 연기력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미묘한 표정 변화를 섬세하게 연기하는 등 호연을 펼쳤다. 훌륭한 연기력을 가진 예성에게 매력적인 캐릭터를 부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보이스'. 타 드라마에서 연기돌의 활약이 더욱 도드라질수록 예성의 활용법이 더욱 아쉬워지는 이유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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