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이슈] "엿먹어요+노잼"…'김과장', 사이다 대사 탄생 비하인드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3-02 15:26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엿 먹어라."

1일 방송된 KBS2 수목극 '김과장'에서 김성룡(남궁민)이 서율(2PM 준호)에게 던진 말이다. 경리부를 해체하려는 서율에게 반격을 선언한 김성룡은 TQ택배 비자금 조성 근거를 찾아냈고, 박현도 회장(박영규)으로부터 회생안을 다시 시작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리고 서율의 미팅 자리에 난입, "오늘 다과에 엿이 있네. 엿 먹어라"라고 말했다.


이후 온라인은 후끈 달아올랐다. 시청자들은 김성룡이 던진 이 한마디에 '사이다 명언'이라며 뜨거운 호응을 보냈다. '김과장'이라는 드라마의 연관검색어로 '엿'이 등록됐을 정도다. 임팩트 있는 대사이긴 했지만, 이 대사 한줄이 이 정도의 파급력을 가져올 것이라는 생각은 아무도 하지 못했다. 지상파 드라마에서는 다소 세게 보일 수도 있었던 이 대사는 어떻게 탄생한걸까.

드라마 관계자는 "원래 대본에 '엿 드세요'라는 대사가 있긴 했다. 그것을 남궁민이 김성룡 스타일로 '이사님 엿 먹어라'라고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과장'을 통해 풍자와 해학의 미학을 보여주고 있는 박재범 작가는 중의적인 표현을 담아 '엿' 대사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김성룡 자체가 똘기 충만한 캐릭터이고, 쓰레기 김성룡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까지 한 이상 존댓말보다는 반말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는 판단 하에 남궁민이 대사를 재해석 한 것. 대사량이 워낙 많고 호흡이 긴 만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대본을 소화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도 하지만 남궁민 본인이 대사 맛을 잘 살려 재해석 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배우의 애드리브가 빛났던 순간은 또 있다. 바로 서율 역을 맡은 준호의 애드리브다.

김성룡은 서율의 경리부 해체 선언에도 흔들림 없는 경리부 직원들의 모습에 힘을 얻었다. 그리고 서율을 찾아가 "이사님 말씀대로 쓰레기 김성룡으로 한번 돌아가 보려고요. 나도 이네 페어플레이 해보려고요. 이사님은 무조건 이기는 게 페어플레이잖아요. 그러니까 이제 나도 나답게. 군산식으로다가 제대로 한번 해보려고! 뭐 양아치들은 양아치 식으로 생대해줘야지, 아주 젠틀하게 해주려고 했더니 나만 바보되고 안 되겠어"라고 도전장을 던졌다. 이에 서율은 "우리 성룡이 이제 깝치는 거 많이 보겠네. 솔직히 그전까지는 노잼이었어. 하고 싶은 거 마음대로 다 해"라고 응수했다.

'노잼'은 재미없다는 뜻의 인터넷 용어다. 드라마에서 자주 쓰인 표현은 아니었지만 이 한마디로 서율의 심경이 고스란히 응축돼 전달됐다. 특히 준호는 손가락으로 숫자 10을 만들며 비아냥과 얄미움 게이지를 증폭시켜냈다.


관계자는 "박재범 작가가 네티즌 반응과 용어를 많이 반영하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노잼은 원래 대본에는 없는 대사였다. 준호가 애드리브로 만들어낸 것"이라며 "출연 배우들이 캐릭터를 잘 살리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하고 많은 장면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준호의 애드리브 역시 그러한 예"라고 설명했다.

임팩트 있는 대사에 힘입어 '김과장'은 18.4%(닐슨코리아, 전국기준)까지 시청률이 뛰어올랐다. 또 한번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것. 경쟁작인 SBS '사임당, 빛의 일기'(9.6%)와 MBC '미씽나인'(3.9%)는 멀찌감치 따돌렸다. 반환점을 돌자마자 깊은 인상을 남긴 '김과장'이 이대로 시청률 20% 고지까지 돌파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과장' 12회는 2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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