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인어X도깨비X저승사자, 묘한 연결고리 넷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1-12 11:27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분명 다른 작품인데 묘하게 닮았다.

SBS 수목극 '푸른바다의 전설'과 tvN 금토극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이하 도깨비)' 얘기다. 두 작품은 리얼 판타지 장르라는 점, 인어 도깨비 저승사자 등 설화 속 주인공을 내세웠다는 점, 극강의 비주얼과 웅장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블록버스터라는 점 등에서 비슷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이를 넘어서는 연결고리가 발견돼 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전생의 인연

'푸른바다의 전설'과 '도깨비'를 관통하는 테마는 바로 '전생'이다. 두 작품 모두 전생에서의 인연이 현생에서도 이어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푸른바다의 전설'에서는 인어 세화(전지현)와 담령(이민호)의 인연이 현생의 인어 심청(전지현)과 허준재(이민호)로 이어지고, 이들을 핍박했던 양씨(성동일) 조남두(이희준) 허치현(이지훈)과의 악연도 거듭된다. '도깨비'에서는 저승사자(이동욱)와 써니(유인나)의 인연이 그렇다. 저승사자의 전생은 질투심과 열등감에 사로잡혀 간신 박중헌(김명철)의 농간에 놀아난 어린 왕 왕여(김민재)였고, 써니의 전생은 왕여를 사랑했지만 그의 손에 죽음을 맞이한 김선(김소현)이었다. 또 도깨비 김신(공유)에게 왕여는 동생 김선과 자신을 죽게 만든 철천지 원수다.

이처럼 '푸른바다의 전설'과 '도깨비'의 전생은 과거의 새드엔딩이 현생에서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될 것인지, 과거의 악연이 현생에서는 어떤 매듭을 맺게 될 것인지 궁금증을 자극하는 주요 소재로 사용된다.


캐릭터 능력치

'도깨비'의 김신과 저승사자는 상상 이상의 능력을 갖고 있다. 먼저 도깨비는 불로불사 기상조작 염동력 공간이동 연금술 시간정지 예지력 텔레파시 등의 능력을 갖고 있다. 저승사자는 손을 잡으면 그 사람의 전생을 읽어낼 수 있고, 눈을 바라보고 대화를 나누면 기억을 지울 수 있다. 도깨비와 마찬가지로 염동력과 텔레파시 능력도 갖고 있으며 저승사자 모자를 쓰면 투명인간이 될 수도 있다.



'푸른바다의 전설'의 인어 심청은 일당백 전투력, 텔레파시와 같은 능력을 갖고 있다. 또 눈물이 진주로 변한다는 점에서는 도깨비의 연금술과 비슷한 맥락의 능력을 보유했다 볼 수 있다.

특히 11일 방송분에서는 심청이 마대영의 손을 잡는 순간 전생을 읽어들이는 모습이 그려져 놀라움을 안겼다. 손을 잡아 전생을 읽는다거나 입맞춤으로 기억을 지우는 등의 능력은 '도깨비' 저승사자와 비슷한 초능력이다.


그런가하면 도깨비 저승사자 인어 모두 현대 문물에는 취약한 모습을 보인다. 김신과 저승사자는 스마트폰 사용에 무지한 모습을 보였고, 심청은 음식을 모두 손으로 덥썩 집어먹는다거나 TV 속에 작은 사람들이 산다고 믿는다거나 하는 인간세계 문맹의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상상을 초월한 능력을 가진 캐릭터의 등장은 시청자의 판타지를 자극하며 극에 설득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해준다. 또 뛰어난 초능력을 가진 존재들이 정작 현대인들에게 익숙한 첨단 문명에는 적응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의외의 반전으로 웃음 포인트가 되어주기도 한다.



삶과 죽음

'도깨비'와 '푸른바다의 전설' 모두 생사 로맨스를 그린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도깨비'의 김신은 가슴에 꽂힌 검을 뽑아 모든 것을 '무'로 돌려놓을 수 있는 도깨비 신부를 찾아 나선다. 그러나 정작 도깨비 신부 지은탁(김고은)을 만나자 그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도깨비 신부의 사명을 갖고 태어난 지은탁은 검을 뽑지 못하면 효용가치가 없기 때문에 죽어야 하는 운명이다. 그래서 김신은 사랑하는 지은탁과 백년해로 하고 싶지만, 그를 살리기 위해서는 자신이 죽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푸른바다의 전설'의 인어 심청은 사랑하는 사람의 사랑을 받지 못하면 심장이 굳는 운명을 타고 났다. 인어는 한 번의 생에서 단 한 명만을 사랑할 수 있기 때문에 단 한 명, 허준재의 사랑이 계속 되어야만 생을 유지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도깨비'와 '푸른바다의 전설'은 목숨이 걸린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피어나는 로맨스를 그리며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악연

'푸른바다의 전설'과 '도깨비' 모두 악연을 통해 '거짓과 진실', '카르마와 의지'라는 극의 중심 메시지를 전달한다.

'푸른바다의 전설'에서 양씨 일파는 세화를 돈벌이 수단으로 보고 그를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사랑을 지키려던 담령과 세화는 목숨을 잃었다. 현생에서도 그러한 악연은 거듭된다. 마대영과 허치현은 현재 누리고 있는 부와 권력을 지키고자 허준재와 심청을 해하려 한다.


여기에서 극명한 대비가 발생한다. 마대영-강세희(황신혜)-허치현 가족은 사랑과 희생이라는 가족의 가치보다 물욕을 채우기 위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가족과 사랑을 빼앗더라도 부와 권력을 누리기 위해 끊임없이 거짓된 행동을 이어간다. 이 과정에서 심청과 허준재는 희생양이 된다. 하지만 '푸른바다의 전설'은 심청과 허준재가 진실된 사랑과 서로를 지키고자 하는 강한 의지로 과거로부터 이어진 악연과 종족의 차이라는 비극적 운명을 뛰어넘는 모습을 그려나간다.



'도깨비'도 마찬가지다. 간신 박중헌은 비선실세의 꿈을 안고 김신을 중상모략, 그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 그리고 다시 현생에서는 원귀가 되어 나타나 저승사자의 전생을 김신에게 알리는 한편 지은탁에게까지 마수를 뻗쳤다. 이와 같이 거짓을 늘어놓는 박중헌의 세치 혀에 맞설 수 있는 건 오로지 진실 뿐이다. 자신들의 전생을 모두 알게된 저승사자와 써니, 김신이 박중헌의 농간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지가 '도깨비'의 후반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또 정해진 운명을 의지로 바꿀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이계의 문도 열고 도깨비도 움직이는 '인간의 의지'를 따라보겠다 결심한 김신이 끝까지 죽음의 위기에서 지은탁을 지켜내고 사랑에 성공할 수 있을지, 악연으로 끝났던 저승사자와 써니가 진정한 사랑으로 운명을 넘어설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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