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3주만에 꺾인 '포켓몬 고', 한계 혹은 반전?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7-02-19 17:33




'계속 상승한다 vs 한계가 있다'

'포켓몬 고(GO)'의 국내 열풍이 한 달도 안돼 꺾이면서, AR(증강현실)게임의 인기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음이 드러났다. 대형 업데이트를 통해 다시 그 열기가 재점화될 수 있을지, 아니면 다수의 AR게임이 계속 나오기 전까지는 기존 플랫폼의 라이벌 게임들을 꺾기는 당분간 역부족일지 결과가 주목된다.

모바일 앱 분석사이트인 와이즈앱이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지난 6~12일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포켓몬 고'의 주간 사용자는 643만명으로, 일주일 전 695만명에 비해 52만명(7.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일 이용자수(DAU)의 감소폭도 두드러지고 있다. 설 연휴를 앞둔 지난달 24일 출시된 이후 291만명에서 시작해 5일만인 28일 하루에만 524만명의 유저가 즐기는 엄청난 상승세를 보였지만, 그 수치가 300만명 중후반대로 떨어졌다. 지난 10일에는 일 사용자가 357만명으로, 출시 당일을 제외하곤 가장 낮은 수치였다. 사용자당 주간 평균 사용시간도 2월 초 208분에서 32분(15.4%) 줄어든 176분으로 나타나는 등 인기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어느정도 예상된 결과였다. 특히 국내 유저들의 콘텐츠 소비속도가 다른 나라 유저들보다 훨씬 빠른데다, 이미 6개월 전 해외에서 출시된 이후 이렇다 할 업데이트가 없는 버전이 그대로 선보였기에 더욱 그렇다. 또 이미 '포켓몬스터'에 친숙한 10~20대와는 달리 30대 이후 유저들은 IP에 대한 관심이 원래 없었음에도 유행을 쫓아 즐겨보다 금세 싫증을 내고 게임을 접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사인 나이언틱은 조만간 80마리 이상의 포켓몬을 추가하는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다시 상승세를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업데이트에선 콘솔게임에서 '포켓몬스터 금', '포켓몬스터 은'의 무대인 성도지방에서 만날 수 있었던 포켓몬이 공개되며 치코리타, 브케인, 리아코가 포함된다. 또 게임 내 기능과 함께 새로운 진화 아이템, 포켓몬의 움직임을 늦추는 나나열매와 사냥에 성공했을 때 사탕의 양을 두배로 늘리는 파인열매 등을 추가한다. 이밖에 모자, 셔츠, 바지, 액세서리 등 다양한 의상용 아이템을 새롭게 선보이고, 다양한 인게임 이벤트를 도입할 예정이다.

'포켓몬 고'의 움직임과 더불어 주목되는 게임은 국내 어린이들에게 장난감과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터닝메카드' IP를 활용한 AR게임 '터닝메카드 고(GO)'이다. 일점사인터랙티브가 개발했고 지난 16일 출시된 '터닝메카드 고'에선 총 70종의 메카니멀이 등장하고, 각 메카니멀이 갖고 있는 280가지의 스킬을 활용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터닝메카드'가 주로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IP임을 감안, 확률보다는 숙련도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필드 오브젝트(스탑이나 타워)를 인구가 밀집된 특정지역이 아닌 학교, 관공서, 공원, 도서관 등 비교적 안전이 보장되는 장소로 설정했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터닝메카드'는 이미 오프라인에서도 장난감을 통해 배틀 대회가 가능한 상황인데, 과연 AR게임과의 연계를 통해 온오프라인이 연계되는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포켓몬 고'의 플레이 방식과 거의 유사한 점은 아쉬움으로 지적된다.

게임 전문가들은 "AR게임은 VR(가상현실)게임과는 달리 스마트폰이라는 대중화된 디바이스로 즐길 수 있기에 초반 인기몰이는 더 쉬울 수 있지만, '포켓몬 고'나 '터닝메카드 고'처럼 히트 IP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을 제외하곤 관심을 끌기 힘든게 현실"이라며 "또 '포켓몬 고'처럼 캐릭터를 모으고 대결시키는 단순한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기존 플랫폼에선 구현하기 힘든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콘텐츠가 계속 나오지 않으면 AR게임도 일시적인 유행 혹은 마니아들만 즐기는 장르에 머물 수 있다"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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