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신라시대 까칠한 사랑꾼, 배우 도지한의 새로운 얼굴이다.
도지한은 KBS2 월화극 '화랑'에서 반류 역을 맡았다. 반류는 박영실(김창완)의 양자가 되며 냉철한 정치 기계의 삶을 강요받는 인물이다. 그러나 화랑에 합류해 위화랑(성동일) 선우(박서준) 수호(샤이니 민호) 수연(이다인)등을 만나며 인생관이 바뀐다. 그래서 반류는 극 초반과 중후반부 강한 성격 차이를 보이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초반에는 소위 말하는 안하무인에 가까울 정도로 까칠하고 고지식한 인물이었다면, 중후반부에 접어들고나서는 조금은 긴장을 풀고 다정한 모습을 보인다.
"그렇게 악의 축을 담당하고 싶진 않았어요. 본심이 나쁘고 못돼서 그런 게 아니라 아버지 영향이 컸던거니까 화랑들과 갈등이 생길 때도 그런 부분을 잘 연결하고 싶었어요. 어떻게 보면 그 시대의 쌍수저인데 그래야 애잔하고 입체적이고 사람냄새가 날 것 같아서 노력했어요."
반류는 수호와 사사건건 부딪치며 티격태격하지만, 결국 그의 여동생 수연과 러브라인을 형성하게 된다. 처음엔 아버지의 눈치를 보느라 수연을 밀어냈지만, 결국 다시 돌아와 알콩달콩한 사랑을 키워간다. 아로(고아라)-삼맥종(박형식)-선우의 지지부진한 삼각관계에 싫증난 시청자에게 있어 그런 반류와 수연의 아기자기한 로맨스는 한줄기 단비와 같았다.
"메인 러브라인이 아니라 분량이 적었기 때문에 한번 나올 때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 좀더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다인이랑 얘기를 많이 하고 감독님과도 상의했어요.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하죠."
반류와 수연에게는 '반연 커플'이라는 애칭이 따라붙었다. 그만큼 시청자 애정도가 높았다는 얘기다. 그래서 이들의 키스신이 전파를 탔을 때에는 오히려 주인공 커플보다도 화제가 됐다.
"우리가 합이 안맞거나 어색해서 NG가 나진 않았어요. 우리는 사전에 다 얘기를 했기 때문에 빨리 찍고 쉬자고 했어요. 한 여름이라 더 늦어지면 머리 탄다고요.(웃음) 여러 각도에서 찍다 보니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요. 다인이가 여배우이기 때문에 낯가리는 세침떼기일 줄 알았는데 전혀 그런 부분 없이 털털하고 착해서 다가가는데 어려움이 없었어요. 편하게 의견도 공요하고 수정도 해가면서 잘 찍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본인의 연애 스타일은 "좋으면 좋다고 얘기하고 숨기는 타입은 아닌 것 같아요. 사람 만날 때 편한 걸 좋아하는 스타일이긴 해요. 시간 장소 구애 안받고 같이 있으면 좋은 사람? 서로 떨어져 있을 땐 각자의 시간을 존중해주는 그런 스타일을 좋아해요"라고 설명한다. 이런 돌직구남이 반류처럼 숨기고 감추다 감정선을 확 터트리는 그런 달달한 멜로를 연기하기는 어려웠을 법하다.
"오글거리긴 했죠. 그 대사 그대로 했다면 보는 사람도, 저도 '헉' 할까봐 오히려 조금 담백하게 대사를 하려고 했어요. 어차피 대사가 이미 오글거리니까 굳이 표정이나 대사톤까지 그럴 필요 있을까 싶었죠. 담백의 미랄까요."
'화랑'은 초반 기대와 달리 시청률 면에서 고전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꾸준히 7~8%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SBS '낭만닥터 김사부'에 밀리고, 배턴을 이어받은 SBS '피고인'과 MBC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의 공세에 월화극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연기자 입장에서 아쉬울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죠. 사실 '빠스켓볼'이 기대작이었는데 생갭다 안돼서 조기종영됐거든요. 그때 슬럼프가 왔고 본의 아니게 쉬게 됐어요. 그 덕분에 지금은 시청률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흘려보낼 수 있게된 것 같아요. 지금은 오히려 그때 그 시간들을 미리 겪은 게 잘 됐다고 생가하고 있어요. '화랑'은 지금 못하면 앞으로도 하기 힘든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작품을 하면서 서준이 형을 비롯해 좋은 친구, 동생 만났고 다들 최선을 다한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화랑'을 통해 좋은 동료들과 많은 추억들을 얻었다는 도지한이다. 앞으로 살아가면서도 20대를 생각하면 '화랑'이 떠오를 것 같다고. 이제 '화랑'도 종영까지 2회 만을 앞두고 있는 만큼 앞으로 휴식을 취하며 차기작을 선택할 계획이다.
"반류처럼 뭔가 꽂히는 게 있으면 할 것 같아요. 로맨틱코미디물을 하고 싶긴 해요. 제가 나오는 작품은 볼만하다, 혹은 봐도 괜찮다 이런 느낌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아마 모든 배우들의 꿈이겠지만요."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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