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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박경림 "최고 전성기 때 미국行, 후회하지 않는다"

최보란 기자

기사입력 2017-02-24 14:38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박경림이 세계적인 미디어 플랫폼 넷플릭스 '비스트 마스터 : 최강자 서바이벌'의 MC로 발탁됐다는 소식이 생갭다 놀랍지는 않다.

박경림은 지난 2001년 여자 연예인으로는 최연소로 연예대상을 수상하며 전성기의 정점을 찍었다. 이후에도 가수 데뷔부터 뮤지컬 제작, 서적 출간, 토크 콘서트에 이르기까지 한계가 없는 활약을 이어오고 있다.

그야말로 한국 방송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팔방미인 캐릭터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는 그녀기에, 이번 넷플릭스가 그녀를 전 세계 6개국에서 선정한 12명의 MC 중 한 명으로 초대한 것에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반면, 이처럼 꾸준하고 전방위적인 활동에 비해 최근들어 방송에서 만나보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도 사실. 그러나 데뷔 20년 동안 어떤 방송인보다 다양한 경험과 도전을 해 온 박경림에게는 기회를 알아보는 선견지명이 있고, 결국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라는 정답도 이미 알고 있다.

-전방위 활약에 비해 현재 고정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많지 않은 편이다.

공연이라던지 제가 기획하고 만들 수 있는게 있고, 방송처럼 선택을 받아야하는 게 있다. 열심히 하면 때는 온다고 생각한다. 제가 처음에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갔던 것처럼. 지금 제게 오는 기회를 감사히 여기고 열심히 하면 때는 온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도 주어진 일이 많다. 매 기회를 소중히 여기면 저만이 할 수 있는 것도 생기고, 좋은 기회가 더 많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롤러코스터 같은 방송인으로서 삶에 있어서 터닝포인트는?

아무래도 미국에 다녀온 것, 그리고 결혼과 출산이 아닐까. 과거에 제가 수직 상승세였다면 미국을 다녀온 뒤 기세가 많이 꺽였다. 그런데 그 2년간 저에 대해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 한발짝 뒤에서 제 포지션이나 제가 가진 능력을 돌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결혼과 출산은 타인을 이해하는데 굉장히 큰 계기다 됐다.



-최고의 전성기였다. 오래 지켜본 이들 중에는 유학 대신 다른 선택도 있지 않았을까 아쉬워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건 누구도 모른다. 물론 경험을 통해 선택을 후회하고 교훈으로 삼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근데 돌이켜 보면 그때 미국으로 가지 않았다면 얼마 안 되는 제 재능을 다 소진하고 쓰러졌을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그 시간동안 방송일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고 지금껏 뛸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인생을 길게 놓고 봤을 때 오르막 길과 내리막 길은 극히 일부라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영화 제작보고회 MC로 주목받고 있다. 러브콜이 워낙 많아 '제작발표회의 요정'으로도 통한다.

한 번 인연을 맺었을 때 분위기가 좋으면 다음에 또 같이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행사 하나 하나가 모두 중요하다. 영화 한편이 만들어지는데 실로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 시나리오 작업부터 하면 짧게는 1~2년에서 길게는 10년까지도 걸린다. 많은 사람이 협업해서 한 작업을 처음 소개하는 자리지 않나. 감독이 어떤 메시지를 주고자 했는지, 배우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는지, 언론에서 어떤 내용을 얻어가야 하는지. 그런 서로 간의 욕구가 충족돼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데, 그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주는 역할이 저인거 같다. 그런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준비를 한다.

-여러 사람들의 입장을 헤아릴 줄 알기에 '인맥왕'인가 싶기도 하다. 박경림 토크콘서트의 게스트는 늘 역대급인데, 아직도 초대하고 싶은 연예인이 남아있나?

모시고 싶은 분이야 워낙 많다. 특히 제가 초대하고 싶은 것을 넘어 빨리 활동을 하셨으면 싶은 원빈 씨. 저희가 설문조사 할 때 꼭 이름이 나온다. 영화 행사를 그렇게 많이 다녀도 못 만났다. 토크 콘서트 게스트는 제가 개인적으로 친한 분을 모시는게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여성 관객들이 가장 만나고 싶은 분들을 모신다. 그중 원빈, 현빈, 조인성, 정우성 이런 분들은 늘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분들이다.


-박수홍은 절대적으로 친분이 작용한 게스트겠다. 최근 반전 이미지로 사랑받고 있는데, 오래된 지인으로서 이런 면모를 알고 있었나?

서로 무슨 일이 있다 하면 무조건 달려와주는 절친이다. 이제는 박수홍 씨 스케줄이 바빠져서 저도 만나기 힘들어졌다. 요즘 클러버로 화제인데 저는 그게 왜 이렇게 늦게 밝혀졌는지 모르겠다. 근데 그게 반전이라기보다 그런 모습도 박수홍의 모습이고, 방송에서 보여졌던 모습도 박수홍이다. 시청자들은 그 동안 방송에서 보여진 진행자로서의 모습만 알고 계셨으니까 놀라시는거 같다. 하하.

- '착각의 늪'이 '비스트 마스터' 촬영장에서도 히트쳤다고. 음반 활동 다시 해볼 생각은 없나?

저야 언제든지 제작자가 나타나거나 러브콜이 있으면 안 할 이유가 없다. '박고테'를 또 하면 어떠냐고? 근데 박수홍 씨는 요즘 자기 노래 준비하고 있어서 저는 안중에도 없다. 하하하.

-세이브더칠드런을 통한 오랜 선행으로도 귀감이 되고 있다. 특히 아이와 엄마들을 위한 일에 앞장서고 있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나?

경험에 의한 것 같다. 아이를 낳고 보니까 아이에게는 엄마가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직접 느끼게 됐고, 엄마들도 아이를 낳은 뒤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고 누군가에게 위로 받고 싶어한다. 예전에는 경험하지 않은 것을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경험을 해보니까 이제는 뭔가를 속단하거나 섣불리 안다고 못하겠더라. 이렇게 경험을 통해 제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찾아하는 것만으로도 할 일이 많더라.


-선행도 선행이지만 오래도록 이어오는 것이 더 대단하다.

사실 인연을 한 번 맺으면 오래가는 타입이다. '그걸 나한테 물어보면 안 되지~'라는 대사를 했던 크래커 광고를 찍었을 때 함께 했던 헤어·메이크업 팀과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다. 혹 담당자가 바뀌더라도 지향하는 점이 같고 믿음이라는 중심이 있으면 같이 가게 되더라. 세이브더칠드런과도 그렇게 10년 정도 오게 된 거 같다.

-어느덧 햇수로 데뷔 20년이지만, 박경림에게는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플랜이 있을 거 같다.

늘 재미있고 새로운게 좋다. 때문에 저만의 상징적인 캐리어는 없는 거겠지만, 그래도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면 계속 하고 싶다. 그리고 옛날에는 방송을 일방적으로 지켜봐야 했다면 앞으로는 공연처럼 서로 소통하는 시대가 올거라고 믿는다. 요즘은 연예인이나 셀럽들과 대중의 소통도 많이 친근해지고 있지 않나. 새로운 미디어 시대에 발 맞춰 대중과 교감을 나눌 수 있는 방송을 하고 싶다.

ran61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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