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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설이면 세배를 하며 건네는 가장 대표적인 인사말이다.
물론 이런 이벤트가 단지 유저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서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이벤트가 실시되면 게임에 멀어졌던 유저들이 다시 관심을 갖게 되며, 이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게임의 매출 증대로 이어진다. 게임을 즐기면서 추가적으로 과금을 할 수도 있다.
단순히 게임의 동시접속자 수가 늘어나는 것만으로도 게임 운영주체에는 이득이 된다. 게임 내 경제구조가 활성화되면 그만큼 많은 매출이 발생하는 것이 그 이유다.
결국, 게임사들의 설 이벤트는 세배를 하며 유저들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동시에 '세뱃돈을 주세요' 하는 것과도 같다.
게임업계가 설 이벤트 효과를 톡톡히 보지 못 한 이유는 자명하다. 두 개의 게임이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킨 탓이다. '리니지2 레볼루션'과 '포켓몬 고'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의 엄청난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그 기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30, 40대 유저들이 리니지2 레볼루션에 보이는 관심은 엄청나며, 이는 이들 유저층의 적극적인 과금으로 이어지고 있다.
리니지2과 30, 40대 유저들을 공략했다면 포켓몬 고는 '설 세뱃돈 특수'를 맞이한 10대, 20대 유저들을 사로잡았다. 연휴 기간 내내 언론은 포켓몬고 이야기로 도배가 됐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게임에 대한 홍보효과를 만들었다.
퍼주기식 설 이벤트에 유저들이 익숙해져 이런 형태로는 큰 감흥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도 설 이벤트 효과가 예년만 못한 이유다. 사실 이러한 식의 퍼주기 이벤트는 수시로 진행되기에 새로울 것이 없으며, 설 느낌을 낸다며 '복주머니' 정도를 게임에 등장시키는 것 역시 유저들에게 설 느낌을 주기에는 아쉬운 면이 있다.
설 이벤트 자체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고는 보기 어렵다. 설을 맞아 뚜렷한 개성을 지닌 이벤트를 펼친 게임들이 유저들에게 관심을 받은 것을 보면 더더욱 그렇다. 결국 매년 똑같이 반복되는 식의 설 이벤트는 더 이상 유저들에게 새로움을 주지 못 한다는 이야기다.
이벤트를 통해 장기적인 측면에서 매출 증대를 꾀한다면, 이벤트를 관성적으로 실시하지 말고, 유저들의 구미를 자극할 수 있는 내용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게임을 바라보는 유저들의 눈높이가 높아졌다는 이야기는 단지 게임의 그래픽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운영과 이벤트를 바라보는 눈높이도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비슷한 형태의 게임들이 시장에 대거 포진한 상황. 신선함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이벤트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게임인사이트 김한준 기자 endoflife81@gam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