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리한 세상에 저항하는 소시민의 몸부림, 연극으로 만나는 카프카의 '소송'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7-03-02 16:11



사다리움직임연구소가 카프카의 '소송'(연출 임도완, 이수연)을 오는 10일부터 18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연구소가 2015년 초연한 '소송'은 지난해 국제공연예술제에 선정되어 완성도를 인정받은 작품이다.

카프카의 '소송'은 현대사회의 자의성과 폭력성, 세계의 모호성, 끝없는 경쟁, 그리고 이 모든 부조리 속에서 죽어가는 삶 등 명확하게 개념 정립을 할 수 없는 인간의 삶을 무대 위에 펼쳐놓는다. 1912년 프라하. 소심한 말단 은행원 K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생일날 아침 체포된다. 그리고 악몽같은 고문을 당한다. K는 권력의 폭력 앞에서 이 이상한 사태를 해결할 방법은 자신의 이성뿐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가 어떤 죄를 지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냥 그는 계속 보이지 않는 권력에 감시당하고, 억압당한다. K는 법원 서기 아내의 유혹에 빠지기도 하고, 소송에 관련된 자들을 매수하려고도 한다. 부패한 관리들에게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자신도 유혹과 욕망을 뿌리치지 못 하는데….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역량이 집약된 수많은 이미지들과 차별화된 시선, 독특한 표현의 메소드 등은 배우들의 움직임과 함께 더욱 감각적인 무대를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원작에 묘사된 혼란과 공포의 공간, 인물들이 처한 기괴한 상황들을 더욱 창조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아파트, 재판소, 창고, 대성당 등 변화무쌍하게 변하는 공간은 미니멀한 무대 장치를 통해 부조리한 공간을 더욱 부조리하게 극대화할 것이다. 김미령 이은주 노은정 장성원 이호철 임진주 구본혁 박재성 김다혜 정희 홍수인 등 출연.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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