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줌人] 엄기준X서이숙, 月火 독하게 달군 악역계 최종보스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2-15 14:47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악역계의 최종 보스가 둘이나 등장했다.

MBC 월화극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의 서이숙과 SBS 월화극 '피고인'의 엄기준이 그 주인공이다. 두 배우의 서슬퍼런 악역 연기에 '역적'과 '피고인'은 모두 긴장감을 더하며 시청자 혹평을 이끌어냈다.


14일 방송된 '역적'에서는 참봉 부인(서이숙)이 재등장했다. 우연히 아모개(김상중)를 본 참봉 부인은 치를 떨며 복수를 다짐했다. 곧바로 충원군(김정태)을 찾아간 그는 "아모개 그 자가 아직도 사람처럼 웃고 있나. 살려둬서는 안된다. 아모개와 그의 핏줄까지 말려 죽여야한다"고 읍소했다. 계집종 문제로 아모개에게 앙심을 품고 있던 충원군은 곧바로 그를 잡아들였고, 12년 전 그가 주인을 죽인 죄를 묻고자 했다. 모진 고문 끝에 피투성이가 된 아모개 앞에 나타난 참봉 부인은 "조선은 노비가 주인을 죽일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널 죽이고 네 자식을 죽여 나라를 지킬 것"이라고 저주했다.

서이숙은 그동안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편애주의 나현애, '가화만사성'의 소름돋는 시모 장경옥 등 우아한 척 하면서도 속물 근성에 가득찬 두 얼굴의 악역을 선보인 바 있다. 참봉 부인 캐릭터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긴 하다. 신분제가 뿌리 깊이 박혀있던 조선 시대에 노비의 신분으로 주인을 죽이고도 기세 등등하게 살아남은 아모개에 대한 멸시와 분노가 근저에 깔린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전의 작품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독기를 내뿜으며 서늘한 인사를 전하는 서이숙의 모습에 아모개도, 시청자도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서이숙의 핏발 선 분노 연기와 김상중의 애절한 바디랭귀지가 합을 이루며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는 평.

덕분에 '역적'은 10.6%(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월화극 2위 자리를 지켜냈다.


'피고인'의 엄기준은 소름끼치는 반전을 선사하며 악역 연기계의 끝판왕임을 입증하고 있다.

엄기준이 연기하는 차민호는 역대급 사이코패스다. 살인을 저지르고 오히려 형 차선호(엄기준)의 머리를 내려쳐 기절시킨 뒤 베란다로 던진다. 자신이 차선호의 얼굴로 살아가기 위해서다. 이후 자신의 정체에 다가서는 이들을 처참하게 죽인다. 박정우(지성)의 가정을 파탄낸 것 또한 박정우가 끈질기게 자신을 의심했기 때문이다. 대외적으로는 착하고 선량한 차선호의 얼굴로 살아가지만, 그 누구보다 어둡고 더러운 악마 본성을 숨기지는 못했던 것.

14일 방송에서는 이러한 차민호의 악행이 더욱 심해져 시청자를 경악하게 했다. 차민호는 차선호의 내연녀(오연아)가 자신의 정체를 알아버리자 그를 살해했다. 그런가 하면 나연희(엄현경)를 대신 뺑소니 혐의를 뒤집어 쓰는 알수 없는 행보를 보였다. 남의 입장 따위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사이코패스가 돈과 권력의 힘으로 쉽게 풀려날 것이라 예상해 벌인 행동이라 하기엔 다소 아이러니했다.


어쨌든 차민호는 박정우를 직접 처리하기 위해 직접 구속되는 길을 택했다. 사람을 죽이고도 뒤처리 해야할 귀찮은 일이 하나 정도 더 생긴 것처럼 평온하고, 복수를 위해 직접 감옥행을 선택할 정도의 집념을 보이는 엄기준의 완벽한 사이코패스 연기에 시청자도 치를 떨 수밖에 없었다.

엄기준과 지성이 감옥에서 대면하는, 이 독하고 당황스러운 이야기에 '피고인'은 22.2%까지 시청률이 치솟았다.

악역은 주인공 세력과 대립하며 긴장감을 조성하는 한편, 갈등을 통해 드라마의 중심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선악 구도가 형성되는 드라마에서는 악역이 얼마나 활약해주느냐에 따라 드라마의 긴장도가 완벽하게 달라진다. 그리고 서이숙과 엄기준은 이제까지의 악역을 뛰어넘는 악역 연기로 김상중, 지성과 맞서며 드라마의 인기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이들의 악행이 언제까지 빛을 발할 것인지 기대가 쏠린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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