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금비' 허정은, "연기천재 몰라요, 기승전'송중기'"(종합)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1-12 15:51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수목극 '오 마이 금비'를 마친 오지호 허정은을 만났다.

'오 마이 금비'는 니만피크 병에 걸린 열 살 소녀 유금비(허정은)와 그를 돌보는 아빠 모휘철(오지호)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작품은 시청률 면에서는 뛰어난 성적을 내진 못했지만 삶과 죽음, 가족과 진정한 행복의 가치 등에 대한 절절한 메시지를 담아내며 작품성 면에서 크게 호평받았다.

특히 니만피크 병 때문에 기억을 잃다 죽어가는 유금비 역을 맡은 허정은은 놀라운 연기력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부모의 부재 속에 외롭게 살던 아이가 모휘철 고강희(박진희)를 만나고 행복해 하는 모습부터 병세가 악화돼 죽어가는 과정까지를 실감나게 그려낸 것. 특히 관 속에 들어가 누워 자신의 삶과 그 안에서 맺었던 인연을 떠올리고 죽음과 마주하는 장면은 성인 배우조차 소화하기 힘들었을 신이라 더욱 시청자의 마음을 울렸다. 이에 허정은에게는 '연기천재', '연기 신동', '최연소 여주인공의 저력'이라는 등 찬사가 따라붙었다.


하지만 허정은은 "밖에서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어서 나는 잘 모른다"며 부끄러워했다. 이어 "처음에 할 때는 기억 잃어버리는 것도 없었고 말도 어눌하지 않게 했으니까 쉬웠다. 가면 갈수록 기억을 잃으니까 너무 어려웠다. 그런데 감독님과 삼촌이 잘 도와주셔서 많이 어렵지는 않았다. 다들 잘 배려해주셔서 잘 견뎌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냥 다 좋았다. 되게 먹을 것도 많이 사주시고 얘기도 많이 들어주시고 해서 좋았다"고 밝혔다.

오지호는 "촬영 할 때 단계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수위를 어느 정도까지 가야 하는지 상의 많이 했다. 말을 어눌하게 했다 다리를 절었다가 왔다갔다 하는 부분이 있었다. 아플 수도 있지만 사람이 갑자기 힘을 내서 일어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한번 근육이 무너지면 말도 못하고 젓가락질도 못하는 거지만 그걸 현실적으로 신마다 부여하면 촬영을 할 수가 없었다. 마지막 힘을 다해 다시 일어나는 것으로 촬영을 했던 것 같다. 정은이가 잘했다. 가르쳐주면 막 하니까 깜짝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오 마이 금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은 바로 유금비의 관 속 연기다. 허정은은 이에 대해 "금비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했던 것 같다. 이런 일들이 있었구나 하고 생각하니까 눈물이 났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허정은과 오지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신은 뭘까. 허정은은 "마지막 장면에서 원래 안 울려고 했는데 다들 우셔서 나도 울어버렸다"고 말해 주변을 폭소케 했다. 오지호는 "법원 신과 마지막에 셋이 기억을 정리하는 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마지막 신을 찍을 때 보통 감정신이 깊다. 감독님한테 눈물신이 많고 할 때는 2 테이크 정도가 좋다고 했었다. 아무래도 2 테이크가 넘어가면 감정이 조금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날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게 아홉 페이지 정도 되는 긴 신인데 개개인마다 각자 커트를 세번씩 갔다. NG 없이 세 커트 씩 셋이 똑같이 했다. 다른 사람이 할 때는 안 울다가 자기 신에서 딱 울더라. 어제 회식하면서 다들 놀랐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열 살 짜리 어린 아이가 여주인공으로 16부작 미니시리즈를 끌고 간다는 것은 버거웠을 법하다. 허정은은 "잠도 못자고 대사도 많고 힘들었다. 특히 장염 걸렸을 때가 밥도 못먹고 힘들었다"고 말했다.

오지호는 "그때 정말 힘들어했다. 13,14,15회 정도였는데 원래는 NG도 진짜 안 내고 내 대사까지 다 외울 정도로 집중력이 좋은데 많이 틀리더라. 그리고 그때 박진희 씨가 떡볶이 차를 불러서 정은 양이 잠깐 진희 언니를 미워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에서는 아이답지 않은 신들린 연기를 펼쳤지만 아직도 허정은은 딱 열 살 짜리 어린이다. 함께 호흡을 맞춘 재하에 대해서는 "티격태격 노는 게 재밌었다. 서로 때리고 놀았다"며 웃었고, 앞으로 하고 싶은 캐릭터에 대해서도 "많이 노는 역할을 하고 싶다.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놀이터에서 놀고 그런 역을 하고 싶다. '구르미 그린 달빛' 때도 말을 못해서 표정을 더 과장되게 해야하고 힘들었다"며 쑥쓰러워 한다.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본 송중기에 대해서도 "실물을 보고 반했다. 송중기 오빠가 최고"라며 여전한 앓이를 드러낸다.

오지호는 "아직은 열 살 꼬마라 잘 모를거다. 그러나 허정은이 갖고 있는 힘이 크다. 자기가 정확히 뭘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인지했다면 이런 느낌이 안 나왔을 것 같다. 대중에게 슬픔과 이런 느낌을 전달할 수 있는 걸 알고 했다면 열 살이 아닌 거다. 정은 양을 보며 많이 공감하셨을 것 같다. 이 드라마를 보신 분들은 희망적인, 가족적인 드라마가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전했다.

'오 마이 금비' 후속으로는 4부작 드라마 '맨몸의 소방관'이 12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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