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김과장' 남궁민의 뜨거운 눈물, 직장인도 함께 울었다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2-16 10:40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남궁민이 이번엔 직장인의 딜레마를 꼬집으며 시청자의 눈시울을 적셨다.

15일 방송된 KBS2 수목극 '김과장'에서 김성룡(남궁민)은 탈세 공모 및 사문서 위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윤하경(남상미)의 도움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그를 의인으로 추앙했던 사내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고, 심지어 퇴사 요구마저 받았다. 김성룡은 "절대 안나갈 거다. 쓰레기는 재활용되는 맛이 있다"고 버텼지만, 윤리관리실로 불려가 2차 퇴사 요구를 받고 제2 대기실로 가게 됐다.

말이 좋아 대기실이지 제2 대기실은 화장실 앞 대기 복도였다. 그곳에서는 숨쉬는 것 외에 어떠한 행동도 할 수 없었다. 김성룡의 옆자리에 배치된 총무부 오부장은 이러한 굴욕을 견딜 수 없었고 회사 옥상에서 투신자살을 시도했다. 김성룡은 그런 그를 막아내며 회사 부조리에 항거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이 장면은 수많은 직장인들의 마음을 찡하게 했다.


"22년을 회사와 가족을 위해 일했다. 하지만 지금 나한테는 견딜 수 없는 치욕과 가족에 대한 미안함 밖에 없다. 이 회사가 내 인생이나 마찬가지인데 내 삶이 무너지는 기분이다"라는 오부장의 외침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해봤을 법한 생각이고 고민이기 때문이다.

처음 사회 생활을 시작할 때는 회사를 위한 사명감에 불타 제 몸 깎아먹는지도 모르고 일에 매달린다. 하지만 회사는 철저히 오너 위주로 경영되고, 이 과정에서 직장인들은 좌절과 배신감을 느낀다. 나는 회사를 위해 모든 걸 바쳐 일했는데 정작 나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3,5,7의 위기'라는 직장생활 권태기 또한 대부분 이러한 딜레마에서 발생된다. '나 아니면 안돼'라고 생각했던 직장인들이 '나 하나쯤이야'라며 '열정 페이'를 그만두는 것 또한 이 때문이다.

그렇게 직장생활 10년차가 넘어가면 더한 딜레마가 찾아온다. 가정을 책임지기 위해 오히려 더 회사 일에 몰두해왔던 40대 직장인들이 대기발령 및 퇴사 요구를 받게되면 내 자신보다도, 내 가족보다도 더 충성했던 회사의 배신에 대한 충격을 받게된다. 특히 이러한 정리 해고 과정은 꽤나 잔인해서 인권 따위 찾아볼 수 없는 절차를 밟기 때문에 이들의 상실감과 박탈감, 굴욕감은 더 깊어진다. 그래서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게 된다. 비슷한 예로 2009년 쌍용차의 대규모 정리해고 이후 자살과 스트레스성 질환 등으로 숨진 해고 노동자와 가족은 모두 28명에 달했던 바 있다.

그런 직장인들에게 남궁민은 시원한 일침을 가했다. "부장님 삥땅 쳐봤어요? 근데 뭘 잘못 살아. 남의 돈 다 해먹고 죄책감 못 느끼는 새끼들도 있는데 왜 이런 선택을 해. 거기 올라가서 죽어야 할 놈들은 그딴 새끼들이라고"라고 외친다. 이러한 남궁민의 외침은 의기소침한 직장인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치료제가 됐다.


'김과장'은 이처럼 회사와 나, 혹은 회사와 가족 사이에서 항상 갈등하고 을이 되는 직장인들의 가슴 아픈 딜레마를 건드리며 가슴을 울렸다. 나쁜 놈이 더 나쁜 놈을 꾸짖는 기묘한 코미디 안에서도 현 사회의 문제점을 교묘하게 풍자하는 '김과장'의 매력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한 셈이다.

이날 방송된 '김과장'은 16.1%(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핵꿀잼' 펀펌+'핵미녀' 디바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