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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금비'종영①] 허정은X오지호 힐링동화, 시청률 이상의 의미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1-11 08:37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수목극 '오 마이 금비'가 최종회 방송을 앞두고 있다.

'오 마이 금비'는 니만피크병에 걸려 죽어가는 열 살 어린이 유금비(허정은)와 그를 돌보는 평범한 아빠 모휘철(오지호)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작품 자체 시청률만 놓고 본다면 '오 마이 금비'는 흥행작은 아니다. 2016년 11월 16일 5.9%(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은 뒤 7%대까지 야금야금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긴 했으나 경쟁작인 SBS 수목극 '푸른바다의 전설'의 스타 파워를 끝내 넘지 못했다. 하지만 이 작품을 시청률만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작품의 화제성과 완성도 면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았고 특별한 메시지도 품고 있었던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사실 '오 마이 금비'는 아동 희귀병이라는 무겁고 어려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가 신파극에 국한되지 않았던 건 어른과 아이의 역할이 바뀐, 묘한 그림 때문일 것이다.

'오 마이 금비' 속 '진짜 어른'은 열 살 어린이 유금비 뿐이다. 아빠 모휘철은 쉬운 길을 택하려다 자신의 인생을 구렁텅이로 밀어넣었고, 고강희(박진희)는 과거의 상처 때문에 현실과 미래를 바라보는 걸 두려워했다. 차치수(이지훈)는 모휘철에 대한 복수심에 사로잡혀 자신의 인생까지 파멸에 이르게 할 뻔 했고, 친모 유주영(오윤아)은 책임감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인물이었다.


유일하게 자신의 인생에 책임을 지는 건 유금비 뿐이었다. 자신이 니만피크병에 걸려 기억을 잃다 죽는다는 비극마저 제 것으로 받아들였고,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으려 보육원행을 결심하기까지 했다. 자신을 버린 부모라는 존재에 대해서도 원망의 마음을 갖기보다는 그들을 이해하려 했다. 이러한 유금비를 바라보며 주변 어른들은 하나씩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앞으로 걸어나갈 수 있었다.

아직 어른의 보살핌이 필요한 어린 아이에게 오히려 어른들이 배우게 되는, 아이러니한 관계가 성립된 것.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도 더욱 유금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됐다.

여기에서 나아가 유금비는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인 메시지까지 전달한다. 어른도 피하고 싶은 것이 바로 죽음인데, 불과 열 살 밖에 되지 않은 어린 아이가 죽음과 직면하고 자신의 인생에 감사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웰다잉'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


불과 십 년 밖에 살지 못한 어린 아이가 불치병으로 죽어가는 과정은 슬프고 찡하다. 그러나 그 안에 숨겨둔 메시지들이 따뜻한 위로와 함께 가슴 속까지 개운해지는 눈물 치료제를 선사한다. 이 때문에 '오 마이 금비'는 단순 신파극 이상의 감동과 여운을 남길 수 있었다.


'오 마이 금비'는 11일 종영한다. 후속으로는 4부작 드라마 '맨몸의 소방관'이 방송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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