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100-14] 리슨컴퍼니 문건우 "디제잉이 있는 우아한 호텔 파티에 초대합니다"

최정윤 기자

기사입력 2017-02-03 09:06


※세계적인 트렌드를 움직이는 사람들, 방송·예술·라이프·사이언스·사회경제 등 장르 구분 없이 곳곳에서 트렌드를 창조하는 리더들을 조명합니다. 2017년 스포츠조선 엔터 스타일팀 에디터들이 100명의 트렌드를 이끄는 리더들의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그 열네 번째 주인공은 새로운 파티 문화를 선도하는 리슨 컴퍼니 문건우 대표입니다.


[스포츠조선 엔터스타일팀 최정윤 기자] "지하, 자욱한 담배 연기속에 휴지를 던지고 호루라기를 부르지 않아도. 일렉이 아닌 하우스 음악으로 호텔에서 우아하게 달릴 수 있다는 걸 보여 드리겠습니다."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무엇이든 쉽게 접할 수 있기에 좀 더 '프라이빗'한 것을 원하고, PR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에 '색다른 체험'이 존재하는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원한다.

리슨컴퍼니 문건우 대표는 이러한 트렌드를 캐치하고 젊은 감각으로 신문화를 선도하기에 특별하다. 그가 제안하는 호텔 파티 브랜드 TTS(Top Tier Social Gathering)는 호텔 홍보를 위한 오프라인 행사와 온라인 브랜드 마케팅을 함께 제공하는 O2O(Online to Offline) 마케팅의 좋은 사례로 새로운 통합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보여준다. 신나게 놀았던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나이 들어가고 있는 이들을 위해 놀이공간을 만들고, 좋은 음악을 함께 듣고 싶었다는 문건우 대표의 TTS 파티는 어떤 가치를 담고 있을까. (이하 일문일답)


리슨컴퍼니가 주최한 카푸치노 호텔 루프탑 TTS 파티(2016년 5월)
-TTS 이전, 청담동 클럽 리슨을 운영했다고 들었다.

우연히 스노보드 동호회에서 만난 형님의 이태원 클럽에 가게 됐다. 사실 내가 젊었을 때 아주 잘 놀았었거든(웃음). 나이가 들면서 점차 그런 문화와는 자연스레 멀어졌는데 이태원에서 잊고 있었던 흥이 봉인 해제된 거다. 바로 디제잉 문화의 매력에 빠지게 된 것. 처음에는 취미로 했는데 나중에는 직접 클럽에서 공연을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런데 나를 써주는 곳이 없으니 DJ를 하려면 클럽을 차려야겠더라고. 2012년 가을부터 이년 반 정도 클럽 리슨을 운영했다. 종종 DJ. 푸우라는 명으로 디제잉도 하면서.

-클럽을 정리하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한국의 클럽 문화에 회의감을 느꼈다. 담배 연기 자욱한 지하에서 공짜 술이 난무하고 퇴폐적인 분위기로 가는 것을 보니 안타까웠다. 음악 장르도 EDM으로 한정되어 있는 것 같고. 실제로 클럽 리슨에서 게스트 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파티의 타이틀이 무엇인지, 디제이가 누군지, 어떤 음악이 나오는지에 대한 관심도는 낮았다.


이제는 사람들도 이런 문제점을 인지하고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다 보니 그들에게 돌파구를 만들어주자고 생각했다.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환경을 주고 또 파티를 좀 더 우아하게 즐길 수 있도록 문화를 개선하자. 연령층 역시 2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까지 넓게 잡아 이리저리 눈치 보지 말고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만들자.'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파티 문화다. 장르도 하우스 음악과 힙합을 적절히 믹스해 팝 느낌으로, 클럽 음악이 생소할지라도 쉽게 어우러져 들을 수 있도록 정했다.



리슨컴퍼니 문건우 대표
-호텔과 접목을 했는데

처음에는 루프탑(rooftop) 파티를 기획했다. 지하에서 탈출해 오픈된 공간에서 야경을 보며 놀 수 있는 공간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해 장소를 물색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루프탑을 활용할 수 있는 건물이 잘 없더라고. 요즘 새로 생기는 건물에는 루프탑 바, 라운지를 위해 투자를 하지만 그전에는 그런 개념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장소 찾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다 신문에서 롯데호텔의 라이프스타일 호텔인 엘세븐(L7) 명동에 루프탑 공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곳에서 첫 파티를 진행하며 이후 호텔 파티 브랜드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파티 브랜드라는 것이 생소한 만큼 시작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엘세븐 루프탑에 반해 연락을 취했는데 대관료가 상당했다. 고민을 하던 찰나 한 주류업체의 관계자와 인연이 닿아 함께 파티를 해보자고 먼저 제안했다. 우리 쪽에서 아무런 조건 없이 DJ 섭외, 포스터 제작, 집객을 맡을 테니 엘세븐 루프탑에서 한번 해보자고. 작년 4월 말 날씨가 좀 쌀쌀했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왔다. 매출도 올랐을뿐더러 신선한 디제잉 음악에 호텔 측에서 굉장히 좋아했다.


리슨컴퍼니가 주최한 엘세븐 루프탑 TTS 파티(2016년 4월)

리슨컴퍼니가 주최한 엘세븐 루프탑 TTS 파티(2016년 6월)
호텔과 브랜드, 어느 쪽이던 홍보가 절실했던 것이다. 지금의 호텔 문화는 단순하게 숙박 기능만을 가진 공간이 아닌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는 라이프 스타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맞춰 새로움을 갈구하는 트렌드 세터들을 위한 적극적인 콘텐츠를 TTS가 제공하는 거다. 젊고 액티브하게 말이다. 기업이나 브랜드 역시 외부 행사를 진행하려면 대관료부터 기획비용 그리고 모객까지 엄청난 금액을 책정하고 시작해야 하는 건데 우리를 통하면 훨씬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어 좋다.

