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반전은 없었다.
기업 암투극의 묘미는 짜릿한 역전극에 있다. 선과 악이 분명하게 정해진 상태에서 자신이 가진 힘을 이용해 악행만 일삼던 악의 세력에게 선한 세력이 반격을 가하는 내용이 쫀쫀하게 펼쳐질수록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그런데 '불야성'은 이 부분에서 실패했다.
애초에 '불야성'은 선과 악이 누구인지 정확히 정해놓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서이경(이요원)이 왜 폭주하는 것인지 아무도 이해할 수 없게 됐다. 단순히 실패한 사랑에 대한 복수, 혹은 모든 것을 갖고자 하는 욕망 때문에 달린다고 하기엔 설득력이 터무니없이 떨어졌다. 사건의 중심이 되는 서이경 캐릭터조차 부연설명이 충분하지 않으니 이세진(유이)이나 박건우(진구) 캐릭터 또한 겉돌기는 마찬가지였다.
|
극 짜임새 자체가 엉성하다 보니 제대로 주제 전달을 할 수 있을리 만무했다. 인간의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인지, 거대한 스케일의 기업 암투극을 그리고 싶었던 것인지 그 정체성이 모호해졌다. 실제로 24일 방송된 '불야성'에서는 서이경이 갑자기 복수를 멈추는 모습이 그려져 더욱 허무함을 안기기도 했다.
더욱이 경쟁작이었던 SBS 월화극 '낭만닥터 김사부'가 현실을 정확히 반영한 울림있는 메시지를 전했던 것과 비교되며 '불야성'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은 날이 갈수록 멀어졌다. 결국 '불야성'은 2016년 11월 21일 6.6%(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은 뒤 점점 시청률이 하락세를 보였고 결국 24일 마지막회는 4.3%의 저조한 기록을 세웠다. '브로맨스'가 아닌 '워맨스'에 초점을 맞춘 시도 자체는 신선했지만 그것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실수들이 발견됐다는 평이다.
'불야성' 후속으로는 김상중 윤균상 김지석 주연의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이 30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