또 SNS 시대 아닌가. 디지털에 민감한 고객들을 위해 호텔은 최적의 장소다. 강남 지하 클럽은 인증을 못해도 호텔 파티라면 가치가 있으니까. 해시태그 하나로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모두 해소할 수 있어 비용으로 비즈니스 솔루션으로도 굉장한 거다.

-작년 12월 진행된 '한겨울의 풀 파티'란 콘셉트가 재밌더라

야심작이었다.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의 실내 수영장이 굉장히 예뻐서 개인적으로 기대한 파티이기도 했다. 여름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해외로 가지 않아도 풀 파티를 즐길 수 있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는데 한가지 예상 못한 부분이 있었다. 사람들이 겨울에는 관리를 잘 안 하더라고(웃음). 보통 3-4월에 몸 관리를 해서 7-8월에 물놀이를 즐기고 시즌이 끝나면 살짝 소홀할 수 있는데 그 점을 생각 못한 거다. 획기적인 아이템이라 생각하고 홍보 기간을 너무 짧게 잡아서 집객에 좀 어려운 감이 있었는데 그래도 다들 좋아했다.


리슨컴퍼니가 주최한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TTS 풀 파티(2016년 12월)
-아직은 호텔 파티가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터인데

파티 사진을 올릴 때도 화려한 모습을 부각하기에 접하지 않은 사람들이 봤을 때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금액적인 부분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TTS 파티는 보통 입장료 없이 진행된다. 와서 칵테일 한잔 맥주 한 잔만 마셔도 된다. 대신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어느 정도의 격식을 갖춘 드레스 코드다. 클럽 가듯 후디나 청바지는 입장불가다. 남자는 슈트, 여자는 드레스. 좀 점잖게 멋들어지게 놀아보자는 바램으로 규칙을 정했다.

-멋지게 꾸미면 호텔 문화를 즐기기에도 한층 당당해질 것 같다. 일상에서 벗어난다는 느낌도 새로울 테고. 그밖에 또 준비할 것이 있나.

혼자 와도 좋으니 모르는 사람 다섯을 사귀어 나가자는 마음가짐. TTS 파티에는 이성 간의 만남이 아니라 사회인으로서 순수한 만남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호스트들이 배치되어 있다. 호스트가 회원들 간의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TTS가 'Top Tier Social Gathering'의 의미를 지닌 만큼 파티 내에서 또 다른 소셜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것을 원한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음악을 느끼고 문화를 즐기기 위해 모이는 장소라 생각지 못한 색다른 인맥을 쌓을 수 있을 뿐더러, 서로가 비즈니스 카드를 주고받으며 또 다른 비즈니스 장을 열 수 있다.

-TTS 회원이 되는 방법은?

TTS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링크를 통해 초청권을 신청하면 파티 일정에 맞춰 일괄적으로 모바일 초대권이 전송된다.


DJ.POOH 리슨컴퍼니 문건우 대표
-준비하고 있는 다음 파티 콘셉트는 무엇인가.

2017년 첫 TTS 파티로 2월 11일 더 플라자 호텔 1층 라운지와 B1층 바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작년 40주년을 맞은 더 플라자 호텔 특유의 클래식한 분위기와 TTS의 파티 문화를 어떻게 조화시킬까 생각하다가 투존(two-zone)으로 분리시켜 각 구역의 음악 디렉팅을 다르게 준비해봤다. 리슨 컴퍼니는 1층 라운지에서 하우스 음악을, 오 레코드라는 디제잉 레이블 아티스트들이 지하에서 그들만의 장르를 펼치니 기대해 달라. 또 밸런타인데이를 며칠 앞둔 파티라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는데, 바로 향수를 개발해 향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현장에서 조향사가 직접 원하는 향을 만들어 제공하기도 한다. 반응이 좋으면 장기적으로 각 호텔마다의 시그너처 향수를 제작해 볼 생각도 있다.

그 밖에도 파티 색깔과 어울리는 슈트 브랜드와의 콜라보 파티부터 아티스트의 작품을 전시하고 또 사고 팔수 있는 공간, 유기견을 위한 플리 마켓이나 푸드트럭 페스티벌을 진행해 파티의 개념을 확장시켜 새로운 장을 만들어보려 한다. TTS 파티의 경계선이란 없다. 뭐든 가능한 것이 우리의 경쟁력이니까.

-또 다른 꿈이 있다면

처음 파티 문화에 빠져 디제잉을 접했을 때 물론 DJ가 되고 싶기도 했지만 동시에 디제잉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고 싶었다. 꿈이자 앞으로의 목표다.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잠재성이 무궁무진한 블루오션인 거다. 디제잉에는 언어가 없기 때문에 전 세계 모든 이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장르로 엄청난 시장이 숨어있다. 이미 여러 대형 기획사에서도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알고 있다. 디제잉 아카데미부터 시작해 종합적인 엔터테인먼트를 만들어 아티스트를 키워내고 싶다. 주변 DJ들에게 꾸준히 곡을 써라고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고. 지금은 유통망이 없어 홍보가 잘 되지 않지만 얼마 안가 큰 시장이 열릴 것이다. 우리나라 DJ가 해외 페스티벌을 투어하며 디제잉을 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희망한다.

dondante14@sportschosun.com 사진=이정열 기자 dlwjdduf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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